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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쯤에, 월드컵 관련단체인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측으로부터 브라질 축구의 저변을 소재로 한 원고를 부탁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단체에서 발행하는 잡지인 '월드컵 문화시민' 5월호에 벤치마킹 브라질편을 기고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문화시민운동협의회측에서 발행하는 '월드컵 문화시민'이라는
잡지는 비매품인 관계로 일반에 널리 배포되지 않고, 축구협회를 비롯하여 관공서나 언론사 같은 곳에만 비치되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접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졸고이긴 하지만 간략하게나마 브라질 축구의 전반을 살펴본다는 취지에서 쓰여진 것이므로 이곳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그런데, 원고를
작성한 시점이벌써 지난해 초이므로 현재의 브라질 리그의 구조나 운영 방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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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 7 | 브라질
브라질 영토 자체가 세계 최대 축구장
축구황제 펠레와 지코를 비롯해 월드컵을 빛낸 브라질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의 숫자는 유럽 대륙 전체를 통틀어 배출된 스타급 선수들보다도 훨씬 많다. 게다가 브라질은 20여 개가 넘는 주에서 독자적인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각 주리그에 소속해 있는 팀들을 전부 합하면 유럽
대륙 전체의 팀들을 합한 것과 맞먹을 정도이다. 월드컵 본선 전회 출전·최다우승·최다경기 출전·최다승·최다골이라는 기록은 우연의 소산이 아닌 것이다. - 박정수(축구 칼럼니스트)
과거 브라질이 FIFA 랭킹 1위를 고수하며 '월드컵의 영원한 우승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축구계를 주름잡는 강호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왜 유독 브라질만이 특별한 강자로 취급되는가 하는 점이었다. 여기 그 답이 있다.
첫째는 쟁쟁한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다. 축구황제 펠레와 지코를 비롯해 월드컵을 빛낸 브라질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의 숫자는 유럽 대륙
전체를 통틀어 배출된 스타급 선수들보다도 훨씬 많다. 게다가 브라질은 20여 개가 넘는 주에서 독자적인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경기장과 축구 관련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각 주마다 주리그를 관장하는 축구협회가 별로도 조직되어 있으며 주리그에 소속해 있는 팀들을 전부 합하면 유럽 대륙 전체의 팀들을 합한 것과 맞먹을 정도이다. 등록된 선수만 수백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을 지도하고
관리하기 위해 고용된 축구 지도자만도 수십만 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거의 매 시간마다 축구 관련 기사들을 송고하는 무수히 많은
축구 관련 전문기자들과 각 방송사 및 신문사에 소속된 축구해설자들을 합하면 축구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종사자만도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것이 바로 브라질이다.
이 폭넓은 저변의 잠재력이 월드컵 본선 전회 출전·최다우승·최다경기 출전·최다승·최다골 등 월드컵에 관한 한 거의 대부분의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축구의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해 준 것이다.
축구팬들 "내용 없는 승리는 용서 못한다"
흔히 '삼바축구'로 불리는 브라질 축구는 기술축구로 유명하다. 브라질이 특유의 기술축구를 고유 컬러로 무장하게 된 데에는 승부 자체보다도 '보여주는 축구'에 열광하는 축구문화에 힘입은 바 크다. 브라질에서는 아무리 승부에서 이겼다 하더라도 무미건조한 축구를 구사하게 되면 혹독한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승부에 우선하여 모든 선수들이 매끄러운 볼센스를 바탕으로
하는 세련된 기술축구를 연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선수만이 팬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자연 선수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자신만의 확실한 기술을 보유해야만 하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축구는 곧 삶이자 문화다. 전국민이 환호하는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다. 선수들은 엔터테이너가 되어야만 존재할 수 있으며 구단들에게는 이러한 엔터테이너들을 발굴하고 육성할 의무가 주어진다. 브라질 축구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도 '보여주는 축구'의 영향이다. 뭔가 보여주려면 축구가 자연 공격지향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하나, 브라질 축구의 특징은 빠르고 호쾌한 플레이보다 '부드럽고
절묘한 플레이'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이 브라질 축구 특유의 스타일은 유럽 스타일의 롱패스보다는 잘게 썰어가는 숏패스와 좁은 공간을
헤쳐나가는 아기자기한 드리블 축구를 낳았다. 역대 월드컵대회 때마다 전세계 축구팬들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유럽 축구를 유연한 삼바리듬으로 요리해내는 브라질 축구의 화려함에 매료돼 왔다.
