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칠보山, 한 폭의 산수동양화(山水東洋畵)를 바라보다.
(충북 괴산군 장연면과 칠성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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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전선이 북상한다는 일기예보가 발표 된지 꽤 오래 됐는데도 비 소식은 없고
날씨는 점점 한 여름의 더위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올 1월부터 지금까지 카페지기 “파란하늘”이 산행이사 대행을 하면서 좌석예약제가
정착되었고,
회원들의 연령대도 젊어져 활기가 넘치고 있으며 회원 수도 안정적으로 고정화되면서
우리산악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는데
오늘 괴산 칠보山 산행을 마지막으로 산행이사대행 직을 그만 두게 되었다.
아쉽고 안타까워 만류를 해보았지만 본인의 의지가 확고해서 어쩔 수 가 없었다.
몰려드는 회원들로 좌석정리를 하느라고 “파란하늘”이 아침부터 정신이 없다.
몇 사람을 이해시켜 돌려보냈어도 50명의 회원들이 괴산 칠보山산행에 참여했다.
카페지기 “파란하늘”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보내고 싶다.
회갑잔치를 수연(壽宴)이라고 한다.
부모가 살아 있다면 아버지가 회갑이든, 어머니가 회갑이든 수연(壽宴)에서
자식들의 절과 술을 받는 사람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아니라 부모 모두가 받는다.
회갑에서 부부는 한 사람인 것이다.
회갑이라고 해서 부부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전통에는 없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의 시절에는 칠십까지 살기 어려우니 육십(회갑)
에 잔칫상을 차렸다.
인생일백고래희(人生一白古來稀)의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구십(구순)에 잔칫상을 받아야 할 것 아닌가.
100세 시대, 살아 있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이 더 필요하다.
금광산악회를 보라!
83세의 “노형”은 산행 1팀의 선두를 다니고 80세의 “윤례”매씨도 다람쥐처럼
산을 잘 오르지 않는가.
100세 시대, 잔칫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이 바로 잔칫상인 것이다.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 나는 그곳에 없어요, 잠들어 있지 않아요, /
나는 천 갈래 바람이 되어 불고 / 눈송이 되어 보석처럼 반짝이고 /
햇빛이 되어 익어가는 곡식 위를 비추고 / 잔잔한 가을비 되어 내리고 있어요, /
당신이 아침의 고요 속에서 깨어날 때. / 원을 그리다 비상하는 조용한 새의 /
날개 속에도 내가 있고 / 밤하늘에 빛나는 포근한 별들 중에도 내가 있어요. /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 나는 그곳에 없어요. 죽은 게 아니랍니다.
(메리 엘리자베스 프라이 詩 “내 무덤 앞에서 울지 말아요.” 全文)
오늘은 충북 괴산에 있는 칠보山을 찾기로 했다.
칠보(七寶)산은
충북 괴산군 장연면과 칠성면 경계에 있는 높이 778m의 산으로 보개산과 인접해
함께 등반하기에 좋은 산이다.
서쪽의 쌍곡계곡을 사이에 두고 군자산과 마주하고 있어 괴산군이 자랑하는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에도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칠보山의 아름다움은
산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암릉에 있다 할 수 있는데,
칠보(七寶)는 불교의 무량수경이나 법화경에 나오는 일곱 가지 보물인 금, 은, 산호,
진주, 거저(바다조개), 마노(석영), 파리(수정)처럼 아름답다 하여 칠보라는 이름이
붙었다.
칠보산은 아름다운 암릉 사이로 우거진 노송(老松) 숲은 암릉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킬 뿐 더러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고 했다.
사실 칠보산은 2011년에 금광에서 한 번 다녀온 산이지만 그동안 많은 산을 다녔고
시간이 흘러 생각이 가물가물하다.
광주에서 충북 괴산은 멀기는 멀었다.
충북교직원하계휴양소를 지나 산행기점인 떡 바위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었다.
산행버스는 산행1팀을 내려주고 하산지점인 절말 쌍곡휴게소로 떠났다.
