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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불우시(遇不遇時)
만나고 못 만나고는 때이다는 뜻으로, 아무리 재덕이 출중한 사람도 어려운 때를 당하는 경우에 그 상황을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게 인식하는 방법을 공자가 일러준 것이다.
遇 : 만날 우(辶/9)
不 : 아닐 불(一/3)
遇 : 만날 우(辶/9)
時 : 때 시(日/6)
공자가 주유천하 할 때의 일이다. 초나라 근방의 약소국인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포위되어 곤액을 겪을 때 일이다. 당시 제후들은 자기에게 인의를 강조하는 공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정작 공자가 다른 나라의 자문을 맡는 것도 꺼리는 심리가 팽배했다.
7일 넘도록 식량부족에 시달리며 피곤에 쩔어 있는데 태평하게 악기나 뜯고 있는 선생을 보고 참을 수 없었던 자로는 공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하늘은 선을 행하는 자에게 복을 내리고 악을 행하는 자에게 화를 내린다 하는데 덕을 오래 베푸신 선생님 같은 분도 이런 곤액을 겪으시다니 이해가 안 갑니다."
그러자 공자가 이전의 여러 인물을 거론하며 답한다. "현명하고 불초함은 재질에 달려있고 만나고 만나지 못함은 때에 달려있다."
아무리 재덕이 출중한 사람도 어려운 때를 당하는 경우에 그 상황을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게 인식하는 방법을 일러준 것이다. 잠시 사나운 시운과 사람을 만나서 겪은 공자의 이야기이다.
■ 존재도, 운명도 아니다. 미래는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사회적 동물 인간은 시운, 환경, 상황에 영향을 주고 바꾸며 새롭게 만든다.
○ 사회적 시(時)를 타는 운명을 가진 존재 인간…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나는 왜 이렇게 시운(時運)이 없는지 모르겠어!", "남들이 나를 너무 몰라 줘!", "사는 것이 다 그렇지, 뭐"라는 한탄을 흔히 듣곤 한다. 일면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삶이 팍팍하기 때문이다.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어떤 거대한 것 앞에서 좌절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때, 운, 남이 나를 몰라주는 것"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시운과 주변 환경, 상황이 인간의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이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이러한 시운, 환경, 상황에 거꾸로 영향을 미치고 바꾸며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있다. 인간이다.
논어 학이편 16장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라.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할지니" 라는 말이 있다. 남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내면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가를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한(恨)이 있다면, 그 한을 거꾸로 내가 이 순간 남의 훌륭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는 자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같은 책에 있는 유사한 내용으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는다. ○남이 나를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라. 자신의 능하지 못함만을 걱정해야 한다. ○군자는 자신의 무능함만을 병으로 여겨야 한다. 남이 자기를 알지 못함을 병으로 여기지 않는다. ○사람들이 자기를 알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참으로 알려질 수 있기를 구하라" 등이 있다.
이 말들은 "남이 나를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참으로 알려질 수 있기를 구하는 것이 요구된다"를 의미하고 있다. 나의 내면적 실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즉, 남이 나를 모른다는 것을 탓하기에 앞서 내가 참으로 알려질 수 있는 내면적 실력을 함양하는데 더 주력해야 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살아가면서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구하기에 앞서, 내가 남에게 알려질 만한 그 무엇을 참으로 내 안에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이다. 사회적 지위를 얻지 못하는 것을 걱정하기 보다는, 과연 내가 무슨 실력으로 그 자리에 당당히 설 수 있을 것인가를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겠다.
한편, 이 말들은 인간과 시운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므로, 사회적 시(時)를 타는 운명을 가진 존재이다. 봄에 국화가 피지 못한다. 때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내 뜻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사실 이 세상의 일이란 어차피 내 뜻대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나의 출세(出世)는 모두 시운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주변 환경과 상황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나에게 눈길이 올 때, 내가 가진 것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과 환경 등이 있을 때 내가 드러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생성하는 삶, 그리고 존재의 가치는 시운 그 자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시운을 맞이할 수 있는 자신의 내면적 가능성의 상태에 삶과 가치의 생성이 달려있다. 시운에 대한 준비와 결과가 한 줄에 꿰어져 있다.
