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돋 유럽의 녹색당들은 왜 유럽의회 선거에서 부진했는가?

[흥미돋는글]

출처: https://www.fmkorea.com/7169502665

 이번달 초에 유럽의회 선거가 있었죠?

 유럽연합(EU)의 입법부(사실상 하원)이자, 유일하게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조직인 유럽의회의 의석은 인구에 비례하여 국가별로 할당됩니다. 그리고 각국의 당들은 이념에 따라 정당 그룹을 만들어서 유럽의회에서 활동하죠.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었지만, 결과만 보면 유럽의회에서 여당 역할을 한 중도우파(EPP)+중도좌파(S&D)+중도(Renew) 그룹 연합은 과반을 지켜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상당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여당이 선거에서 참패하자 마크롱이 의회를 해산해버렸고, 마찬가지로 여당들이 부진한 성적을 낸 독일에서는 조기총선 요구가 분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은 사민당(SPD)+녹색당(Grüne)+자민당(FDP) 연정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FDP는 이번에도 5%대 지지를 받았으며, SPD는 부진했지만 사실 지난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그랬습니다. 2019년 대비 몰락이 가장 두드러져보이는 것은 역시 녹색당입니다. 

 사실 독일 녹색당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녹색당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의 패자 중 하나로 꼽힙니다. 

 Greens/EFA 그룹의 의석 수(67석 → 51석)와 득표율(11.7% → 8.8%)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녹색 물결'이란 말까지 나왔던 2019년 선거와 다르게 이번에 녹색당의 의제들은 거의 이슈가 되지 않거나 부정적으로만 언급된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대충 이유가 짐작은 되시겠지만, 마침 뉴욕타임즈에서 관련 기사를 냈으니 그걸 보죠.

https://www.nytimes.com/2024/06/16/world/europe/eu-elections-green-parties.html

 - 최근 몇년간 EU는 기후변화에 앞장서서 맞서 싸워왔고, 여기에는 유럽의회의 녹색당 그룹이 강력한 친환경 정책 드라이브를 주도한 측면이 있었음.

 -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녹색당은 북유럽에서 선전했으며, 남부유럽(스페인, 이탈리아)등에서는 당선자를 내는데 성공하는 등 약간의 성과를 냄. 하지만 녹색당 의석의 1/5이 날라간 건 엄연한 현실.

 - 지금 유럽 유권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전쟁이 경제와 안보에 끼칠 영향, 팬데믹으로 인한 생계비 급증, 이민 억제 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녹색당의 매력은 사라졌거나 아예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처럼 보임.

 - 녹색당의 선거 부진에 대한 몇가지 설명들

 1) 중도 정당들의 녹색당의 의제 포섭.

 2) 반면 녹색당은 현실에 맞게 진화하지 못했고 여전히 기후변화만 물고 늘어진다는 인상.

 3) 점점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정책. 특히 농민들의 격렬한 저항.

 4) 녹색당은 가난한 노동자를 외면하는 엘리트 정당이라는 인식

  "(녹색 정책으로의) 전환은 매우 엘리트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고, 이것은 오직 '테슬라 사람들(Tesla people)'만을 위한 것이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슬라는 더이상 좋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유럽의회 녹색당 그룹 부의장)

 - 그렇다면 EU의 친환경 정책은 바뀔까?

 이미 많은 야심찬 정책들이 법으로 제정되어 있기에 완전히 방향이 전환될 가능성은 낮음. 

 하지만 유럽의회 선거 결과로 인해 동력을 잃었기에, 관련 정책의 지연과 희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예상은 매우 현실적.

 경제적 타격에서 빈곤층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유럽연합의 'Green Deal'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실행 불가능한 것이 될 것.

[해저로월]

녹색당이 엘리트 정당으로 인식된다는 게 흥미롭다

[연금복권되면전부저축함]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진짜 중요한데 아직 사람들이 와닿지않은가보다 흑흑..그리고 일단 기후정책이 농가들에게 치명적이긴한거같어...

[한입만주세욧]

중도 정당들이 녹색당 의제를 포섭했다는 건 그들도 기후에 관심을 가진다는 걸까 보여주기 식인걸까

[짱밍이]

기후대응정책도 중요한데.. 너무 현실과 동떨어지면 그렇긴하지.. 좋은글 고마워 여샤!

[읂어하고참왜하라]

이해가 된다 근데 뭔가 미래의 어느날 현시점의 역사 흐름을 되짚어보면 이러다 망할거 뻔한데 옛날사람들이 왜 그랬지? 싶은 때인거 같음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당장 오년 뒤에 기후위기로 재난이 온다고 해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불행이고, 지금 나의 매일의 재앙이 더 가깝게 느껴지겠지 생계문제나 전쟁의 패혜는 이미 아는 고통이니까.....
우리나라는 아여 환경 이슈가 정치의제화조차 안되고 있는데 가뜩이나 대중적 공감대 형성도 유럽국가에 비하면 아예 안되어 있는 수준인데 현정권 국정양상에선 더더욱 이게 주요 정책 의제로 올라온다는건 상상이 안가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