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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족자부(知足者富)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유하다는 뜻으로, 가난하더라도 자기 분수를 알아 만족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항상 부유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다.
知 : 알 지(矢/3)
足 : 발 족(足/0)
者 : 놈 자(耂/5)
富 : 부자 부(宀/9)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켜 만족함을 아는 것이 안분지족(安分知足)이다. 남을 위하여 태어난 성인도 드문 만큼 만족을 아는 사람은 웬만한 수양을 하지 않고선 더 귀하다. 예로부터 만족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말한 선현이나 금언이 많은 것도 그만큼 어려워서일 것이다. 깨우치는 내용도 동서양의 철인들이 하나같이 비슷비슷하다.
'행복은 만족하는 인간에게 속한다', '자기의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 자는, 바라던 것을 얻게 되어도 역시 만족하지 못한다' 등이 서양이라 하면, 동양에선 유독 도교(道敎)의 창시자인 노자(老子)가 만족에 관한 말을 많이 남겨 압도적이다. 만족을 아는 사람이 바로 부자라는 노자의 이 성어가 같은 의미다.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말기 상하 두 편 모두 81장의 '도덕경(道德經)'을 남긴 노자는 자연법칙에 따르고 인위적인 것을 배격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창했다. 간단한 운문체로 심오한 의미를 함축한 것이 특징인데 33편 판덕(辦德) 장에 마음의 부자 이야기가 나온다. 부분을 먼저 보자.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지족자부 강행자유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넉넉하고, 힘써 행하는 자는 뜻이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도를 지켜 욕망에 끌려가지 않으면 불만이 없고, 뜻을 세워 근면역행하면 마침내 뜻을 이루게 된다는 당연한 얘기다. 이 말의 앞부분부터 좋은 말이 등장한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지인자지 자지자명)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
남을 안다는 것은 약간의 지혜로도 파악할 수 있는데 자신을 능히 알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혜 이상의 사물을 똑똑히 살필 수 있는 명찰력(明察力)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란다.
이어지는 것이 유명한 자승자강(自勝者强),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는 사람이지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더욱 강한 사람이란 성어다. 앞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한다는 지족불욕(知足不辱)은 44장 입계(立戒) 장에 나온다고 소개했다. 46장의 검욕(儉欲) 장에는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불행이 없다고 화막대어부지족(禍莫大於不知足)이라 했다.
이처럼 지족(知足)을 강조한 노자의 가르침은 '명심보감(明心寶鑑)'의 안분(安分)편에 다수 실려 이어 받는다.
知足可樂 務貪則憂
(지족가락 무탐즉우)
만족함을 알면 즐거울 것이요, 탐하기를 힘쓰면 곧 근심이 된다.
知足者 貧賤亦樂
(지족자 빈천역락)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빈천도 또한 즐거울 것이요,
不知足者 富貴亦憂
(부지족자 부귀역우)
만족함을 모르는 사람은 부귀해도 역시 근심한다.
욕심이 더 큰 욕심을 낳는 일반 사람에겐 이런 말이 들어오지 않지만 그래도 서양격언을 보탠다. '만족이 바로 행복이다(Contentment is happiness).'
■ 지족자부(知足者富)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부자라는 뜻이다. 노자(老子) 제33장 변덕(辯德)에 나온다.
知人者智, 自知者明.
남을 아는 것을 지라 하고, 자신을 아는 것을 명이라 한다.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남을 이기는 것을 유력이라 하고,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
知足者富.
스스로 족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부자다.
强行者有志.
도를 따라 세차게 나가야 비로소 뜻을 얻었다고 하겠다.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자기의 근원을 잃지 않으면 영원할 수 있고, 죽어도 도를 잃지 않으면 장수할 수 있다.
노자는 속세에서 말하는 지혜와 힘과 도에 입각하여, 참다운 명(明)과 강(强)을 말하였다. 그리고 참다운 부는 지족에서 얻을 수 있으며, 뜻을 얻는다는 것은 무위자연의 도를 끝없이 세차게 행하는 것이라 하였다.
