본기도
주님,
주님 백성의 간절한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어
저희가 해야 할 일을 깨닫고 깨달은 것을 실천하게 하소서.
제1독서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서로 격려하십시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3,7-14
형제 여러분, 7 성령께서 말씀하시는 그대로입니다.
“오늘 너희가 그분의 소리를 듣거든
8 마음을 완고하게 갖지 마라, 광야에서 시험하던 날처럼, 반항하던 때처럼.
9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며 시험하였다.
10 사십 년 동안 그리하였다. 그래서 나는 그 세대에게 화가 나 말하였다.
‘언제나 마음이 빗나간 자들, 그들은 내 길을 깨닫지 못하였다.’
11 그리하여 나는 분노하며 맹세하였다.
‘그들은 내 안식처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12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악한 마음을 품고서
살아 계신 하느님을 저버리는 사람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13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
14 우리는 그리스도의 동료가 된 사람들입니다.
처음의 결심을 끝까지 굳건히 지니는 한 그렇습니다.
복음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0-45
그때에 40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와서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하였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41 예수님께서 가엾은 마음이 드셔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42 그러자 바로 나병이 가시고 그가 깨끗하게 되었다.
43 예수님께서는 그를 곧 돌려보내시며 단단히 이르셨다.
44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45 그러나 그는 떠나가서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고 퍼뜨리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더 이상 드러나게 고을로 들어가지 못하시고,
바깥 외딴곳에 머무르셨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방에서 그분께 모여들었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로 새로운 힘을 얻고 간절히 바라오니
저희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며 하느님을 충실히 섬기게 하소서.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감사의 은총을 잃게 되는 가장 큰 이유
오늘 복음에서 한 나병 환자가 주님의 은혜로 깨끗해졌습니다. 주님께서는 “누구에게든 아무 말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하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예수님께 이득이 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받은 은총을 널리 퍼뜨렸습니다. 덕분에 예수님은 박해 받는 신세가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병 환자를 만지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안식일에 이런 일을 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어쨌건 예수님은 외딴 곳에 머무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유된 나병환자는 다시 예수님을 만나러 올 수 있을까요? 죄송해서 예수님을 다시 만날 용기를 낼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은총을 입은 사람들이 결국엔 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나병환자는 자신을 고쳐주신 주님께 감사하였습니다. 감사는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엔 예수님께 피해를 줬습니다. 이렇게 되면 감사가 지속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감사가 중요한 것은 너무나 잘 압니다. 감사한 만큼 보답하고 싶고 그러면 내가 그분이 원하는 대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 감사를 위해 하느님께서는 매 미사 때 진리의 말씀을 주시고 생명의 양식을 주십니다. 하지만 감사가 잘 나오지 않고 여전히 청하기만 합니다. 문제는 오늘 나병 환자처럼 감사가 지속될 수 없게 만드는 우리 행동에 있습니다.
한맥 투자 증권은 1991년 진로 그룹 계열사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 12월 12일, 한 직원이 작은 실수를 하게 됩니다. 옵션 가격의 변수인 이자율을 ‘잔여일/365’로 입력해야 했는데 ‘잔여일/0’이라고 잘못 기입한 것입니다. 이에 모든 상황에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본 프로그램이 막대한 양의 거래를 체결해버렸습니다.
물론 직원은 자신의 실수를 곧바로 알아차리고 전원 코드를 뽑았습니다. 하지만 143초 동안 3만 7천 900여 건의 거래가 이뤄졌고 이로 인한 손실이 462억 원이었습니다. 다음날 정규직 45명, 계약 직원 100명 등 임직원 총 157명 중 12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감당하지 못한 한맥 투자 증권은 파산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회사에 감사하고 봉사하고 싶어도 회사에서 금지된 일을 하게 된다면 그 감사와 봉사가 지속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합니다. 감사하려 해도 잘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불순종’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죄는 불순종입니다. 그리고 불순종의 시작은 교만입니다. 자기 생각이 옳다는 교만에서 불순종이 시작되고 그것이 죄입니다. 이러한 불순종은 하느님으로부터 받던 은혜를 일순간에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따라서 내가 교만해졌는지, 그렇지 않은지 자주 살펴야 합니다.