나에게 시운을 맞이할 바탕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시운은 항상 나를 비껴 흘러가버리고 말 것이다. 내가 준비되어 있으면 그 시운은 항상 나를 따라오게 마련이다. 비껴 흘러간 시운도 되돌아오거나 새로이 생성된다. 시운을 사람이 조율하고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우(遇)와 불우(不遇)는 인간을 둘러싼 외재적 상황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적 실력의 온전한 쌓임 여부에 달려 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지므로, 자신의 세계는 물론 사회적 관계를 통하여 자신을 만들어가야 한다. 받아들일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인간은 자신에게 있는 것을 구할 뿐이기 때문이다. 만들어 가는 과정과 범주에서 사회와 시운이 생성됨도 주목해야 한다.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경우 눈 앞의 현실을 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거나,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온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부적절하고 부당한 것을 바꾸려고 하기는 커녕 요구되는 것을 따르고 미리, 스스로 알아서 적응하려고 한다.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준비하지 않는다. 모두가 주어진 시운이려니 하고 손을 놓는다. 자신이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것을 합리화하기에는 시운 타령이 썩 쓸만하다. 이러면 지금, 여기의 상황과 환경, 흐름이 진짜 돌이킬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시운이 된다. 말 그대로 운명이 되고, 절대적인 것이 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그것만 변하지 않는다. 스스로 노력하고 준비하며 더불어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를 통해 꿈꾸는 삶과 사회, 좋은 때와 상황이 오고, 만들어진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는데 마스크만 하고 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인근 국가에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다고 하는데 외면하고 모른 체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미래는 이미 존재해 있다가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다. 꿈꾸는 것을 지금, 여기에서 작은 것부터 구체적으로 이뤄나가는 것이 미래이다. 미래는 존재가 아니라 생성이다. 쉬지 말고 자신을 갈고 닦으며, 공부하고, 남과 나누며, 실천하고, 꿈꾸며, 복을 지어야 하는 까닭이다.
■ 설원(說苑) 제17권 잡언편(雜言篇)
설원(說苑)은 중국 한(漢)나라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고대(古代)로 부터 한(漢) 나라 때까지의 온갖 지혜와 고사(故事)와 격언(格言)이 총망라(總網羅)된 교훈적(敎訓的)인 설화집(說話集)이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德)과 용인술(用人術), 그리고 남을 받들 때의 임무와, 근본과 절도(節度)를 지키며 살아 가는 방법, 덕(德)을 귀하게 여기고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지혜, 만물의 본질과 귀착, 나아가 검약과 질박(質樸)의 본질적인 의미는 물론 심지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이르기 까지, 군도(君道) 신술(臣術)등 20권 2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무려 846장에 이르는 내용이 실려 있다
제십칠권(第十七卷) 잡언편(雜言篇)
17. 이레를 굶은 공자와 제자들(1)
孔子困於陳蔡之間, 居環堵之內, 席三經之席.
공자가 진채지간(陳蔡之間)에서 곤액을 당하여, 다 낡은 집에서 아주 초라한 풀 자리를 깔고 견뎌야 했다.
七日不食, 藜羹不糝, 弟子皆有饑色.
7일 동안 먹지도 못해서, 명아주국조차 쌀가루를 넣지 않은 것이었고, 제자들은 굶주린 빛이 더욱 심하였다.
讀詩書治禮不休.
그런 속에서도 공자는 시와 서를 읽으며 예(禮) 닦기를 쉬지 않았다.
子路進諫曰:
자로(子路)가 견디다 못하여 들어가서 이렇게 간(諫)했다.
凡人爲善者天報以福, 爲不善者天報以禍.
"무릇 착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그에게 복으로 보답해 주고, 옳지 못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그에게 화를 내린다고 하였습니다.
今先生積德行, 爲善久矣.
지금 선생님께서는 덕을 쌓고, 착한 일을 하신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意者尙有遺行乎, 奚居隱也.
아직도 빠뜨리신 것이 있어서일까요? 어째서 숨겨진 채 드러나지 않을까요?"
