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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아침하늘
화투는 놀이로서 굉장히 부정적인 면이 많으나, 그림속 자연이야기는 성인 숲해설의 좋은 재료이기도 하지요
스토리텔링 잘 하셔서 재미난 숲해설 해보세요~^^
1월은 송학(松鶴:솔),
일본에서는 설날부터 1주일 동안 솔을 집 앞에 꽂아두어
조상신과 복을 맞아들인다는 세시풍속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소나무는 백 년 학은 천년을 산다는 무병장수의 상징이다
송광처럼 학은 소나무 위에 올라앉지 않고 들판에서 살고 있는 새이다
그러나 생태적 사실은 무시되고 함께 그려 넣어 새해에 무병장수하시라는
新年益壽를 뜻을 가지고 있는 그림이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이며 대나무, 매화와 함께
세한 삼우로 그림의 단골 소재가 되었다.
추사 김정희 의 세한도에 소나무의 늘 푸른 의미가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일월오봉도에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신목으로 붉은 줄기를 가진 소나무로 표현되어 있다.
2월은 매조(梅鳥),
2월이 되면 일본 전역의 공원에서 축제가 벌어질 만큼 매화는
일본인들에게 친숙한 꽃이며 꾀꼬리는 봄을 나타내는 시어로
자주 사용되는 대표적인 텃새이지만 우리나라에서의 꾀꼬리는
매화가 피는 이른 봄에는 볼 수 없는 여름 철새이다.
매화와 함께 까치를 그려 넣어 봄을 맞기 전 먼저 기쁜 소식이 있으라는
喜報春先을 의미하지만 일본에서는 까치를 흔히 볼 수 없었기에 대신
꾀꼬리로 대체되었을 듯하다.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하여 4군자의 하나로 군자가 본받아야 할
지조 있는 덕목의 상징이기도 하다.
봄날 향기 가득한 꽃잎한송이 찾잔에 띄워 마셔 보면 봄이 오는 향취를 몸속 가득히 채울 수 있다.
3월은 벚꽃,
3광의 벚꽃 아래에 있는 것은 [만막]이라 불리는 장막이다.
지금도 일본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휘장이며
벚꽃 축제를 나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역사 문헌에서
벚꽃을 감상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고 일제 식민지 시대
이후부터 시작되었다.
벚나무는 한때 일본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어 벌목하는
수난을 겪기도 하였으나 제주도의 자생지가 발견되어 원산지 논쟁이
생기게 되었다. 아직 결론이 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제주도의 자생지를 근거로
우리나라가 원산지임을 주장하고 있다.
4월은 흑싸리,
흑싸리로 잘못 알고 있는 등나무는 초여름을 상징하며
일본에서는 각종 행사시 가마에 장식하거나
가문의 문양으로 쓰이는 등 친숙한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절개가 없는 덩굴식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등나무는 한자로 오를 登 자와 음이 같아 벼슬에 오르라는
뜻을 나타낸다. 벌과 함께 그리면 별 蜂이 벼슬에 封 해 진다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칡과는 등나무는 주변의 식물을 감고 올라가는 방향이 서로 달라 서로 만나서 꼬여
풀기 어려운 모습을 갈등의 유래라 한다.
이런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벼슬에 책봉되고 승진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선물이 된 그림이다.
5월은 난초(蘭草),
패에 그려진 꽃은 난초로 잘못 인식돼 있지만 붓꽃은 산지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에 물과 함께 표현된 것을 보면 붓꽃과의 꽃창포이다.
그림에 담긴 내용은 창포 명소인 일본의 8 갈래로 갈라 내리는
강에 8개의 다리가 세워진 야쯔하시라는 곳이다.
습지에 놓여진 다리를 걸으며 창포를 감상한다는 전형적인 일본의
정원 풍취이다
창포는 5월 단오에 뿌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이를 구제하는
역할을 하여 칼모양의 잎과 함께 사악한 것을 물리친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6월은 모란(牡丹),
동양에서는 꽃 중의 왕으로 인식되는 모란은 고귀한 이미지를 가진 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라의 선덕 여왕이 ‘당태종이 보낸 그림에 나비가 없음을 보고
모란에 향기가 없음을 알았다.’고 하며 홍, 자, 백색의 그림을 보낸 것은 신라에 3 여왕이
나올 것이라 예측한 것이란 말한 일화가 있으나 사실은 모란은 향기가 있는 꽃이다
중국에서 모란은 부귀영화를 뜻하는 꽃 중의 꽃으로 취급받았고 이 그림을 보낸 당태종은
아주 훌륭한 왕이다.
모란에 나비만 함께 그리지 않는 것은 나비의 한자 음이 80을 의미하는 한자의 음과
같아 부귀영화를 80으로 제한하는 의미가 있어 함께 그리지 않았다.
굳이 그린다면 모란과 고양이 나비를 함께 그려 7, 80으로 이어 계속
부귀영화를 누리라는 의미로 그렸다.
부는 누리기가 쉽겠으나 부귀를 함께 누리는 것은 아주 높은 벼슬에 올라 있지 않으면
부귀를 함께 누리기는 어렵다.
