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용주사를 방문했다. 용주사는 정조임금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을 경기도 양주 배봉산에서 화산 현륭원(현 융겅릉)으로 이장하고 묘지를 돌보고 넋을 기리는 사찰로 왕실의 원찰이다.
용주사에 도착하니 불자들과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용주사는 경내로 들어가려면 정문을 지나야 한다. 정문에는 악귀가 드나드는 것을 막고 불법(佛法)을 보호한다는 무섭게 생긴 사천왕(四天王)이 좌우에서 지키고 있다. 불자들은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사천왕에게 합장을 한다.
정문을 지나 30여 m쯤 가면 왼편으로 '효행박물관'이 있다. 효행박물관에는 정조임금이 기증한 보물 1754호로 지정된 불설대보 부모은중경(佛說大寶父母恩重經), 정조의 친필 봉불기복제(奉佛祈福際), 봉림사 목조아미타불 좌상 복장유물 등 다양한 문화재가 전시되었다.
불설대보부모은중경
용주사는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홍살문과 궁궐양식의 삼문이 있다. 홍살문은 불교를 숭상하던 고려 때 성행했다.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시대는 왕릉의 묘지나 향교, 서원, 궁궐, 관아 등의 입구에 정문으로 세웠다. 사인들은 충신이나 효자, 열녀 등의 사표가 된 인물을 추앙해 이들의 집 앞에 표창(表彰) 의미로 홍살문을 세웠다.
호살문과 삼문(기와지붕)
홍살문을 지나면 삼문(三門)이다. 중앙문과 좌우로 양문이 있고 양문에 연결지은 각각 7 칸의 요사체가 있다. 평소에는 동문으로 들어가 서문으로 나오는데 오늘은 중앙문을 개방했다. 중앙문에 들어서니 5층석탑이 있고 뒤에 보천루(寶天樓)가 있다. 보천루 누각의 기둥은 궁궐의 건축 양식을 따라 돌기둥으로 세워졌다. 보천루 1층은 대웅보전으로 가는 통로다. 통로 계단에 오르면 삼존 불상(三尊佛像)을 모신 대웅보전(大雄寶殿)이다.
각양각색의 연등으로 대웅보전 행사장이 화려하다
15일 10시 반 대웅보전에는 월성 주지스님을 비롯한 20여 명의 스님들과 내빈 등 수백여 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을 봉행한다.
이날 행사는 식전공연, 명종, 개회, 도량결계, 등공양, 삼귀의례, 반야심경, 찬불가, 시상식, 내빈소개, 봉축사, 축사, 청법가, 입정, 봉축법어, 봉축가, 발원문, 사홍서원, 찬불의식 순으로 진행한다. 식전 공연으로 법고 나비춤에 이이어 장구춤을 춘다.
공연이 끝나고 부전스님의 명종에 이어 화동들의 도량결계 다음으로 스님과 내빈이 함께 부처님께 등공양을 한다. 이어서 스님들과 불자들이 다 같이 삼귀의와 반야심경 암송에 이어서 유훈석 성악가의 바리톤 찬불가를 부르고 내빈소개를 한다.
이어서 화성시장의 봉축사,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내빈 축사가 끝나고 청법가, 선원스님의 입정, 봉축법어 용주사합창단의 봉축가를 부른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신도회장의 발원문 스님들과 내빈들의 관불의식을 마치고. 다 같이 사홍서원 암송으로 부처님 오신 날 봉축행사를 모두 마쳤다.
필자는 법요식이 끝나고 경내를 돌아봤다. 용주사의 중심 건물인 대웅보전은 삼존불상을 모시고 있다.
대웅보전 삼존불상에 불공을 드리는 스님과 불자들
대웅보전 왼편에는 국보 120호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범종각이 있다. 범종은 신라시대의 종 양식을 따른 고려초기에 만들어진 범종으로 높히1,44 m, 지름이 0,87 m, 무게 1,5톤이다. 맨 위에 소리울림의 융통이 있고 용이 여의주를 물고 있다.
국보 120호로 지정된 범종
범종각 뒤에 천불전(千佛殿)이다. 천불전은 옥(玉)으로 만든 부처님 천분을 모신 전각이다. 천불전 위에는 십 방 칠 등 각(十方七燈閣)이다. 대웅보전 뒤 오른편에는 호성전과 부모은중경 석탑이 있었는데 20년 8월 화재로 인해 소실되었다. 호성전은 복원해 사도세자와 혜경궁홍 씨의 위폐와 정조 임금과 효의 왕후 네 분의 위폐를 봉안했다.
사도세자. 혜경궁 홍씨, 정조임금, 효의왕후 네분의 위폐를모신 호성전
지장전, 관음전 등 전각을 두루 둘러보니 전각마다 부처님을 모셨고 불자들이 수도 없이 드나들며 불공을 드린다. 필자도 우리나라 국가안보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인들과 일부 국민들의 갈라진 마음을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하나가 되도록 부처님께 합장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점심 배식을 기다리는 불자들
법요식을 마치고 용주사에서 불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배식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수백여명이 줄을 섰다. 경내에는 곳곳에 천막을 치고 천막 안에서 점심을 먹는 불자들로 북적댄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데 방문객들은 끊임없이 줄을 잇는다.
첫댓글
아성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불자인 저로서는 부처님 오신날을 사진과 글로 경축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깨달음을 쌓아 삶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합장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