孔子曰: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由, 來. 汝不知.
"유(由)야, 이리 오너라. 너는 알지 못하는 것이 있구나.
坐, 吾語汝.
앉아 보거라. 내가 너에게 일러 줄 말이 있다.
子以夫知者爲無不知乎.
너는 지혜로운 사람은 모르는 것이 없다고 여기고 있느냐?
則王子比干何爲剖心而死.
그렇다면 왕자 비간(比干)이 어째서 심장을 해부당하고 죽었겠느냐?
以諫者爲必聽耶.
또 간언이라는 것은 반드시 채택되는 것이라 생각하느냐?
伍子胥何爲抉目於吳東門.
그렇다면 오자서(伍子胥)는 어째서 눈을 빼어 오(吳)나라 동문(東門)에 달아 달라 하였겠느냐?
子以廉者爲必用乎.
청렴한 자는 반드시 등용된다고 여기느냐?
伯夷叔齊何爲餓死於首陽山之下.
그렇다면 백이와 숙제는 어째서 수양산 아래서 굶어 죽었겠느냐?
子以忠者爲必用乎.
충성된 자는 반드시 거용된다고 믿느냐?
則鮑莊何爲而肉枯,
그렇다면 포장(鮑莊)은 어찌하여 살이 마르도록 가난하게 살았고,
荊公子高終身不顯,
형공자고(荊公子高)는 종신토록 현달하지 못하였으며,
鮑焦抱木而立枯,
포초(鮑焦)는 나무를 껴안고 서서 말라 죽었으며,
介子推登山焚死.
개자추(介子推)는 산 속으로 숨어 들어가 불에 타죽었겠느냐?
故夫君子博學深謀不遇時者衆矣.
그러므로 군자 중에는 아는 것이 많고 지모가 깊으면서도 때를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법이다.
豈獨丘哉, 賢不肖者才也.
어찌 나만 그렇겠느냐? 어질고 어질지 못함은 재(才)이요,
爲不爲者人也, 遇不遇者時也, 死生者命也.
하고 하지 않는 것은 인(人)이며, 만나고 못만나는 것은 시(時)요, 죽고 사는 것은 명(命)인 것이다.
有其才不遇其時, 雖才不用.
재능이 있으면서도 때를 만나지 못하면, 비록 재능이 있을지라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苟遇其時, 何難之有.
진실로 때를 만나기만 한다면, 무엇이 어렵겠느냐?
故舜耕歷山而逃於河畔, 立爲天子則其遇堯也.
그러므로 순임금이 역산(歷山)에서 농사를 짓고 강가에서 도자기를 구웠지만, 천자가 된 것은 바로 요임금을 만났기 때문이다.
傅說負壤土釋板築, 而立佐天子, 則其遇武丁也.
또 부열(傅說)은 흙을 짊어지고 나르는 일을 하다가 판축(板築)의 노역에서 석방되어, 천자를 돕게 된 것은 무정(武丁)을 만났기 때문이다.
伊尹, 有莘氏媵臣也, 負鼎俎調五味, 而佐天子, 則其遇成湯也.
또 이윤(伊尹)이, 본래 유신씨(有莘氏)의 잉신(媵臣)으로, 정조(鼎俎)를 짊어지고 오미(五味)의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였으나, 천자를 돕게 된 것은, 곧 성탕(成湯)의 시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17. 이레를 굶은 공자와 제자들(2)
呂望行年五十賣食於棘津, 行年七十屠牛朝歌, 行年九十爲天子師, 則其遇文王也.
또한 여망(呂望)은 50살이 되도록 극진(棘津)에서 밥장수를 하였고, 70이 되도록 조가(朝歌)에서 소를 잡는 백정 노릇을 하다가, 나이 90에서야 천자의 스승이 되었으니, 이는 바로 문왕(文王)을 만났기 때문이다.
管夷吾束縛膠目, 居檻車中, 自車中起爲仲父, 則其遇齊桓公也.