7월은 홍싸리,
일본에서의 싸리는 가을 7초(싸리나무, 도라지, 칡, 술패랭이 억새, 마타리, 등골나물)
의 하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빗자루를 만드는 천한 수종이라 인식되어 시조문학에서는
인용되지 않으며 함께 그려진 멧돼지는 싸리 가지를 베고 누워 있는 모습을 표현한 일본 시에 표현된 정경을 옮긴 그림이다.
8월은 공산(空山:공산명월),
일본패에는 가을 7초 중 하나인 억새풀이 가득히 그려져 있으나 리의 것에는
그려져 있지 않고 뭉텅 그려 공산이 되었다.
둥근 달은 달 구경을 하는 명절인 [월견자(月見子) : 오츠키미]를 나타내는데
우리가 8월 15일을 추석이라 하여 큰 명절로 생각하는 데 반해
일본에선 과일 같은 것을 창가에 두고 달에게 바치는 소박한 날이다.
기러기는 8월 추석을 지나서 날아오기 때문에 추석 즈음에는 기러기를 볼 수가 없다.
기러기라는 개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기러기목 오리과에 속하는 기러기 속 새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갈대에 기러기를 함께 그리면 신중하게 처신한다는 銜蘆(기러기가 갈대를 물고 날다)를
의미하지만 달과 함께 그리면 노후에 편안히 즐겁게 지내라는 의미를 가진 그림이 된다.
9월은 국준(菊俊),
술에 국화꽃을 넣어 마시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일의 중양절(9월 9일)
관습을 나타낸 듯하나 南陽菊水 마시면 장수한다는 중국 남양의 강에서
유래한 것으로 목숨 수(壽) 자가 있는 잔에 국화꽃에 맺힌 이슬을 모으는 장면이다.
우리나라에서의 국화는 아름답고 지조 있는 꽃으로 4군자로 문인화에 자주 등장하여
서리가 인고와 사색을 의미하고 은둔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10월은 단풍(丹楓),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때 그 색채의 변화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풍취를 상징한다.
전통 그림에서 사슴의 한자 鹿은 월급 祿을 의미한다.
단풍의 낙엽은 樂業으로 여겨 자신의 업을 즐거ㅇ월 한다는 이미를 지닌다.
단풍나무의 잎은 손바닥과 같은 갈라진 잎이다.
단풍은 가을이 되어 엽록소를 잃고 감추어져 있던 크산토필,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아닌, 탄닌과 같은
색소가 당이나 단백질과 반응하여 아름다운 색을 나타나게 된다.
젊어서 사회 경제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 자신의 꿈과 희망을 잠시 접어 두었다가
은퇴하게 되면 그간에 미루어 두었던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려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는 듯하다.
장수시대에 과연 내 안에 숨겨진 색소가 무엇이었는지 들여다볼 시기도
단풍이 무르익는 가을의 계절인 듯하다
11월은 오동(梧桐),
오동과 봉황은 일본 왕의 도포에 쓰이는 문양으로 왕권을 상징하지만
한, 중, 일에서 모두 고귀한 것으로 여기며 일본에서는 오동을 뜻하는
[기리]라는 말이 ‘끝’을 의미하기 때문에 12월에 배치된다.
봉황과 오동은 어울리지 않는 짝이다.
봉황은 벽오동과 함께 하여야 제 뜻을 간직하게 된다.
봉황은 벽오동 나무 가지에만 앉고 대나무 열매만 먹는다고 하였다.
봉황이 의미하는 임금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뜻이 된다.
오동나무로 만든 가구는 벌레가 먹지 않고 가벼워 딸아이를 낳게 되면
오동나무를 심어 시집갈 때 가구를 만들어 주었다 한다
오동나무와 벽오동 나무는 이름은 비슷하나 영판 다른 나무이다,
봉황은 지금도 우리나라 대통령의 문장으로 쓰이고 있다.
12월은 비[雨]
광의 갓을 쓴 사람은 일본의 3대 서예가 중의 한 사람인 오노 도후 이며
개구리가 버드나무에 오르기 위해 수없이 노력하는 것을 보고 노력의 중요성을
깨달아 각고의 노력으로 서예의 대가가 되었다는 [오노도후의 설화]를 나타내며
일본에서는 비를 11월에 배치한다.
원래는 사립문 비로 사립문이 열려 있는 밖에 버드나무를 표현한 것이며 화투점을
칠 때 비가 맞아떨어지면 손님으로 여기는 것은 사립문이 열려 있기 때문이다.
화투를 투전이나 노름의 도구로 인식하는 부정적인 면이 있으니 한, 중, 일, 3국이
문화적으로 연결되어 전해지는 가운데 지리상 시간상의 차이로 본래의 의미가
변형되어 자국의 시각이나 작자의 시각, 이해성의 부족 등으로 왜곡되는 현상을
찾아보고 생태, 자연의 시각을 넓혀 보는 계기도 될 듯하다.
참고문헌 ; 조용진, 동양화 읽는 법
박영수, 유물 속에 살아 있는 동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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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아침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