즉 '도를 따라 세차게 나가야 비로소 뜻을 얻었다고 하겠다'는 바로 주역(周易)의 건괘상전(乾卦象傳)에서 말한 "군자는 스스로 강하여 그치지 않는다(君子以自强不息)"의 경지와 같다. 또한 노자는 "근원적인 도를 잃지 않아야 영원할 수 있고, 몸은 죽어도 실체는 도와 더불어 영원히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지족이란 말 그대로 자신에게 만족하는 것이다. 설원담총(說苑談叢)에 "부는 만족할 줄 아는 데에 있다"고 했으며,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만족할 줄 알면 항상 즐겁다"고 하였다. 부(富)는 '많다, 넉넉하다, 여유가 있다'는 뜻이지만, 노자가 말하는 것은 물질적이 아닌 정신적인 '부'이다.
■ 물의 덕과 지혜(水德智慧)
중국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서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있다. 이는 물의 덕(德)을 찬양하는 말로 성인의 처신함이 마치 물과 같아 조금도 무리하지 않고 오직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법에 따라 살기 때문에 재앙을 당하는 일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상대적일수 있는 선악(善惡)의 세계를 초월한 최고의 선(善)은 물과 흡사하다 하겠다. 사실 우리가 먹는 물은 모든 만물에 혜택을 주어 자라나게 하지만 인간은 쉽게 생각하고 만다. 그렇다고 물은 덕(德)을 인정받기 위해 누구와도 다투는 일이 없다. 즉, 물은 언제나 가장 낮은 곳을 돌아 머물고자하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노자는 물이 도(道)와 비슷하다고 말 한다.
인간의 수양된 자세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면 물에서 그 정신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일 수 있다. 물이 얕은 곳에 머물 듯이 사람 또한 낮은 평지를 택하여 갈 줄 알아야 하고 타인에게 은혜를 베풀 때는 물이 만물을 위해 희생하듯이 보수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즉, 사심없이 남모르게 베풀고 자연이 흐를 때와 멈출 때를 아는 신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를 할 때도 물이 만물을 절로 자라나게 하듯이 백성이 저절로 다스려지게 해야 하고 물이 흘러 깊은 곳을 채우듯 백성의 원성을 듣지 않게 심중을 다스리고 국민을 위해야 한다. 물같이 자기를 낮추는 마음가짐은 특히 권력자와 정치하는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또한 만물을 낳는 물은 상대적 존재임으로 도(道)와 같은 절대적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노자는 절대적 가치가 선(善)인 이상 절대적인 악(惡)이란 것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세간(世間)에 선악(善惡)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일지라도 때와 장소에 따라서 선(善)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노자는 그러한 것을 악(惡)이라 말하지 않고 불선(不善)이라고 했다. 불선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선으로서는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道)의 작용이 그 물건 위에 완전히 나타나 있으면 그것을 소위 선(善)이라 한다.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능히 지키지 못하고 부귀하고 교만하면 스스로 재앙을 끼치게 된다.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은 하늘의 도리다. 세상 사람들은 이런 자연의 원리를 모르기 때문에 재물을 욕심내어 한없이 쌓으려고 한다. 그러나 금은보화가 집에 가득하면 능히 다 지키지 못하고, 부귀하고 교만하면 원망과 재앙을 스스로 불러들일 뿐이다. 자연의 원리란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기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나게 마련이다.
만족함을 아는 사람이 부유한 사람이고 힘써 행하는 사람은 뜻이 있는 사람이다. 자기 분수를 아는 사람은 그 지위를 지속하고, 죽어도 잊혀지지 않는 사람은 영원토록 사는 것이다.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듯이 자신을 잘 아는 지혜, 이것이 참다운 해안(解安)이다. 그래서 이와 같은 참다운 지혜를 지닌 사람을 현명하다고 말한다.
지족자부(知足者富)에서 드러나듯 욕심만 쫓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자산이 많이 있어도 언제나 마음은 가난하다. 그러나 욕심을 버리고 지금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언제나 부유하고 행복하다. 진실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정신과 영혼에 있다.