그런가 하면 관이오(管夷吾; 관중)는 몸이 묵이고 눈이 가려져 죄수의 수레에 갇혔지만, 그 수레에서 스스로 일어나 제나라의 중부가 되었으니, 이는 제(齊) 환공(桓公)을 만났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百里奚自賣取五羊皮, 伯氏牧羊, 以爲卿大夫, 則其遇秦穆公也.
그리고 백리해(百里奚)는 스스로 다섯 마리의 양가죽에 팔려, 초나라에서 양치기를 하고 있었지만, 백씨가 경대부로 삼을만 하다고 여기게 된 것은, 진(秦) 목공(穆公)을 만낫기 때문이었다.
沈尹名聞天下, 以爲令尹, 而讓孫叔敖, 則其遇楚莊王也.
심윤(沈尹)은 그 이름이 천하에 알려져 영윤(令尹)이 되엇지만, 그러나 그 자리를 손숙오(孫叔敖)에게 양보하게 된 것은, 초(楚) 장왕(莊王)과 같은 이를 만났기 때문이다.
伍子胥前多功, 後戮死, 非其智益衰也, 前遇闔廬, 後遇夫差也.
그러나 오자서는 먼저 많은 공을 세워 놓고도, 뒤에 죽음을 당한 것은, 그의 지혜가 점점 쇠약해져서가 아니라, 합려(闔廬)를 먼저 만나고, 부차(夫差)를 나중에 만났기 때문이다.
夫驥厄罷鹽車, 非無驥狀也, 夫世莫能知也.
무릇 천리마가 소금 수레에 매달려 곤액을 치러야 하는 것은, 그 말이 천리마의 형상을 갖추지 못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그의 능력을 알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使驥得王良造父, 驥無千里之足乎.
그 말을 왕량(王良)이나 조보(造父)에게 부리게 한다면, 어찌 2천 리를 달리지 못하겠느냐?
芝蘭生深林, 非爲無人而不香.
지란(芝蘭)이 깊은 숲속에 났더라도 사람이 없다고 해서 향기를 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故學者非爲通也, 爲窮而不困也, 憂而不衰也.
그러므로 학자는 통달함을 위할 것이 아니라, 궁한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으며, 근심이 있어도 그 뜻을 쇠약하게 하지 않는 일에 힘써야 한다.
此知禍福之始而心不惑也.
이렇게 해야 화복(禍福)의 종시(終始)를 알아서 마음에 미혹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聖人之深念獨知獨見, 舜亦賢聖矣, 南面治天下, 唯其遇堯也.
성인의 깊은 염려는 홀로 알고 홀로 보는 것이어서, 순 임금 역시 어질고 성스러운 분이었으나, 그가 남면하여 천하를 다스릴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요임금을 만났기 때문인 것이다.
使舜居桀紂之世, 能自免於刑戮固可也, 又何官得治乎.
그러한 순임금으로 하여금 걸주(桀紂)의 시대에 처하게 하였다면, 능히 스스로 형륙(刑戮)으로부터 멶라는 것만도 가한 일인데, 또 어찌 관직을 얻어서 다스릴 수가 있었겠느냐?
夫桀殺關龍逄而紂殺王子比干.
걸(桀)은 관룡봉(關龍逄)을 죽였고 왕자 비간(比干)을 죽였다.
當是時, 豈關龍逄無知, 而比干無惠哉.
이 때에, 어찌 관룡봉이 무지해서 그랬겠으며, 비간이 자애롭지 않아서 그렇게 당한 것이겠느냐?
此桀紂無道之世然也.
이는 걸주(桀紂)의 무도한 세상이 그를 죽게 한 것이다.
故君子疾學修身端行, 以須其時也.
그러므로 군자는 부지런히 배우고 몸을 수양하며 행동을 단정히 하여, 모름지기 때가 오기만을 기다려야 하느니라!"