오늘 산행코스는 떡 바위에서 출발:-
청석고개 -칠보山정상 -거북바위 -이정표삼거리 -신선폭포 -장성峰갈림길 -강선대
- 쌍곡폭포 -쌍곡휴게소로 내려오는 코스다.
산행은 곧 바로 시작되었고 떡 바위가 있는 민가 옆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칠보山
등산길이 나왔다.
나는 산행1팀 후미 조에 참여해 산을 오르기 시작했으며 “산으로”가 후미정리를
하면서 동행해주었다.
산행 로는 잘 정비되어 있었고 송이버섯 산지이어서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산행 로 이외의 길은 들어갈 수가 없는 외길산행이어서 길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1시간여를 걸어 청석고개에 도착하니 653봉으로 가는 길이 출입통제 되어있다.
6월의 산은 짙푸른 나뭇잎으로 덥혀있어 해가 보이지 않고 그늘이 져있어
산행하기에는 안성맞춤이지만 더위 때문에 땀은 비 오듯 흘러내린다.
청석고개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산행1팀 2조가 때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함께 합류해 함께 점심을 했다.
점심을 먹고 0.6km를 더 올라가니 칠보山정상이 나왔다.
산의 이름에 비해 “칠보山 778m”란 1자로 세워진 조그만 표지石에 실망했다.
정상에서는 각연寺와 청석 골 계곡이 내려다보이는데
청석 골 골짜기에는 신라시대에 창건한 각연寺와 석조비로자나불좌상(보물: 제433호),
통일대사탑비 등이 있다고 한다.
바위가 나무에게 의지하듯, 나무가 바위에 의지하듯 서로 아슬아슬한 모양새들하며
수많은 바위와 노송들이 서로 부둥켜안은 듯, 밀어내듯 절묘한 모양새를 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었다.
덕가산과 희양산, 군자산, 장성峰, 대야산, 조항산, 청화산이 바라다 보인다.
정상에서 666봉, 643봉, 628봉, 627봉, 608봉, 538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살구나무 골”, “시묘 살이 골”로 내려가는 길도 모두 출입통제 되어있었다.
중절모바위, 거북바위를 지나면서 산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댁그 길,
댁그 계단 때문에 아슬아슬한 암벽과 암봉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신선폭포, 장성峰갈림길, 강선대를 지나 목교를 건너면 탐방지원센터가 나오고
센터 앞 계곡으로 쌍곡폭포가 있었다.
쌍곡구곡 중 제7곡으로 8m의 반석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마치 여인의 치마폭처럼
펼쳐 보인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으나 계곡은 맑고 깨끗하지만 가뭄으로 수량이
적어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하산시간은 4시 30분이었다.
산행버스가 기다리는 절말 쌍곡휴게소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넘었다.
산행은 4시 40분에 완료되었다.
충북 음성 인삼판매장 공터에서 하산酒를 먹었다.
오늘 하산酒는 찰밥에 돼지머리고기, 소주와 맥주, 막걸리가 합세했다.
되돌아가는 거리가 멀어 갈 길이 바쁘다.
여름 해는 길어도 언젠가는 서산으로 넘어간다.
북성중학교 앞에서 집에 갈 09번 간선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집에 올 거요 말 거요!” 아내의 볼멘 전화 목소리가 들린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중략하고)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고 정희의 詩 “상한 영혼을 위하여”에서)
(2014년 6월 27일)
첫댓글 후기글을 통해 다시 한번더 칠보산의 아름다움에 머물러 봅니다 .~~ 감사합니다.
항상 댓글을 달아주는 꽃사랑님 고마워요.
회장님. 정말 미안합니다*끝까지 모셔야 했는데 혼자만. 빠져 나오는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습니다**그래도카페지기로 남아 있으면서 힘껏 도와 드리겠습니다. 힘내세요
이게 정상인가 했더니 또 앞산이 버티고 있는 심정이데요, 그동안 회원 관리하랴, 좌석예약제 운영하랴
고생이 많았습니다. 좋은 인연 게속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