사리사욕에 얽힌 소아(小兒)를 초월하고 대아(大我)를 위하여 사는 사람은 육체가 없어진 뒤에도 정신과 영혼이 영원히 살아 있어 결코 죽는 일이 없다. 이것이 참다운 의미의 장수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낮추는 물과 같이 우리는 욕심을 덜어내고 참되게 살아가야 할 마음가짐이 절실히 요구된다.
▶️ 知(알 지)는 ❶회의문자로 口(구; 말)와 矢(시; 화살)의 합자(合字)이다.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을 말한다. 많이 알고 있으면 화살(矢)처럼 말(口)이 빨리 나간다는 뜻을 합(合)하여 알다를 뜻한다. 또 화살이 꿰뚫듯이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한 일이나, 말은 마음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알다, 알리다, 지식 등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知자는 '알다'나 '나타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知자는 矢(화살 시)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知자는 소전에서야 등장한 글자로 금문에서는 智(지혜 지)자가 '알다'나 '지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후에 슬기로운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 智자는 '지혜'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고 知자는 '알다'라는 뜻으로 분리되었다. 智자는 아는 것이 많아 화살이 날아가는 속도만큼 말을 빠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知자도 그러한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그래서 知(지)는 (1)사물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정신의 작용하는 힘. 깨닫는 힘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알다 ②알리다, 알게 하다 ③나타내다, 드러내다 ④맡다, 주재하다 ⑤주관하다 ⑥대접하다 ⑦사귀다 ⑧병이 낫다 ⑨사귐 ⑩친한 친구 ⑪나를 알아주는 사람 ⑫짝, 배우자(配偶者) ⑬대접(待接), 대우(待遇) ⑭슬기, 지혜(智慧) ⑮지식(知識), 앎 ⑯지사(知事) ⑰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인(認), 살펴 알 량/양(諒), 알 식(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닐 행(行)이다. 용례로는 알고 있는 내용이나 사물을 지식(知識),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을 지혜(知慧),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지혜로운 성품을 지성(知性), 지식이 있는 것 또는 지식에 관한 것을 지적(知的),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을 지각(知覺), 지식과 도덕을 지덕(知德), 아는 사람 또는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봄을 지인(知人), 새로운 것을 앎을 지신(知新), 은혜를 앎을 지은(知恩), 지식이 많고 사물의 이치에 밝은 사람을 지자(知者),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자기 분에 지나치지 않도록 그칠 줄을 앎을 지지(知止),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을 널리 아는 것을 주지(周知), 어떤 일을 느끼어 아는 것을 감지(感知), 비슷한 또래로서 서로 친하게 사귀는 사람을 붕지(朋知), 기별하여 알림을 통지(通知), 인정하여 앎을 인지(認知), 아는 것이 없음을 무지(無知), 고하여 알림을 고지(告知), 더듬어 살펴 알아냄을 탐지(探知), 세상 사람들이 다 알거나 알게 함을 공지(公知), 서로 잘 알고 친근하게 지내는 사람을 친지(親知), 나이 50세를 말함으로 50세에 드디어 천명을 알게 된다는 나이를 달리 이르는 말을 지천명(知天命), 천명을 알 나이라는 뜻으로 나이 오십을 이르는 말을 지명지년(知命之年), 자기를 가장 잘 알아주는 친한 친구 또는 서로 뜻이 통하는 친한 벗을 일컫는 말을 지기지우(知己之友),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으로 적의 형편과 나의 형편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말을 지피지기(知彼知己),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말을 지행합일(知行合一), 누구나 허물이 있는 것이니 허물을 알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말을 지과필개(知過必改),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지명인사(知名人士), 지식과 행동이 한결같이 서로 맞음 또는 지식과 행동이 일치함을 일컫는 말을 