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적 자원인 30~40대 노동자 계층이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지난해 하반기 청년실업부터
시작된 '실업공포'는 자영업자와 여성 취업자를 위협하더니 이제 핵심 근로계층인 가장들의 일자리마저 앗아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30, 40대 남성 취업자 수는 757만3천명으로 1년 전에 비해 8만9천명 감소했다.
이 연령대 남성 취업자 수가 이렇게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1999년 3월 이후 10년 만이다.
앞으로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그 여파가 중소기업까지 파급되면 이들의 '실직공포'는 더 심각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장의 실직은 정상적인 가족생활을 파괴한다. 이들의 실업은 개인의 실업이기보다는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돼 버린다. 가장의 경제적 능력이 아이의 경쟁력이 되어 버린 현실이 아닌가.
사교육은커녕 학용품조차 제대로 사줄 수 없는 가장들이 증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절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실직 가장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다.
정부는 28조9천억원의 추경 중 4조9천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그 효과는 미지수다.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인턴, 공공근로, 기간제 일자리와 같은 임시방편적 정책으론 분명 한계가 있다.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때가 왔다. 북유럽 사례같이 제대로 된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
정책적 역량이 무엇보다 필요한 때다. 실업급여 연장, 실업자 재취업 교육 강화와 같은 사회안전망 확충에도
빈틈이 없어야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과 정치권은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민생 경제 살리기보다는 정치 파워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판국이다.
기업 역시 기득권 유지 유혹을 버리고 상생의 차원에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해야 한다.
구조조정은 마지막 수단으로 미뤄두는 인내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