많은 경우 “교만한 사람은 감사하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 치유된 나병 환자는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뭐라도 주님께 도움이 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니 감사만으로는 교만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감사헌금을 하면서 더 감사한 일이 많이 생기게 해 달라는 청을 드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하는지, 내 생각이 옳다며 순종하지 않는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사울은 하느님께 엄청난 은혜를 입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합니다. 왕의 권위를 벗어나 사제만이 할 수 있는 일까지 벌인 것입니다. 이에 하느님께서는 그를 내치십니다. 교만은 항상 내가 더 옳다고 믿게 만들기 때문에 하느님 말씀에 불순종하게 합니다. 감사하면서도 불순종하면 그것은 교만한 것입니다. 교만은 파멸로 이끕니다. 불순종하는 대상에게 감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내가 더 높고 더 많이 준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겸손해지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작은 계명부터 순종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부터 시작할까요? 선악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십일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성경에도 나오고 예수님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는데 왜 우리는 안 해도 된다고 믿을까요? 또 안식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전쟁 때도 총을 들지 않아 몰살당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이것이 겸손해지는 길입니다.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며 겸손해지려 하고 감사하려 한다고 될까요? 안 됩니다. 먼저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순종이 없으면 겸손이 없고 그러면 은총이 끊겨 멸망만 남습니다. 솔로몬이 지었다는 잠언은 이렇게 말합니다.
“파멸에 앞서 마음의 오만이 있고 영광에 앞서 겸손이 있다.”(잠언 18,12)
불순종은 은총이 끊기는 가장 완전한 길입니다. 먼저 십일조와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것에 순종합시다. 그리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거나 남의 것을 탐내지 않아야 한다는 계명도 지키려고 합시다. 먼저 이런 것들을 지켜야 은총에 감사가 지속될 수 있고 그 감사가 나를 하느님처럼 변화하게 합니다.
불순종은 이미 교만을 선택한 것이기에 겸손에서 나오는 감사는 생겨날 수 없습니다. 감사 없는 변화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물을 넣지 않고 쌀만으로는 밥을 지을 수 없는 것처럼, 순종 없는 감사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십일조 계명에 먼저 순종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감사의 지속 조건은 순종입니다.
https://youtu.be/BSrMjZLNEMc
유튜브 묵상 동영상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미국의 정신과 의사 토마스 해리스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태도에 따라 인간관계의 유형을 다음과 같은 4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첫째는 “I’m Ok, You’re not Ok.”(나는 괜찮지만 너는 하찮다)
자기중심적인 자기애 성향자의 마음 자세를 뜻합니다.
둘째는 “I’m not Ok, You’re Ok.”(나는 하찮은데, 너는 괜찮다)
열등감을 지닌 사람의 태도를 말합니다.
셋째는 “I’m not Ok, You’re not Ok.”(나나 너나 모두 하찮은 존재이다)
비관적인 또는 허무적인 태도를 뜻합니다.
이 세 가지 태도 모두 건강할 수 없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가장 바람직한 태도를 이렇게 말합니다.
“I’m Ok, You’re Ok.”(나는 괜찮고 너도 괜찮다)
건강한 자기 존중감은 자신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소중하게 여길 때 생긴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만 괜찮기를 바라면, 자기 존중감이 높아질 것 같지만 건강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괜찮다”라고 서로에게 말해 줄 때, 모두 건강하게 주님 뜻에 맞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나병 환자가 예수님을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말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보통은 “저를 고쳐 주십시오!!”라고 말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이 나병 환자는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치료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 앞에 감히 나설 수도 없는 처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처분만 기다리는 가장 불쌍한 상태, 자존감이 거의 없는 “I’m not Ok.”의 상태인 나병 환자를 “You’re Ok.”로 바꿔주신 것입니다.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당신 사랑으로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시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를 “I’m Ok, You’re Ok.”로 만들어 주시려고 합니다. 우리 역시 예수님을 따르며 건강한 자기 존중감을 갖고, 나의 이웃 역시 자기 존중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랑으로 다가설 수 있어야 합니다. 제1독서의 히브리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늘”이라는 말이 들리는 한 여러분은 날마다 서로 격려하여, 죄의 속임수에 넘어가 완고해지는 사람이 하나도 없도록 하십시오.(히브 3,13)
이 말씀을 기억하면서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과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에는 좋고 나쁜 것이란 없다. 다만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다(윌리엄 셰익스피어).
그는 나병이 가시고 깨끗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