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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xn--9i1bq8p7odj7bh2g24bby7b.com/25/
들어가기에 앞서....
2011년 2월 12일 시작된 이상한 옴니버스는, 읽는 재미와 더불어 불가사의하고 오컬트적이며 초자연적인 것을 믿게 만드는 비즈니스들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는 게 목적입니다. 부디, 이상한 옴니버스를 통해 '바라보는 것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는 일'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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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Files)
1947년이었다.
미국의 어느 사막지대에 UFO가 불시착한다.
미국 정부는 UFO에 타고 있던 외계인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다.
그렇게 기밀리에 진행된 외계인과의 인터뷰.
이 이야기는, 바로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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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en Interview)
2008년 3월, <외계인 인터뷰>라는 제목의 책이 발간된다.
책의 내용은 이러하다.
"1947년 7월, 미국 뉴멕시코의 사막지대인 로즈웰에 UFO가 불시착한다. 곧이어 출동한 미 공군에 의해 외계인이 포획된다. 그리고 기밀리에 이 외계인과 한 달에 걸친 인터뷰가 진행된다."
이 책은 로렌스 스펜서라는 영국의 작가가 펴낸 것으로, 2007년에 마틸다 맥엘로이라는 여성으로부터 받은 기록물을 기반으로 한다고 밝힌다.
(Matilda O'Donnell MacElroy)
맥엘로이는 사건 당시 23세의 간호장교였으며, 외계인을 인터뷰한 장본인이라고 한다. 그렇게, 지난 60년간 아무도 모르게 숨겨온 당시의 기록물을 죽기 직전 스펜서에게 보내왔다는 것이다.
맥엘로이의 말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권력가들은 인터뷰 내용이 일반에 알려지지 않도록 많은 사람을 제거해 왔다고 한다. 때문에, 그녀는 스펜서에게 안전을 위해 해당 기록물을 소설이라고 명시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녀의 조언에 따라, 스펜서는 책의 머리말에 내용은 일부가 사실이거나 사실에 기반할 수 있으나 픽션임을 밝힌다고 언급한다.
허나 서문에는 맥엘로이의 이러한 조언을 그대로 소개하면서, 어디까지나 실지로 있었던 사건임을 암시한다.
다음은, 이러한 <외계인 인터뷰 책>의 내용 중 중요 부분만을 요약한 것이다.
(보다 상세한 내용 전체 요약본은 위키백과에 잘 정리돼 있어 링크로 첨부)
https://ko.wikipedia.org/wiki/IS-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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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X-Files)
"1947년 7월, 미국 뉴멕시코주 로즈웰에 UFO가 불시착한다.
근방의 509공군폭격부대가 현장으로 출동했고, 여기엔 간호장교인 맥엘로이도 있었다.
현장에는 추락으로 인해 사망한 외계인들이 있었는데, 그중엔 생존한 외계인이 하나 있었다.
이 외계인은 전형적인 그레이 외계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몸 전체가 매끈하고 회색을 띠고 있었으며, 신장은 1m 정도에 머리 부분이 꽤나 컸다. 손가락과 발가락은 각각 3개였으며, 코와 입 그리고 귀가 없었다. 반면, 까맣고 커다란 눈은 존재하는 모든 빛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는 것처럼 민감하고 정교한 인상을 줬다.
(The X-Files)
'에어럴(Airl)'이라 이름 붙여진 외계인은 텔레파시로만 의사소통을 했으며, 그게 가능한 사람은 맥엘로이가 유일했다. 하여, 맥엘로이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감금된 에어럴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렇게 한 달간의 인터뷰를 통해, 에어럴은 믿을 수 없는 우주의 역사를 알려준다.
에어럴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우주와 세상의 역사는 모두 거짓이었다.
우주는 137억 년 전에 탄생한 것이 아니라, 4,000조 년도 더 전에 탄생했다. 그리고 이러한 우주는, 바로 에어럴과 같은 존재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즈비(IS-BE)'라고 부르는 해당 존재들은, 영원에 가까운 세월을 존재해 온 전지전능하고 영원불멸한 영혼들이다.이즈비들이 사용하는 육신은 그저 정신 에너지에 의해 반응하고 움직이는,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일종의 인형 몸인 셈이다.
이즈비의 정신 에너지는 상상하는 모든 것을 창조할 수가 있다.
이들의 다양한 상상이 서로 복잡하게 충돌하면서 바로 우리의 우주가 물리적인 형태로 탄생했던 것이다. 물론, 지구와 같은 행성들 역시 그렇다. 지구 역사의 수십억에 달하는 생명군들 또한 이즈비들에 의해 제작되어 지구로 보내진 것이다.
에어럴은 '도메인(The Domain)'이라는 문명의 이즈비로 군 장교이자 파일럿이며 엔지니어다.
그리고 도메인은 우주의 4분의 1을 관리하는 전 우주의 최고 문명이다. 지구가 속해있는 은하계 역시 도메인의 관리하에 놓여있다.
