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억의 흑백 사진 한 장~~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기적 소리 슬피 우는 이별의 프렛트홈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발 영시 오십 분
영원히 변치 말자 맹세했건만
눈물로 헤어지는 쓰라린 심정
아~ 보슬비에 젖어오는 목포행 완행열차
- 1956년 가수 안정애 선생이 취입해 부른 '大田 부루스' 노랫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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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말쯤으로 기억이 되는 35년 전 '大田 부루스'의 원곡 가수 안정애 선생을 발굴 인터뷰하던 흑백 사진 한 장이 낡은 앨범 속에서 뚝 뛰어나온다.
당시 안정애 선생은 별다른 연예 활동이 없어 생활고로 힘든 은둔의 생활을 하고 있을 때다.
'大田 부루스'는 70년 전인 1956년 안정애 선생이 발표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블루스 곡이다.
다른 가수들이 다시 부르면서 '대전 블루스'로 표기하기도 했다.
작곡자는 김부해, 작사자는 최치수 선생이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하는 가사는 대전역을 배경으로 이별의 아픔을 그리고 있으며, 끈적한 블루스 리듬과 애절한 가락으로 헤어지는 사람들의 비통한 심정을 잘 담아내 많은 사람들부터 사랑을 받았던 추억의 노래다.
자정이 넘은 새벽에 대전에서 목포로 향하는 완행열차가 중심 소재로 등장하며, 가사 중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0시 50분)' 부분이 유명하여 흔히 '대전발 영시 오십 분(0시 50분)'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이 노래의 가사로 이야기를 엮어 1963년에 영화가 만들어졌을 때도 '대전발 영시 오십 분'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대전역에서 목포역으로 떠나는 호남선 야간열차를 통한 이별을 테마로 한 이 노래의 '목포행 완행열차'는 원곡이 발표된 50년대~60년대에 잠깐 존재했던 열차로 서울역에서 저녁 8시 45분에 출발, 대전역에 0시 40분에 도착한 뒤, 10분의 기관차 교대 시간을 거쳐 0시 50분에 목포역으로 가는 호남선 하행 마지막 열차였다 한다.
목포는 부산항과 함께 일본, 만주, 사할린에서 북한을 피해 남한으로 귀향하던 귀향민들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한국 땅으로 인구가 엄청나게 늘었으며, 이들이 먹고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로 몰리고 몰리게 되면서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중간 기착지였던 대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원곡자 안정애 선생 외에도 김추자, 장사익 등 알려진 커버 곡이 몇 개 더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버전이 조용필의 1980년 커버 판이다.
발표 당시에도 노래 가사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가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이 곡이 지금까지도 대전을 상징하는 대표곡으로 인식될 정도로 대한민국 가요사에 남는 레전드가 된 계기는 1980년 조용필이 조용필 1집에 해당 곡을 커버하면서부터다.
많은 사람은 이 곡을 조용필이 처음 부른 곡으로 알고 있을 정도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조용필 1집은 절반 이상이 민요 또는 종전에 다른 가수가 불렀던 곡의 커버로 이뤄져 있으나 그 완성도가 매우 높아 대부분 히트하였고 대전 블루스 역시 이러한 빅히트곡이다.
한편, 대전을 대표하는 노래인 만큼 1999년에는 대전역 광장에 노래 가사를 적어넣은 노래비가 건립되기도 했지만 여기에는 가수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은 일화가 있다.
가수가 분명함에도 기재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원래대로라면 원곡을 부른 안정애가 기재되어야 하지만 정작 본인이 이 곡을 반열에 올려놓게 한 조용필의 이름을 함께 기재하지 않으면 노래비에 이름을 올리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가수의 이름이 새겨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마저 2016년 대전역 복합역사 건설 때 노래비가 철거된 뒤 사라져서 이 노래비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 '大田 부루스' - 안정애/1956년
https://youtu.be/HKsqZmoHcdk?si=kWGGRN_dUeU_hzBJ
■ '대전 블루스' - 조용필/1980년
https://youtu.be/aKz57mpf-pE?si=LUrMXLOiQx0hZM7W
첫댓글 이곡 좋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