▶️ 遇(만날 우)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가끔이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禺(옹, 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遇자는 '만나다'나 '조우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遇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禺(원숭이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禺자는 꼬리가 긴 원숭이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遇자는 '우연히 만나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다. 그래서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의미요소로 쓰였다. 遇자는 '만나다'라는 뜻 외에도 '예우하다'나 '대접하다'라는 뜻이 있는데, 이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에 대한 예를 갖춘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遇(우)는 ①(우연히)만나다 ②조우(遭遇)하다 ③상봉(相逢)하다 ④대접(待接)하다, 예우(禮遇)하다 ⑤(뜻을)얻다 ⑥합치다, (뜻이)맞다 ⑦짝하다, 맞서다 ⑧성교(性交)하다 ⑨막다, 저지(沮止)하다 ⑩우연히, 뜻하지 않게 ⑪때마침 ⑫예우(禮遇), 대우(待遇) ⑬알현(謁見) ⑭때, 기회(機會), 시기 ⑮성(姓)의 하나, 그리고 ⓐ땅의 이름(옹)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만날 봉(逢), 만날 조(遭), 만날 해(邂)이다. 용례로는 유능함을 인정하여 잘 대우하고 알아 줌을 우지(遇知), 해를 만남 또는 살해를 당함을 우해(遇害), 예의를 갖추어 대함을 대우(待遇), 예로써 정중히 맞음을 예우(禮遇),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되는 형편 또는 사정을 경우(境遇), 좋은 때를 만나지 못하여 불행함을 불우(不遇), 근로자에게 어떤 수준의 지위나 봉급 등을 주어 대접하는 일을 처우(處遇), 만남 또는 우연히 서로 만남을 조우(遭遇), 손을 맞아 대접함을 접우(接遇), 손님으로 대우함을 객우(客遇), 한데 모여 만남을 회우(會遇), 기이하게 만남이나 뜻하지 않게 만남을 기우(奇遇), 우연히 서로 만남을 봉우(逢遇), 서로 마음이 맞아서 알뜰히 알아줌을 계우(契遇),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귀를 얻어 누림을 궤우(詭遇), 어리석고 우둔함을 우우(迂遇), 특별한 귀여움으로 받는 대우를 총우(寵遇), 잔학한 대우를 학우(虐遇),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났다는 뜻으로 어려운 지경에 뜻밖의 행운을 만나 어려움을 면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맹귀우목(盲龜遇木), 미개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대우한다를 이르는 말을 토매인우(土昧人遇), 정당한 이유없이 남보다 나쁜 대우를 함 또는 그 차별을 두고 하는 대우를 일컫는 말을 차별대우(差別待遇), 대우를 잘 받아서 후의에 감격하는 느낌을 이르는 말을 지우지감(知遇之感)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時(때 시)는 ❶형성문자로 峕(시), 时(시)는 통자(通字), 时(시)는 간자(簡字), 旹(시)는 고자(古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寺(시)로 이루어졌다. 태양(日)이 일정한 규칙에 의해 돌아간다는 뜻이 합(合)하여 '때'를 뜻한다. 나중에 날 일(日; 해)部와 寺(시)는 之(지)로부터 생긴 글자이고 음(音)도 뜻도 거의 같으며 일이 진행됨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時자는 '때'나 '기한'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時자는 日(해 일)자와 寺(절 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는 日자와 止(그칠 지)자만이 결합해 있었다. 이것은 '시간이 흘러간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소전에서는 寺자가 발음역할을 하게 되면서 지금의 時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時자는 '때'나 '시간'과 관련된 글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기회'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時(시)는 (1)시간의 단위로 곧 하루의 1/24. (2)시각을 나타내는 단위로 하루를 24시로 나눔. (3)1주야(晝夜)의 구분으로 지금은 자정(子正)으로부터 오정(午正)까지를 오전(午前), 그 다음부터 자정까지를 오후(午後)라 하며, 그것을 각각 12등분함. 