그러나 이 특징들이 거꾸로 브라질 축구의 발목을 잡기도 했다. 70년멕시코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후로 94년 사상 첫 4번째 우승을 달성할
때까지 브라질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고의 경기를 펼치면서도 번번이 결승 길목에서 탈락하는 불운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경기에는 이기고도 정작 승부에는 지는 현상을 놓고 전세계의 축구
전문가들은 이유를 분석하는 데 골몰했다. 바로 '보여주는 축구' 때문이었다. 브라질처럼 스코어에 관계없이 골을 지향하는 공격 일변도의
축구는 그만큼 상대의 역습에 많이 노출되므로, 이탈리아나 독일처럼
모험을 자제하면서 적당한 시점에서 뒷문을 걸어잠그는 축구가 승리에 더 유리했던 것이다.
동시에 브라질은 '세계 유소년 축구의 사관학교'로 불린다. 최근 브라질 축구 유학을 통한 기술축구의 접목이 일본축구 급성장의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중국 등과 같은 아시아권 국가에서 청소년들의 브라질 축구유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브라질은 독일이나 잉글랜드 같은 유럽국가들만큼 뛰어난 시설을 갖추고 있진 못하지만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체계화된 유소년 훈련 프로램과 이들을 일류선수로 다듬어 낼 만한 풍부한 지도자 자원을 갖추고 있다.
유소년들의 훈련은 승부보다 철저하게 '즐기는 축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성장기 소년들의 연령대를 감안하여 무리한 체력훈련을
지양하고 볼을 다루는 기량과 포지션에 대한 이해에 많은 비중을 둔
훈련이 진행된다. 그 결과 대부분의 훈련 프로그램은 실전 형태로 이루어지며 단순히 득점하는 데에 치중하기보다는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역점을 둔 훈련이 주를 이룬다.
'지코 축구학교' 등 옛 스타들의 사설 교육 급증
현재 브라질의 수많은 프로구단들은 각기 19세 이하, 16세 이하 등으로 연령대를 나누어 선수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구단이 실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하여 구단의 청소년팀의 선수로 발탁되기 위해서는 평균 500 대 1을 넘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이들이 정식 선수로
등록되는 것은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와도 같은 현실이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오는 유학생이 늘어나다보니 '지코축구학교' 같은
과거의 유명 스타들이 운영하는 사설 축구 교육기관이 급증하는 추세다. 각 프로구단들이 운영하는 기존의 유소년 축구교실만으로는 이들을 수용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과거 브라질 축구의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카레카와 오스칼 등도 개인 축구학교를 개설하고 있다. 이들
축구학교의 장점이라면 역시 각 포지션별로 전문화된 양질의 코칭 스태프들로부터 선진축구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며, 부수적으로 재능
있는 선수들이 각 구단의 공식 테스트를 받고 브라질에서 선수로 등록할 기회를 잡을수 있다는 점이다.
5인조 실내축구가 무척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브라질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실내에 골대를 설치하여 축구를 즐기는 풋살(Futebol de Salao)을 흔히 볼 수 있다. 각 학교마다 회사마다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풋살팀들이 조직되어
있다. 명문 프로구단들도 풋살팀을 조직하여 별도의 리그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이다.
