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민중행동대회, 세찬 비 뚫고 힘찬 출범식 가져

[이종일]

장애민중행동대회, 세찬 비 뚫고 힘찬 출범식 가져


투쟁! “자랑스러운 장애인 동지들, 우리가 역사의 주인”

이훈희 기자 bara@withnews.com     입력시간 : 2007. 09.05. 18:29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애민중행동대회 출범식이 열렸다. ⓒ위드뉴스

장애민중대회가 출범식을 알렸다. 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기, 경남 등 전국 각 지역에서 모인 280여 참가자들의 환호성 아래 개막된 ‘투쟁’이란 구호.

출범식 개회 선언이 있은 직후 최용기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장의 장애민중대회 경과보고가 있었다.

경과보고에서 최용기 회장은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의 절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다”라면서 “동지들이 있기에 우리의 투쟁은 외롭지 않다. 연대해준 동지들이 자랑스럽다”라고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 투쟁을 통해 보건복지부 깨달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비가 내렸다. 이 시간 경찰은 화단을 바리케이트 삼아 장애인들의 행진을 봉쇄하려 했다가 항의를 받고 철수했다.

첫 번째 연대사를 한 박경원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인권 변호사인 노무현 씨가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 이 나라의 인권은 김대중 대통령 때보다 더 좋지 않다”며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특정정당의 후보로 나서지 않았는가. 그는 장애인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표를 구걸하기 위해 장애인에게 허리를 굽힐 것이다. 이들의 아부를 믿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경원 부위원장은 “민중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장애인의 투쟁을 지지한다”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전국 빈민연합 김흥현 회장의 목청은 더욱 컸다. “지금 이 시간 일산에서도 장애인대회가 열린다고 알고 있다. 이들은 호텔에서 사진을 찍고 자기들만의 투쟁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역사의 주인이 아니다. 들러리일 뿐이다. 여러분들이 역사의 주인이다. 증거가 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등 장애인 법 2개를 통과시키지 않았는가.”

또 “일자리를 뺐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비정규직 아줌마를 경찰 투입하여 짓밟는 이 사회에 인권이 존재하는가. 장애인을 시설에 보내고, 골방에 가두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있단 말인가. 새빨간 거짓말일 뿐이다. 전국빈민연합은 장애민중행동 대회의 출범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범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라고 덧붙였다.

“장애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힘차게 투쟁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위드뉴스

김옥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연단에 올라서 장애민중행동대회에 오기까지의 힘들었던 개인적 심정을 털어놓았다.

“아이에게 4일 동안 집을 비운다고 하자, 아이가 엄마 마음대로 집을 비우니 나도 내 마음대로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대꾸했다. 결국 긴급 가족회의를 가져야 했다. 남편이 4일 동안 휴가를 내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으로 해결됐다.”

김옥주 공동대표는 꿈을 말했다. “내 아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달라고,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갈 수 있게 해달라고, 땀 흘리며 노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게 이 사회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여러분이 희망이다. 내 아이의 웃음소리와 함께 행복하게 살 고 싶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투쟁 또 투쟁이 필요하다.”

출범선언문은 송정문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낭독했다. 선언문 낭독에 앞서 송정문 회장은 경남 양산에서 있은 장애인 생존권 투쟁 때 딸을 데리고 나갔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장애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본 딸이 이렇게 말했다는 것. “엄마, 장애인은 인간이에요. 장애인이 인간이 아니라면 뭐예요?”

선언문 낭독은 “장애인도 인간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참가자 전체의 구호 소리와 함께 이어졌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삶의 역사는 철저한 억압과 차별의 역사였다. 이러한 역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신자유주의 시장논리가 절대선이 되어버린 21세기의 한국사회에서 장애민중의 삶의 권리는 다시 한 번 난도질당하고 있다....이 사회에서 가장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계층인 장애민중의 힘으로, 전장연의 투쟁으로 장애해방의 새 역사를 만들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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