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리말 ‘주접’은 이런저런 탓으로 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일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아기가 주접 한번 끼는 법 없이 무럭무럭 잘 자랍니다.”라고 쓸 수 있지요.
그런가 하면 ‘주접’은 또,
옷차림이 초라하고 너절한 것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오랜 노숙 생활에 코트며 바지에 주접이 가득 끼었다.” 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이 동사로 쓰이면 ‘주접부리다’고 하는데,
추하고 염치없는 짓을 한다는 뜻이 됩니다.
이런 행동을 흔히 ‘주접떨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주접대다’라고 표현하면 조금 색다른 뜻이 된다는 것입니다.
잔칫집이나 뷔페에 가면
먹다 남은 음식을 눈치껏 비닐봉지에 싸서 손가방에 챙겨가는 사람이 있는데,
그러한 행동을 ‘주접대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
이 말은 “음식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짓을 한다.”는 뜻이 됩니다.
주접이 형용사로 쓰인 ‘주접스럽다’도
가령, “그 아주머니는 잔칫집만 가면 주접스럽게 뭘 싸가지고 온다.”처럼
음식에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짓을 나타낼 때 씁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남편 옷차림이 주접스러워서 같이 못 다니겠다.”처럼,
볼품이 없고 어수선한 모습을 ‘주접스럽다’고 하는 것이지요.
이 말에 더럽다는 뜻이 강조되어 ‘추접스럽다’란 말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우리 경상도 지방에서 쓰고 있는 ‘추접다’라는 말은 사투리입니다.
요즘 정치권에서 남북관계와 인국공 사태를 두고 저마다 한 소리 하고 있는데
가만히 살펴보니 좀 주접부리는 것만 같습니다.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자 하는 건 알겠는데....
욕심이 지나치면 주접 떠는 게 된다는 걸 모르나 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 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