헌데 아주 오래전, 이 우주의 변두리 행성인 지구에 이변이 발생했다. 한때 도메인의 라이벌이자 적대 문명이었던 '구 제국(Old Empire)'이 지구를 일종의 감옥 행성으로 사용한 것이다.
구 제국은 수많은 범죄자 이즈비들과 효용가치가 없어진 각계 인사들을 지구로 유배시킨다. 그리고는, 전기 충격을 통해 기억 삭제 및 마인드 컨트롤을 가하는 탈옥 방지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렇게 유배된 이즈비들의 영혼이 지구와 인간의 육신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매번 기억을 삭제시킨 채 새로운 사람으로 환생을 시키는 것이다.
그처럼 오래도록 구 제국 외에도 여러 곳에서 많은 이즈비들이 지구로 유배 보내졌다. 결국 우리 인간은 모두 본디 이즈비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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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en Interview)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외계인 인터뷰>는 국내외 마니아들 사이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구사한다.
책의 내용 중에는 구 제국의 요원이 인간을 통제할 목적으로 신 행세를 하며 모세에게 십계명을 건네주는가 하면, 부처인 고타마 싯다르타의 철학이야말로 이즈비들이 자아를 깨닫고서 이 감옥 행성 지구를 벗어나는 해답을 품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렇듯 에어럴의 가르침은 기독교에 대한 반감과 동양사상, 특히 부처와 같은 깨달음을 통해 신과 같은 존재에 도달하자는 그 옛날의 뉴에이지 사상을 빼닮았다.
여기에 외계인이 절대적 존재이자 구원자로 등장하는 고전적 SF 플룻과 은하연합(또는 은하연방) 존재의 등장까지. 정말이지, <외계인 인터뷰>은 이런 쪽 성향의 독자층을 제대로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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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인터뷰>의 작가 로렌스 스펜서 (Lawrence R. Spencer)
허나, <외계인 인터뷰>에는 분명 오류들이 존재한다.
먼저 책의 본문 중, 맥엘로이가 사건 당시인 1947년에 작성했다던 기록물에 'computer database'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거대한 컴퓨터 데이터베이스에 데이터가 수집됐다'라는 대목에서 말이다.
헌데, 이 '데이터베이스(Database)'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53년이다. 그리고, 문제의 대목에서처럼 '컴퓨터 시스템 내의 데이터베이스화'와 같은 개념은 1962년대서부터 정립된 개념이다.
또, 'carbon-based matter'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이는 해석하면 '탄소 기반의 물질'이라는 의미가 되겠다.
헌데, 이 '탄소 기반(carbon-based)'라는 용어 역시 영국의 저명한 화학자였던 V. E. Yarsley가 1956년 자신의 저서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이다.
오류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미국의 공식 문서에서 반드시 지켜지는 작성 시기 날짜 표기법이 전부 엉터리로 기재돼 있다. 예를 들어, 1947년 7월 26일에 작성됐다던 일급기밀 문서 작성시기 날짜란이 '26. 7. 1947'으로 표기돼 있다.
헌데, 실지 당시 미국 정부의 공식 문서 표기법('작성 시기란'의 날짜 표기법)으로는 '26 July 1947'이 맞는 표기 방식이다. 시대별 및 부처별에 따라 月과 日의 위치가 바뀌기도 하지만, 月 부분을 영어로 표기하는 것만은 불변이다. 또, 구두점의 경우에도 아예 찍지 않거나 년도 뒤에만 찍기 또는 년도 앞에만 찍는 게 공식이다.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오류가 존재한다.
맥엘로이는 외계인의 인터뷰 업무를 맡은 1947년 7-8월 기간에, 계급이 Senior master sergeant로 진급됐다고 밝힌다.
Senior master sergeant는 미국 공군의 상사 계급(E-8) 중 하나를 의미한다. 미국 공군 내의 상사 계급에선 Senior master sergeant와 First Sergeant으로 구분된다.
헌데, 문제의 Senior master sergeant는 실지론 미국에서 1958년부터 군법에 의해 존재된 직급이다.
여담으로, 국내 출판본에서 맥엘로이를 '간호장교'로 통칭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군대 시스템에 비추어 부사관 계급인데 어째서 장교로 지칭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이도 있다. 맥엘로이는 자신을 미 공군에서 간호사로 복무하던 사람이라 밝히는데, 미국의 경우 간호학 학사 이상의 학위를 취득한 시민의 경우 간호사로 입대가 가능하다. 따라서 엄밀히 말해 맥엘로이는 '공군 간호사' 지칭이 맞으나, 미 공군에서는 장교 직함 내지 간호 장교로 칭하기도 하므로 편의상 그렇게 번역한 듯싶다.
이 밖에도 고대에 이즈비들이 지구에서 아틀란티스와 레무리아에 문명을 세웠었다는 내용이나, 구 제국의 요원들이 감옥 시스템의 강화와 지구인들에게 거짓 문명의 역사를 심어줄 요량으로 자신들의 기술력을 통해 피라미드를 세웠다는 내용 역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이다.
