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삶을 살아라 (135)
폴란드에서 독특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다니던 영국학교에는 북한 학생들도 있었다.
바로 옥경이와 진만이였다.
옥경이는 나와 비슷한 나이였고 진만이는 아직 어린 아이였다.
처음에 같은 한국인인줄 알고 안녕이라고 하며 말을 건넸을때
텔레비전에서만 봐오던 북한 사투리로 응답을 해서 신기했다.
나와 옥경이는 듣는 수업들이 달랐지만
학교에서 외국인들을 위해서 만든 임시 폴란드어 수업을 같이 들었다.
옥경이와 진만이는 아침에 감시원으로 보이는 북한기사가 차를 태우고 와서
학교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기사가 다시 태우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모님께서 학교에서 북한 아이들이 집으로 초대하면 절대 가지 말라고
대사관에서 공지를 받았다고 한다.
내가 폴란드에 간 시기는 아직 폴란드가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 체제로 변경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한국 대사관보다 훨씬 큰 북한 대사관이 있었고
북한 대사관 내에는 북한 사람들이 생활하는 아파트도 있었다.
옥경이와 진만이도 그곳 북한 대사관 내에서 살고 있었다.
폴란드어 수업을 하는 교실은 두명이 하나씩 쓰는 책상들이 줄지어 있는데
가끔 옥경이는 나는 같이 한책상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