풋살은 좁은 공간에서 세밀한 드리블과 빠른 패싱으로 경기가 진행되는 관계로 성장기의 소년들이 볼감각을 익히는 데에 단연 최고의 프로그램으로도 꼽힌다. 80년대 플라멩고의 유명스타인 주니오르나 신세대 축구황제인 호나우두도 어린 시절 풋살팀에서 기술을 익혔다고
한다. 5인조 실내축구인 풋살 부문과 해변 모래밭에서 벌어지는 비치사커 부문에서도 브라질은 세계 정상권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브라질의 20여 개 주는 제각기 독자적인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경제의 중심지인 상 파울로주와 브라질의 옛 수도 리우 데 자네이로주는 예로부터 브라질 축구의 쌍벽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명문 클럽들을 보유하고 있다. 상 파울로주에는 축구황제 펠레를 배출했었던 산토스를 비롯하여 브라질 전역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응원단을 보유한 코린티안스와 전통의 명문 팔메이라스와 상 파울로가 이른바 4대 명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리우 데 자네이로주에는 플라멩고, 바스코다가마, 보타포고, 플루미넨시가 이른바 이 지역을 대표하는 4대 명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브라질의 손꼽히는 금광지대로서 브라질 산업의 토대를 제공해 주었던 미나스 제라이스주에 속한 크루제이로와 아틀레티코 MG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자리잡으며 그동안 숱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출해왔다.
그리고 브라질의 최남단에 위치한 히오 그란데 두술주에 속한 그레미오와 인테르나시오날 또한 그동안 수많은 타이틀을 차지하며 브라질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문 팀으로 이름이 높다.
그러나 그동안 명문의 프리미엄과 재정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브라질
축구를 좌지우지했던 이들 4대 지역리그의 명문 클럽들이 근래의 남미 경제 위기 등의 영향을 받아 과거의 절대 우위를 상실하면서 최근에는 지역 평준화 현상이 보이기도 한다.
각 주별 리그와 동시에 브라질컵 전국대회 개최
브라질의 20여 개 지역리그는 브라질 축구를 구성하는 기본 세포다.
보통 3월 초부터 각 주별로 주리그가 펼쳐지며, 같은 기간 동안 지난해의 브라질선수권 성적을 토대로 브라질 전역에서 약 40여 강팀들이
초청되어 브라질 컵(Copa do Brasil)을 놓고 패권을 다투게 된다. 주리그 중의 대표격인 상 파울로 리그(Campeonato Paulista)와 리우 데
자네이로 리그(Campeonato Carioca)는 유수의 매스컴에서 이들 리그의 주요경기들을 중계하고 분석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리그와 별도로 양 리그의 축구협회가 손을 잡고, 과거
전력 점검에 비중을 두고 교류전 형식으로 치러지던 리우-상 파울로컵(Copa Rio-Sao paulo)을 활성화시켜 두 리그 소속 명문클럽들을
앞세워 흥행을 노리는 또 다른 메이저 타이틀 대회가 만들어졌다.
여름에는 4대 지역 리그에 소속된 팀들을 중심으로 국내외의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8개 팀을 초청하여 홈앤드어웨이로 단시일 내에 우승자를 가리는 챔피언스컵(Copa dos Campeaoes) 대회가 열린다. 그리고 가을부터 이듬해 겨울까지 브라질 내에서 가장 권위 있고 유서 깊은 브라질선수권대회(Campeonato Brasileiro)가 개최된다. 이 대회에는 각 지역리그별로 우승팀들과 상위 랭커들이 참가하는데, 홈앤드어웨이로 약 5개월 간에 걸친 대장정에 돌입하여 한 시즌을 결산하며 브라질 축구의 최강자를 가려낸다.
그리하여 브라질컵대회의 우승팀과 챔피언스컵 우승팀 그리고 브라질선수권대회 우승팀과 준우승팀을 포함한 4팀이 다음해 남미컵(Copa Libertadores)에 브라질을 대표하여 출전하게 되어 있다.
by)_FALCAO
첫댓글 역시 자국 리그가 발전을해야 선수육성에도좋고...쩝 부럽다.. 축구의 대한 브라질국민의 인기도 한몫한듯 ㅎㅎ 우리나란 언제 저렇게될라나
최강이져 넘넘 좋아하는 브라질축구 매력만으로 본다면 네덜란드축구빠게 대항할 축구가 없을듯
cm3 브라질 리그 오류나는 이유를 이제야 알듯
타고난 신체적 조건에.. 어려서부터 축구를 하는 열정.. 그리고, 뛰어난 시스템.. 역시 브라질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