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사상으로 어루만지는 이 시대의 아픔
지은이 강용원
출간일 2014년 7월 23일
출판사 미래를소유한사람들
사 양 140*205
가 격 13,000원
면 수 240쪽
ISBN 978-89-6217-093-1 03150
‘이야기하는 한의사’, 그가 말하는 진정한 인문(人文)
지금 한국 사회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존중, 공동체의 가치와 철학을 잃어버린 탓에 내 몸과 마음, 우리 주변이 병들어 가고 있다. 죽어가던 인문학이 반짝 재조명을 받게 된 것도 병든 사회의 원인을 찾고, 사회가 줄 수 없는 위안을 얻기 위한 것일 터. 그 틈새에서 다양한 동·서양의 철학과 인문학 지식, 그리고 성공 커리어로 무장한 이들이 소위 멘토라고 불리며 ‘힐링(치유)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치유 활동과는 달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근본적인 치유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화려한 수식과 번지르르한 허울만 가득한 치유 활동은 사람들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삶과 마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채 일방적이고 일회적인 공감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진심어린 소통을 통해 깊고 어두운 상처를 꺼내 나누는 대신 그 상처를 이겨내야 한다는 원론적인 언사만이 강압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여전히 우리의 마음이 아프고 고통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자유롭고 안락한 삶을 꿈꾸지만 그 정도의 평범함마저 위협 받고 있는 지금 상황은 곧 인문(人文)이 사라진 인문학의 위기나 다름없다. 이제는 사람의 영혼과 삶의 아픔을 공감하고 돌보는 ‘진정한’ 인문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문한의학’으로 어루만지는 개인의 아픔, 시대의 아픔
이 책은 독자적인 마음치유 체계를 창안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우울증을 탁월하게 치료한다는 평을 받아온 저자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사회치료 처방’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시대의 진정한 인문이란 무엇인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를 때로는 차가운 이성으로, 때로는 뜨거운 감정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사회치료 처방전’의 핵심은 ‘원효’다. 현재 인문치료, 철학치료라고 불리는 수많은 상담 혹은 멘토 프로그램에서는 니체, 프로이트, 융, 칸트, 헤겔 등의 서양철학을 바탕으로 문제의 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땅의 문제를 ‘이 땅의 인문’인 원효로 치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원효가 당시 신라 백성의 아픔을 돌보려고 노력했던 사례를 들어 왜 원효가 이 땅의 실천적 인문학자인지를 설명하고, 원효로부터 이어진 고유의 ‘한사상’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가장 필요한 사상체계임을 설파한다.
‘이 땅의 인문’인 원효를 현대사회의 치료와 접목시키기 위한 저자의 노력은 ‘인문한의학’이라는 새로운 치료 개념으로 발전했다. 병자를 고쳐 돈 버는 데에만 눈이 먼 주류 의학, 주류 한의학과는 달리 인문한의학은 한사상에 바탕한 상담과 침, 한약 등의 한의학 처방을 통해 환자의 육체적 병은 물론 정신적 아픔까지도 어루만져 개인의 치료가 곧 사회의 치료로까지 이어지게 확장하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서로의 모든 아픔을 보듬어 품는 ‘생명연대’다.
인문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한사상은 일상의 사소한 감각이 경험과 실용의 참된 삶으로 연결되는 한국 고유의 사상으로, 원효의 화쟁(和諍)사상으로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원효는 ‘한’이 모순이 공존하는 세계의 구성 원리를 압축하는 단어라고 설명했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며 이를 ‘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책 속으로
인문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은 대화를 통한 소통이, 소통을 통한 평범한 시민의 자유롭고 안락한 삶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평범한 시민의 삶을 자유롭고 안락하게 하려고 국가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고 정치 행위를 하는 것이고 보면 결국 인문학의 위기는 곧 정치의 위기입니다.
_본문 중에서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과학성을 잃고 권력과 자본과 종교의 수탈처가 된 까닭은 화쟁이 구현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열하고 당당하며 따뜻한 화쟁을 통해 비대칭적 대칭의 진실을 복원하는 일이 바로 총체적으로 병들어가고 있는 우리 사회를 치료하기 위한 인문운동이자, 의학운동입니다.
_본문 중에서
인문이니 정치에 입대지 않겠다고 하면 인문이 아닙니다. 인문이니 망가지지 않겠다고 하면 인문이 아닙니다. 인문이니 적어도 헤겔이나 니체를 들먹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인문이 아닙니다. 인문은 내 앞에 살아 있는, 살아가야 할 사람에게 다가가는 소통 가능한 말이며 몸짓이기 때문입니다.
_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강용원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다가 삶의 주체성에 대한 화두와 맞닥뜨렸다. 고뇌 끝에 신학을 공부하여 성직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늘의 길에서 오히려 이 땅의 사회·역사 문제에 눈을 떠 자신이 속한 생명공동체의 고유함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고유함에 깃든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고 사십대 중반에 수능시험을 쳐서 한의대에 입학하였다. 한의학을 중심으로 우리의 생태에 맞는 사상을 폭넓게 공부하였다.
한의사가 된 뒤 만성우울증에 시달려 온 자신의 삶과 그동안 섭렵한 3대 신성 학문을 가로질러 접목시킨 독자적인 마음치유 체계를 정립했다. ‘한사상’, 곧 원효의 화쟁사상에 터 잡은 그의 상담은 현재 한국 사회 전반을 휘감고 있는 마음병에 탁월한 접근일 수 있다는 것이 저간의 평가다. 아픈 사람의 마음을 일일이 보살피는 것과 불의한 사회를 준열하게 비판하는 것이 하나라고 생각하는 그는 이 땅에 새로운 생명연대를 꿈꾸며 인문한의학의 길닦기에 몰두하고 있다.
저서로 《안녕, 우울증》, 《강쌤의 마음수업》, 《송화분-자연치유의 동반자》가 있다.
홀가분한의원이 그의 개인 진료실이다.
차례
마중 말_‘이야기하는’ 한의사 인문을 이야기하다
1장 인문학의 위기란 무엇인가
공포, 탐욕, 무지 증폭구조가 인문학의 위기를 몰고 오다
2장 인문, 인문치료 열풍은 과연 인문적인가
왜, 지금, 하필, 인문치료인가?
인문치료는 과연 치료인가?
무엇이 인문치료인가?
3장 우리의 인문, 원효를 이야기하자
원효를 찾아서
비대칭적 대칭의 진실: 원효 이해의 디딤돌
인문 원효를 말하다
4장 의학에 과연 인문을 어떻게 들여 놓는가
의학은 안녕한가?
무엇이 의학적 인문인가?
{생태(사회)}인문한의학은 어떤 각성을 담는가?
5장 인문한의학적 치료란 무엇인가
원효의 화쟁사상을 치료로 실천하다
배웅 말_‘이야기하는’ 한의사 인문세상 여는 열쇠를 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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