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21 08:43]
호텔업계 '숙면 마케팅' 뜬다
호텔 자체 개발 기능성 침대 제공, 한국형 온돌 베개로 알레르기 퇴치
국내 특급호텔들이 나른한 봄철을 맞아 고객 유치를 위해 최상의 숙면을 보장하는 기능성 침구를 내세워 공격적인 숙면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소피텔 앰배서더 호텔 등 특급호텔들은 최근 첨단 수면 과학 기술을 적용한 침대를 직접 개발해 일부 VIP 객실에 도입하거나 숙면을 위한 기능성 베개까지 준비했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은 최근 일부 객실에 미국 셰라톤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기능성 침대인 '스위트 슬리퍼 베드'를 도입했다.
이 침대에 사용된 매트리스는 척추 뼈와 골격의 위치 등을 고려한 인체공학적 설계로 신체의 굴곡 부위를 골고루 받쳐줘 눕는 순간 피로가 풀리게 된다. 또한 기존 매트리스 보다 많은 930개 코일의 뛰어난 원형 복원 작용 때문에 뒤척임으로 인한 숙면 장애가 없다.
워커힐 호텔은 이처럼 '스위트 슬러퍼'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클로렐라와 아몬드, 선인장 가루 등 천연재료가 함유된 수제 초콜릿도 함께 제공해 숙면을 도울 계획이다.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도 최고의 수면을 즐길 수 있는 '헤븐리 베드'를 선보이고 있다.
미국 웨스틴 본사가 3천만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헤븐리 베드는 매트리스 바닥과 윗면에 완충 작용을 하는 필로우 탑 매트리스가 깔려 침구가 몸을 감싸 안는듯한 포근함을 제공한다.
푹신한 거위털 이불과 3장의 순면 커버 등 가장 아래의 매트리스 위에 도합 10겹의 시트가 깔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베개도 항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쳐 편안함을 더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VIP 객실인 클럽 플로어 룸에 호텔이 직접 개발한 '마이베드'를 비치해 특히 체구가 큰 외국 비즈니스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이베드는 단단한 매트리스에 편안한 수면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천연 침구류를 더한 기능성 침구 세트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숙면에 효과적인 국화 향 베개와 혈액 순환 및 신진대사를 돕는 옥 베개 등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베개의 종류만 10가지에 이른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측은 "깃털 베개에 알레르기가 있는 고객에게는 피부 자극이 없는 솜 베개를 추천한다"면서 "속을 메밀로 채운 한국 전통의 온돌 베개는 연령층이 높은 고객이나 일본 고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도 VIP 객실인 클럽 플로어 룸의 모든 침대에 기본 매트리스 외에도 약 5cm 높이의 오리털 매트리스가 추가로 들어가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숙면 마케팅은 누적된 피로를 숙면을 통해 풀려는 비즈니스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면서 "종종 자신이 사용한 침대를 구입하겠다는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찰]
숙면 마케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두 단어의 결합이 너무 생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기사를 차차 읽어내려 갈수록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이용하고 싶어할만한 마케팅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자리에 관해선 관대한 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일상에서 지친 피로를 잠을 통해 풀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필요로 인해서 호텔을 찾았지만 가끔 왠지 모를 부족함을 느끼게 될 때가 있다. 이것은 인적서비스로도 만족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 이런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숙면 마케팅이야 말로 부족한 2%를 충족시켜줄만한 것이 아닐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VIP 전용으로 하고 있다는 것. 가진자만을 위한 마케팅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했다면 좋지 않을까. 편히 쉬고자 하는 욕망은 가진 자와 가지지 못 한 자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숙면 마케팅이 확산되어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을 상대로 할 수 있는 대중 마케팅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