지행일치(知行一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뜻으로 믿는 사람에게서 배신당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지부작족(知斧斫足), 알면서 모르는 체함을 일컫는 말을 지이부지(知而不知), 형세가 불리한 것을 알면 물러서야 함을 이르는 말을 지난이퇴(知難而退), 모든 일에 분수를 알고 만족하게 생각하면 모욕을 받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족불욕(知足不辱), 은혜를 알고 그 은혜에 보답함을 이르는 말을 지은보은(知恩報恩), 지자는 도리를 깊이 알고 있으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미혹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불혹(知者不惑), 사리에 밝은 사람은 지식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함부로 지껄이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지자불언(知者不言), 밝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드러내지 않고 대우大愚의 덕을 지키는 일을 일컫는 말을 지백수흑(知白守黑), 대우를 잘 받아서 후의에 감격하는 느낌을 이르는 말을 지우지감(知遇之感), 족한 줄을 알아 자기의 분수에 만족함을 일컫는 말을 지족안분(知足安分), 족한 것을 알고 현재에 만족하는 사람은 부자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지족지부(知足知富) 또는 지족자부(知足者富), 간악한 꾀가 많아 선을 악이라 하고 악을 선이라 꾸며 대어 상대방을 곧이 듣게 함을 이르는 말을 지족식비(知足飾非) 등에 쓰인다.
▶️ 足(발 족, 지나칠 주)은 ❶상형문자로 무릎에서 발끝까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발을 뜻한다. 한자(漢字)의 부수(部首)로 되어 그 글자가 발에 관한 것임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足자는 '발'이나 '뿌리', '만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足자는 止(발 지)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것이다. 그러나 足자에 쓰인 口자는 성(城)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止자가 더해진 足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사실 足자는 正(바를 정)자와 같은 글자였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글자가 분리되면서 正자는 '바르다'나 '정복하다'를 뜻하게 되었고 足자는 단순히 '발'과 관련된 뜻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足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발의 동작'이나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足(족, 주)은 소, 돼지, 양, 개 따위 짐승의 무릎 아랫 부분이, 식용(食用)으로 될 때의 일컬음으로 ①발 ②뿌리, 근본(根本) ③산기슭 ④그치다, 머무르다 ⑤가다, 달리다 ⑥넉넉하다, 충족(充足)하다 ⑦족하다, 분수를 지키다 ⑧물리다, 싫증나다 ⑨채우다, 충분(充分)하게 하다 ⑩만족(滿足)하게 여기다 ⑪이루다, 되게 하다 ⑫밟다, 디디다 그리고 ⓐ지나치다(주) ⓑ과도(過度)하다(주) ⓒ더하다, 보태다(주) ⓓ북(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돋우다(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주) ⓔ배양(培養)하다(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 짙을 농(濃), 도타울 돈(敦), 넉넉할 유(裕), 풍년 풍(豊), 발 지(趾), 남을 여(餘), 넉넉할 요(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손 수(手)이다. 용례로는 죄인의 발에 채우는 쇠사슬을 족쇄(足鎖), 발자국으로 걸어오거나 지내 온 자취를 족적(足跡), 발바닥이 부르틈을 족견(足繭), 바쳐야 할 것을 죄다 바침을 족납(足納), 무덤 앞의 상석 밑에 받쳐 놓는 돌을 족석(足石), 발바닥을 때림 또는 그런 형벌을 족장(足杖), 발뒤꿈치로 땅을 눌러 구덩이를 만들고 씨를 심음을 족종(足種), 발을 이루고 있는 뼈를 족골(足骨), 발자국 소리를 족음(足音), 발가락으로 발 앞쪽의 갈라진 부분을 족지(足指), 발의 모양 발의 생김새를 족형(足形), 발로 밟아서 디딤 또는 걸어서 두루 다님을 족답(足踏),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마음에 모자람이 없어 흐뭇함을 만족(滿足), 일정한 분량에 차거나 채움을 충족(充足), 손과 발로 손발과 같이 마음대로 부리는 사람을 수족(手足), 기관이나 단체 따위가 첫 일을 시작함을 발족(發足), 아주 넉넉함으로 두루 퍼져서 조금도 모자람이 없음을 흡족(洽足), 매우 넉넉하여서 모자람이 없음을 풍족(豐足), 스스로 넉넉함을 