옛날에는 현재의 24시간을 12지(支)에 따라 12등분 하였으며 자시(子時)에서 시작되어 축시(丑時), 인시(寅時), 묘시(卯時) 등으로 불렀음. (4)사람이 난 시각으로 자시(子時), 인시(寅時) 등으로 일컬음. (5)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등등의 뜻으로 ①때 ②철, 계절(季節) ③기한(期限) ④세대(世代), 시대(時代) ⑤기회(機會) ⑥시세(時勢) ⑦당시(當時), 그때 ⑧때마다, 늘 ⑨때를 맞추다 ⑩엿보다, 기회(機會)를 노리다 ⑪좋다 ⑫훌륭하다 ⑬관장(管掌)하다, 주관(主管)하다 ⑭쉬다, 휴식(休息)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기약할 기(期)이다. 용례로는 어떤 시각에서 어떤 시각까지의 사이를 시간(時間), 역사적으로 구분한 어떤 기간을 시대(時代),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때를 시기(時期), 때가 절박하여 바쁨을 시급(時急),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사람의 한평생을 나눈 한 동안을 시절(時節), 기한이 정해진 시각을 시한(時限),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시각(時刻), 시간을 재거나 가리키는 기계를 시계(時計), 어느 일정한 때의 어떤 물건의 시장 가격을 시세(時勢), 그 당시에 일어난 일을 시사(時事), 당면한 국내 및 국제적 정세를 시국(時局), 일이 생긴 그때를 당시(當時), 때때로나 그때그때를 수시(隨時), 같은 때나 같은 시간이나 같은 시기나 시대를 동시(同時), 잠시간의 준말로 오래지 않은 동안을 잠시(暫時), 본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어떤 일에 당하여 정한 때를 임시(臨時), 그 자리에서나 금방이나 바로 그때나 당장에를 즉시(卽時), 날짜와 시간을 일시(日時), 전쟁이 벌어진 때를 전시(戰時), 임시가 아닌 관례대로의 보통 때를 상시(常時), 나라가 태평하고 곡식이 잘 됨을 이르는 말을 시화연풍(時和年豐), 오히려 때가 이르다는 뜻으로 아직 때가 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시기상조(時機尙早), 자꾸 자꾸 시간 가는 대로를 일컫는 말을 시시각각(時時刻刻),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므로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 또는 좋은 시기를 잃어버려 서는 안 된다는 말을 시불가실(時不可失),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한다는 말을 시이사변(時移事變), 좋을 때를 만난 기뻐 감탄하는 소리를 일컫는 말을 시재시재(時哉時哉), 철 맞추어 내리는 비로 초목이 자란다는 뜻으로 임금의 은혜가 두루 천하에 미침을 이르는 말을 시우지화(時雨之化), 세월이 흐르면 그 사물도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이사왕(時移事往), 세월이 흐르면 풍속도 저절로 바뀜을 일컫는 말을 시이속역(時移俗易), 병세가 매우 위급하게 된 상태 또는 마음이 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시각대변(時刻待變), 때가 지남에 따라 근기도 성숙되어 교화를 받기에 알맞게 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시기순숙(時機純熟), 시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시급지사(時急之事), 때가 되어 운이 돌아옴을 일컫는 말을 시래운도(時來運到), 한 번 지난 때는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한다는 말을 시부재래(時不再來), 어떤 일에 알맞은 때가 닥쳐옴을 일컫는 말을 시각도래(時刻到來), 어떤 시대의 사회가 이상이나 목적 등을 상실하여 저미하고 있는 상태에 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시대폐색(時代閉塞), 세상을 화평하게 다스리는 정치를 일컫는 말을 시옹지정(時雍之政), 때늦은 한탄이라는 뜻으로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것이 원통해서 탄식함을 이르는 말을 만시지탄(晩時之歎), 천 년에 한때라는 뜻으로 다시 맞이하기 어려운 아주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세일시(千歲一時), 아주 완고하여 시대를 따르려는 변통성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부달시의(不達時宜), 배우고 때로 익힌다는 뜻으로 배운 것을 항상 복습하고 연습하면 그 참 뜻을 알게 됨을 이르는 말을 학이시습(學而時習), 가뭄에 콩 나듯 한다라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이 드문드문 나타난다는 말을 한시태출(旱時太出), 좋은 때를 얻으면 태만함이 없이 근면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말을 득시무태(得時無怠), 갑자기 생긴 일을 우선 임시로 둘러 맞춰서 처리함을 일컫는 말을 임시변통(臨時變通), 해가 돋는 때부터 지는 때까지의 시간을 일컫는 말을 가조시간(可照時間)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