이는 모두 고대 문명이 외계인들에 의해 직간접적 영향을 받았다는, 20세기 후반에 반짝 유행한 초고대문명설을 전형적으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초고대문명설은 학문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반박되는 흘러간 미스터리 유행물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이와 같은 오류들은 영국인 작가 스펜서가 설정 오류 및 고증 오류를 범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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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해당 책의 작가이자 책 속의 내용을 진짜라고 주장하는 스펜서는 과연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책을 발간했을까?
관련하여 의심되는 강력한 이론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스펜서의 성향에 관한 것이다.
먼저, 그는 초고대문명설을 전파하며 미스터리 장사의 최전선에 자리했었던 그레이엄 핸콕을 흠모하며 메일을 주고받고 자신의 저서들을 보낸 바가 있다.
핸콕(대표작 <신의 지문>)은 에리히 폰 다니켄(대표작 <신들의 전파>)과 함께 초고대문명/외계문명 기원설을 대중에 널리 전파한 이 분야 쌍두마차이다.
다음으론, 스펜서가 독실한 사이언톨로지교 신자라는 것이다.
(Wikimedia/PictorialEvidence)
사이언톨로지교는, 교리와 이익에 반하는 사람들을 기꺼이 공격하도록 신자들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이비 종교로 악명 높다.
미국의 SF 작가였던 론 허버드가 돈이 되는 종교를 만들고자 1954년에 창설한 신흥종교로, 여러 헐리우드 스타들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십만의 신자들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70년대엔 세뇌된 신도 5천여 명이, 교주인 허버드에 비판적인 공문서를 보유한 정부 기관들에 침입해 도청 및 절도를 벌였던 것으로도 악명 높다. 이러한 작전은 <백설공주 작전>으로 알려졌으며, 여전히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락치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사이언톨로지의 기본 교리는, 에어럴이 설파한 내용과 놀랍도록 흡사하다.
중심 교리는 다음과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 옛날 잔인한 우주 문명에 의해 지구로 쫓겨난 것이다.
우리 모두 수천조 년의 역사가 있는 불멸의 영혼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이언톨로지의 교리와 방식에 따라 유한한 육신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추가로, 사이언톨로지교 내에선 최종적으로 1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일종의 정화를 거치는 오디팅이라는 과정이 존재한다. 해당 과정과 교리 수업을 모두 마쳐야만 비로소 사이언톨로지교의 진리이자 내부 가르침이 하사되는 것이다.
그 가르침이란 다음과 같다.
"4천조 년이 더 된 우주의 역사에서, 7500만 년 전 은하연합의 통치자였던 지누(Xenu)라는 외계인이 인구 과밀 현상을 해결하고자 수십억의 시민들을 납치해 지구로 끌고 간 뒤 수소폭탄을 터뜨려 그들을 살해한다.
(BBC Panorama/The Road to Total Freedom?)
이어 육신을 잃은 영혼들을 감옥 시스템을 통해 지구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는 세뇌 과정을 통해 자아를 상실하도록 만든다.
그처럼 길을 잃은 영혼들이 우리 인간에게 들러붙어 있으므로, 사이언톨로지의 의식과 정화를 거쳐야만이 진정한 영혼을 되찾을 수가 있다."
<외계인 인터뷰> 책의 작가인 스펜서는, 바로 이러한 종교의 독실한 신자였다.
그가 해당 책을 발간할 당시엔 벌써 40년에 가까운 신자 경력을 지녔을 정도였다.
또한 책에 등장하는 '인형 몸(doll body)'이나 '스페이스 오페라(space opera)'는 용어 그리고 대부분의 개념 및 관용어구들은, 바로 사이언톨로지에서 강조하는 교리들이다.
결론적으로, 이 <외계인 인터뷰 책>은 일종의 사이언톨로지 찬가이자 전도서였던 셈이다.
여담으로, 과거 20세기에 사이언톨로지의 영향력과 득세가 엄청났기에 이와 같은 '외계인론'이 컬트적인 인기를 구사하기도 했다.
하여, 지금도 국내외의 UFO/외계인 음모론자들 중 자신도 모르게 이러한 '외계인론'에 입각한 주장 및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을 정도다.
"탐욕의 광신교 사이언톨로지. 이 제국이 전 세계 신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끌어모으는 방법" (Tim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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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인터뷰> 속 문제의 외계인 에어럴(Airl).
이 Airl을 애너그램으로 변환하면 Liar가 된다.
참조
<Alien Interview> Lawrence R. Spencer
<Secrets and Lies> David Southwell
-끝- 감사합니다
첫댓글 헐 나 이 음모론 개좋아했는데... 사이비였어?ㅡㅡ
아 머야 냄새가 난다고 했더니 사이언톨로지
오 흥미진진하게 읽음ㅋㅋㅋ 근데 영화 외계+인이랑도 비슷하다 스토리가ㅋㅋ
아냐 나한테는 찐이라고~~~~
헐 나도 이 음모론 좋아했는디 미친 사이언톨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