느낌을 자족(自足), 제 분수를 알아 마음에 불만함이 없음 곧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을 지족(知足), 충분히 갖추어 있음을 구족(具足), 보태서 넉넉하게 함을 보족(補足), 어떤 장소나 자리에 발을 들여 놓음을 측족(廁足), 아랫사람이 웃사람을 공경하는 일을 예족(禮足), 머리와 발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수족(首足), 발 가는 대로 걸음을 맡김을 신족(信足), 발을 잘못 디딤을 실족(失足), 발 벗고 뛰어도 따라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능력이나 재질 등의 차이가 두드러짐을 이르는 말을 족탈불급(足脫不及), 흡족하게 아주 넉넉함을 일컫는 말을 족차족의(足且足矣), 넉넉하여 모자람이 없든지 모자라든지 간에를 일컫는 말을 족부족간(足不足間), 발이 위에 있다는 뜻으로 사물이 거꾸로 된 것을 이르는 말을 족반거상(足反居上), 발이 땅을 밟지 않는다는 뜻으로 매우 급히 달아남을 이르는 말을 족불리지(足不履地), 자기 자신이나 또는 자기의 행위에 스스로 만족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만족(自己滿足), 발과 같고 손과 같다는 뜻으로 형제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깊은 사이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족여수(如足如手), 치마를 걷고 발을 적신다는 뜻으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을 건상유족(蹇裳濡足) 등에 쓰인다.
▶️ 者(놈 자)는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者(자), 者(자)는 동자(同字)이다. 원래의 자형(字形)은 耂(로)와 白(백)의 합자(合字)이다. 나이 드신 어른(老)이 아랫 사람에게 낮추어 말한다(白)는 뜻을 합(合)하여 말하는 대상을 가리켜 사람, 놈을 뜻한다. 또는 불 위에 장작을 잔뜩 쌓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회의문자로 者자는 '놈'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者자는 耂(늙을 노)자와 白(흰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者자는 耂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노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者자의 갑골문을 보면 이파리가 뻗은 나무줄기 아래로 口(입 구)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탕수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즙을 받아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사탕수수'를 뜻했었다. 후에 者자는 '놈'과 같은 추상적인 대상을 지칭하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者(자)는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여, 어느 방면의 일이나 지식에 능통하여 무엇을 전문적으로 하거나 또는 무엇을 하는 사람임을 뜻하는 말 (2)사람을 가리켜 말할 때, 좀 얕잡아 이르는 말로서, 사람 또는 놈 이란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놈, 사람 ②것 ③곳, 장소(場所) ④허락하는 소리 ⑤여러, 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⑥이 ⑦~면(접속사) ⑧~와 같다 ⑨기재하다, 적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신문이나 잡지 따위에 글을 쓰거나 엮어 짜냄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기자(記者), 학문에 능통한 사람이나 연구하는 사람을 학자(學者), 책을 지은 사람을 저자(著者), 살림이 넉넉하고 재산이 많은 사람을 부자(富者), 힘이나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생물 또는 집단을 약자(弱者), 그 사업을 직접 경영하는 사람을 업자(業者), 달리는 사람을 주자(走者), 어떤 종교를 신앙하는 사람을 신자(信者), 어떤 일에 관계되는 사람을 관계자(關係者), 물자를 소비하는 사람을 소비자(消費者), 근로에 의한 소득으로 생활하는 사람을 근로자(勤勞者), 해를 입은 사람을 피해자(被害者), 노동력을 제공하고 얻은 임금으로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을 노동자(勞動者), 희생을 당한 사람을 희생자(犧牲者), 부부의 한 쪽에서 본 다른 쪽을 배우자(配偶者), 그 일에 직접 관계가 있는 사람을 당사자(當事者), 권리를 가진 자 특히 선거권을 가진 자를 유권자(有權者),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인생의 무상함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일컫는 말을 회자정리(會者定離), 