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TMa4IfledMA
교황
“하느님과 다른 이들의 말에 귀를 막는 사람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복음은 열린 마음을 요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12월 13일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복음화를 위한 열정에 관한 교리 교육 여정을 마무리했다. 교황은 귀먹고 말 더듬는 이를 고치신 예수님의 기적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리스도께서 그 사람에게 “열려라”(마르 8,34) 하고 말씀하신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하신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 나는 그분의 증인이 되길 원하는가, 아니면 그분의 제자가 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가?”
복음화를 위한 열정: 신앙인의 사도적 열정에 대한 교리 교육
“에파타”, 교회여 “열려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그동안 이어온 복음화를 위한 열정에 관한 교리 교육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 여정 동안 우리는 하느님 말씀에서 영감을 받아 복음 선포에 대한 열정을 키우는 데 도움을 받도록 했습니다. 이 여정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됩니다. 세례 예식 때 주례자는 세례를 받는 아기의 귀와 입을 만지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봅시다. “주 예수님, 귀머거리를 듣게 하시고 벙어리를 말하게 하셨으니 이 아기도 오래지 아니하여 귀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입으로 신앙을 고백하게 하소서”(「유아 세례 예식」, 65항 참조).
조금 전 우리는 기적을 행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복음을 통해 들었습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기적이 일어난 장소를 자세히 설명합니다.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을 떠나 시돈을 거쳐, 데카폴리스 지역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셨을 때”(마르 7,31 참조)라고 설명합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주로 이방인들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유다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라 이방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귀머거리와 벙어리들의 귀와 입을 열 수 있으신 예수님과 함께 나갔습니다. 귀먹고 말 더듬는 것, 곧 귀먹은 이가 말도 못하게 되는 현상은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닫혀 있음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었습니다. 육체적인 귀먹음이 있지만, 성경에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는 이가 귀머거리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는 이가 벙어리입니다.
또 다른 표징도 시사적입니다. 마르코 복음서는 예수님의 결정적인 말씀을 아람어로 전하고 있습니다. 바로 “에파타”(effatà)라는 단어입니다. 뜻은 “열려라”입니다. 귀가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을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귀머거리와 벙어리에게만 해당되는 초대가 아니라, 정확히 말하자면 그 당시와 모든 시대의 제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초대입니다. 세례를 통해 성령의 “에파타”를 받은 우리 역시 마음을 열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모든 신자와 당신 교회에 “열려라”고 말씀하십니다. 복음의 메시지를 증거하고 선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열려 있어야 합니다! 이는 또한 그리스도인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말씀과 다른 이들을 섬기는 데 열려 있어야 합니다. 폐쇄적인 그리스도인은 항상 나쁜 결과를 초래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이념가들, 폐쇄적인 이념가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말씀을 선포하고 형제자매들을 환대하는 데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에파타”, 이 “열려라”는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마음을 열라는 초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서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우리에게 당신의 선교적 사명을 맡기십니다. 멀리 가서 양들을 치고,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라고 우리를 파견하십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모두 세례를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고 선포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합시다. 교회의 일원으로 사목적이며 선교적인 회심을 실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주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베드로에게 당신을 사랑하는지 물으시고 당신의 양들을 돌보라고 말씀하십니다(요한 21,15-17 참조). 우리도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각자 이렇게 질문을 던져봅시다. ‘나는 주님을 선포하고 싶을 정도로 주님을 진정 사랑하는가? 나는 그분의 증인이 되길 원하는가, 아니면 그분의 제자가 되는 것만으로 만족하는가?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기도 중에 그들을 예수님께 바쳐드리는가? 내 삶을 변화시킨 복음의 기쁨이 그들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가꿀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가?’ 이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이 질문에 대답해 보고, 우리도 삶으로 증거하며 앞으로 나아갑시다.
번역 김호열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