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창회 준비를 하며 - 원래마음
여고 동창회 40회 기대표를 맡게 되었다.
첫 번째 경계.
내가 회장을 하겠다고 수락을 하자 직전 회장 친구가 얼른 장부와 통장과 도장을 안겨준다. 엉겹결에 받아왔는데 총회를 하려 하니 앞서서 했던 임원친구들이 활동했던 일들을 정리해서 보고를 해주는 일이 맞겠다 싶어 회장 친구에게 그동안 해 왔던 행사들을 대충 정리해서 보고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배추를 심어 배추 장사를 하게 되어 바쁘고 힘들지만 해주겠다고 해서 한 가지는 해결이 되었다.
두 번째 경계.
에전부터 생각해 왔던 동창회 명칭 문제
‘전주여고 40회’
이 명칭이 경계거리였다. 내가 처음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친구를 초대할 때에 어떤 친구가 전주여중만 함께 다니고 여고는 다른 학교를 다닌 친구를 초대한 일도 있고 전주고는 ‘북중’이 없어지자 ‘북중 43회’ ‘전고 46회’명칭을 사용하며 행사를 하는 것을 보니 우리도 전주여중이 없어졌으니 전고에서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전주여중학교만 졸업한 친구들도 함께 할 수 있어 좋겠다는 생각을 하여왔다. 남동생과 외삼촌도 북중만 졸업했지만 전고 친구들과 잘 어울려서 활동하고 즐기고 있고 선배들도 전주여중 졸업생들과 함께 활동하는 사진을 올려주어서 초대 회장과 직전 회장 나와 함께 재무를 해줄 친구와 4명이 의논하는 카톡방에 글을 올렸다.
‘예전부터 전주여중 친구들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선배들도 전주여중 졸업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전고 애들도 함께 하고 있고 ~. 우리도 <전주여중 16회 전주여고 40회> 이렇게 하면 어떨까?’
라고 올렸더니 초대 회장을 한 친구의 답글
‘전여고만 졸업한 친구들이 소외감을 느낄 거고~ 크게 일 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순간 마음이 요란해진다.
‘크게 일 벌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라는 글귀가.
‘왜? 요란하지?’
난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이 먼저인데 저 친구는 소외감을 느끼는 친구의 마음이 먼저이구나. 그건 알겠는데 크게 일벌리지 말라는 말 뜻은? 그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재무를 해주기로 한 친구가 전주여중을 나오지 않았다는 것. 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 친구가 소외감을 느낄 것이고 재무도 안해줄수 있다는 것.
잠시 멈추어 생각을 하고 재무를 맡아줄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자기도 남편이 전고를 나와서 북중과 함께 하는 것 보아왔다고 괜찮다고 나의 생각대로 하라고 말해주어 잘 해결이 되었다.
세 번째 경계.
식순을 미리 4명 카톡방에 올리고 다른 토의 안건있는지 생각해봐 달라고 하였는데 반응이 없어서 그대로 해도 되나보다 하고 있는데 초대 회장 친구의 톡이 왔다.
‘열심히 잘해보려는 너에게 정말 박수를 보낸다~. 그런 너에게 초치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마는 식전 행사 전고 졸업생 시낭송을 꼭 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구나~~. 혹 미리 예약이 되어있는지도~~~. 이선희씨가 전고 기대표하는 것을 지켜 본 네가 그것을 따라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지~~~. 나의 솔직한 생각을 말하는 것이니 이해해주고 순례 경임이의 솔직한 생각도 들어보는 게 좋겠나는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
직전 회장
‘나도 식전행사 마음에 안드는데~~’
초대 회장의 톡 글이 마음을 요란하게 한다. 얼마전에도 나에게 전화를 해서는 내년 총동창회에서 오카리나 하지말라고 해서 당연히 애들과 상의해서 더 많은 친구들이 할 수 있는 것 해야지 라고 말했는데~~. 이건 또 뭐지?
내가 너무 추진력이 좋다고 시기하는 건가?
그냥 시낭송 그거 안하면 안되냐? 라고 말해도 될 것을 잘해보려고 하는 건 좋은데 설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어젯밤 열심히 만들어 놓은 생채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확~ 말아버려?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멈추어서 생각해보니 그 친구가 예민하게 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친구 남편이 폐렴으로 3주 입원해서 치료를 받았는데 폐암이 의심이 된다며 큰 병원에 가서 기관지 내시경을 해보라해서 예수병원에 입원해서 검사받고 치료중에 있다. 자기 남편은 암일지도 모른다는 초조한 마음인데 나의 남편과 친구들은 건강하고 즐겁게 활기차게 활동하고 있으니 화도나고 부럽기도 해서 그럴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아니. 그건 아니고 12월 2일 밤 시낭송 공연이 삼성문화회관에서 있는데 좌석이 너무 많으니 공연장 채우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어 짧게 하나 하고 광고하고 싶다고 자꾸 부탁해서~. 싫으면 하지말라고 할게.’
라고 톡을 했는데
‘그럼 네가 회의 끝나고 잠깐 홍보하면 되겠네~. 승영아~ 식전 행사는 우리 친구들이 오히려 의하해하고 싫어할 것 같으니까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거라~~.’
알았다고 말했지만 다시 요란해지는 마음
‘식전 행사는 우리 친구들이 오히려 의하해하고 싫어할 것 같으니까 심사숙고해서 결정하거라~~.’
‘그냥 홍보하면 되겠네.’라고 했으면 됐지. 뭘 의하해하고 싫어할 것 같으니까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라고? 남편이 아파서 마음이 요란한 것을 이해가 가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니
‘니가 회장해라. 아~ 짜증나~. 생채도 가져다 주지 말까?’
하는 유치한 마음도 일어난다.
‘차 운전도 못하는 애가 남편 식사 때 맞추어 병원까지 걸어서 오고가고 힘든 하루 하루를 보내느라 반찬 만들 시간도 없을 텐데~. 빼빼 마른 게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지난 번 사다 준 갈비탕도 정~ 말 맛있게 잘 먹었다고 고맙다고 했는데~ . 그냥 가져다 주자.’
전화를 하니 집에 있단다. 생채 만든 것 가지고 간다고 하니 생채 좋아한다고 문밖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생채를 건내주고 오니 마음이 좋다.
검사 결과를 물으니 치료 더 해보자는 말만 했다고 한다.
암이 아니기를 기도해본다.
잠시 전. 어떤 샘의 카스가 올라왔다. 오카리나 연주회 한 것. 그 사진속에 초대 회장 친구도 들어있다.
‘남편이 입원해 있는데도 할 것을 다! 하네~.’
‘남편이 아파도 계획된 연주는 해야지. 프로그램 속에 들어있고 본인이 빠지면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할 수 밖에 없었겠지~.’
참 많은 마음들이 일어났다 사라졌다 다시 올라왔다 내려갔다 한다.
첫댓글 한해동안 행사를 정리해서 보고 해주면 좋지요? //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이 있지요 ... 그러나 그것을 조율해가며 나의 뜻대로 진행해 가는 것도 능력이지요 // 행사는 행사고 반찬은 반찬이지요. 잘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