일을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결자해지(結者解之), 먹을 가까이하면 검어진다는 뜻으로 나쁜 사람을 가까이하면 그 버릇에 물들기 쉽다는 말을 근묵자흑(近墨者黑), 붉은빛에 가까이 하면 반드시 붉게 된다는 뜻으로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근주자적(近朱者赤),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죽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 세상만사가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생자필멸(生者必滅), 소경의 단청 구경이라는 뜻으로 사물을 보아 알지도 못하는 것을 아는 체함을 이르는 말을 맹자단청(盲者丹靑), 생존 경쟁의 결과 그 환경에 맞는 것만이 살아 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차차 쇠퇴 멸망해 가는 자연 도태의 현상을 일컫는 말을 적자생존(適者生存), 소경이 문을 바로 찾는다는 뜻으로 우매한 사람이 우연히 이치에 맞는 일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맹자정문(盲者正門), 입이 관문과 같다는 뜻으로 입을 함부로 놀려서는 안 됨을 이르는 말을 구자관야(口者關也),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한 사람은 은혜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갈자이음(渴者易飮), 가난한 사람이 밝힌 등불 하나라는 뜻으로 가난 속에서도 보인 작은 성의가 부귀한 사람들의 많은 보시보다도 가치가 큼을 이르는 말을 빈자일등(貧者一燈),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이라 한다는 뜻으로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임을 이르는 말을 자승자강(自勝者强), 성공한 사람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성공자퇴(成功者退), 세상일은 무상하여 한번 성한 것은 반드시 쇠하게 마련이라는 말을 성자필쇠(盛者必衰), 떠나간 사람은 날로 소원해진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친밀한 사이라도 죽어서 이 세상을 떠나면 점점 서로의 정이 멀어짐을 이르는 말을 거자일소(去者日疎) 등에 쓰인다.
▶️ 富(부유할 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畐(복; 술 단지에 물건이 가득 차 있다)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富자는 '부유하다'나 '성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富자는 宀(집 면)자와 畐(가득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畐자는 항아리에 술이나 물건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득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가득하다'라는 뜻을 가진 畐자에 宀자를 결합한 富자는 집안에 재물이 가득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富(부)는 집에 재산이 넉넉하고 많다는 뜻으로 ①부유하다 ②가멸다(재산이 넉넉하고 많다) ③성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④풍성풍성하다(매우 넉넉하고 많다) ⑤어리다 ⑥세차다 ⑦부자(富者) ⑧행복(幸福)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부유한 나라를 부국(富國), 넉넉하고 강함을 부강(富强),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음 부유(富有), 부자가 많이 사는 마을을 부촌(富村), 부잣집을 부호(富戶), 농토와 농사의 규모가 크고 수입이 많은 농가나 농민을 부농(富農), 부자답게 생긴 골격을 부골(富骨), 재물이 풍성함을 부성(富盛), 가멸고 번영함을 부영(富榮), 가난함과 넉넉함을 빈부(貧富), 재물을 모아 부자가 됨을 치부(致富), 큰 부자를 거부(巨富), 넉넉하고 많음을 풍부(豐富), 첫째 가는 부자를 갑부(甲富), 살림이 넉넉함을 요부(饒富), 부유한 나라와 강한 군사라는 말을 부국강병(富國强兵), 나라를 풍요롭게 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부국안민(富國安民), 재물이 많고 지위가 높으며 공을 세워 이름을 떨침을 일컫는 말을 부귀공명(富貴功名), 부귀는 하늘이 부여하는 것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부귀재천(富貴在天), 온 천하의 재부를 모두 혼자 차지했다는 말을 부유천하(富有天下), 겉으로 보기에는 가난한 듯하나 속은 부유함을 이르는 말을 내부외빈(內富外貧), 뜬구름같이 덧없는 부귀라는 뜻으로 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부귀를 이르는 말을 부운부귀(浮雲富貴)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