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 보드가야에서 한 철 정진하며 보낸 적이 있었다.
뭐 대단한 굴뚝 신심이 일어나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앞 해에 누군가의 요청으로 <인도불교 성지순례 가이드>를 쓴 적이 있었는데 그때 보드가야 대탑에서 한 철 보내고 싶다는 열의가 일어났었다.
부처님 제자로서 붓다께서 깨달음을 성취한 보드가야 보리수 아래에서 한 철 정도 명상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일어난 것이다.
불자들에게 최고의 성스런 장소에서 한 철 정진이라....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니겠는가?
겨울 순례철이 되면 보드가야는 전 세계에서 수많은 순례객들이 몰려온다.
그 수많은 순례객들이 보드가야의 대탑을 처음 바라보았을 때 어떤 감흥이 일어날까?
티벳 여인이 보드가야 대탑을 바라보며 서 있다.
불자라면 보드가야 대탑을 처음 바라보는 순간 벅찬 감동이 일어날 것이다.
온 몸이 전율할 정도로 감흥이 일어날 장소가 이곳 말고 또 다른 곳은 이 지구상에 없을 것이다.
한 동안 대탑을 바라보며 감흥을 즐기고 나서 계단을 내려가 대탑 안에 들어가 불상에 참배를 한다.
시성 타고르가 이 거룩한 불상을 보고 절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법당 안의 불상에 삼배의 예를 올리고 나와서 대탑 주위를 세 번 돌고 나서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명상에 잠긴다.
이곳에서 한 철 정진하면서 많은 순례객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게 된다.
각 나라의 수많은 순례객들이 각자 자기들의 신행 방식 대로 대탑에 참배를 한다.
어떤 사람은 꽃을 올리고, 어떤 사람은 오체투지의 절을 한다.
어떤 사람은 불상에 가사를 올리고 어떤 사람은 보리수 아래에 앉아 가부좌를 하고 명상을 한다.
각자 나름대로 붓다에게 경배를 올리고 신심을 다지는 것이다.
미얀마 순례단이 붓다에게 올릴 가사를 들고 대탑을 돌고 있다.
보리수 아래에서 태국 스님들이 재가불자들에게 단기출가 의식을 해주고 있다.
태국 신도들이 보리수에 꽃을 바치고 있다.
태국 스님들이 찬팅을 하고 있다. 경배, 삼귀의, 십이연기, 초전법륜경, 무아경, 자애경, 행복경 등을 외운다.
한국 비구니 스님이 오체투지의 절을 하고 있다.
어떤 고행자가 머리에 뜨거운 불을 이고, 양 손에 뜨거운 불을 들고서 앉아 있다.
그는 왜 이런 고행을 하는 것일까?
온몸으로 화두의 불덩이가 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온갖 번뇌 덩어리를 불덩이로 태워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재 자신이 삼계의 뜨거운 불난집[三界火宅]에 들어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보려고 하는 것일까?
태국 순례단이 의식을 행하고 있다.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의 순례단은 의식이 모두 같다.
찬팅을 하고 명상을 하고 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스님의 법문은 이곳에서 불교 역사상 얼마나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한다.
붓다께서 이 보리수 아래에서 뼈와 살이 부서지더라도 깨닫지 못하면 일어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가부좌를 하고 명상에 들어 깨달음을 얻기까지 그 놀라운 사건을 설명한다.
중국과 우리나라 순례단은 일단 기도가 우선이다.
목탁, 징, 북을 두드리고 염불 기도를 하고 축원카드를 읽는다.
이곳에 얽힌 역사적 사건과 교리에 대한 설명은 그럼 누가 하는가?
그것은 여행사 가이드 몫이다.
한국 스님들은 그런 것은 잘 모른다.
붓다께서 이곳에 깨달음을 얻은 자리라는 정도만 안다.
나머지 골치 아픈 세세한 것은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목탁치고 기도하고 축원카드를 읽는다.
세상에서 제일 무식한 스님들이 한국 스님들일 것이다.
한국 스님들이여! 성지 순례를 가려거든 공부 좀 하고 가라.
그리고 여행사 가이드에게 설명을 맡기지 말고 직접 여법하고 법문을 해라.
다른 나라 스님들은 열심히 공부해와서 신도들에게 직접 설명하는데 한국 스님들은 신도들과 함께 여행사 가이드 뒤만 졸졸 따라다닌다.
스님이 되어가지고 부처님 성지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다는 무지에 부끄러운 줄 알아라.
1월에는 티벳 불교에서 보드가야 대탑을 거의 전세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칼라차크라 행사를 하기 때문이다.
티벳에는 겔룩파, 닝마파, 까뀨파, 샤카파, 4개의 종단이 있다.
그 4개의 종파가 각기 따로 칼라차크라 행사를 한다.
한 번 하는데 5일이 걸리므로 4개의 종단이 모두 하게 되면 모두 20일이 걸린다.
겔룩파는 때때로 남인도 마이소르에서 칼라차크라를 열기도 한다.
칼라차크라가 열리면 인도 전역에 각 종파의 신도들이 몰려오므로 그때는 보드가야에 방 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때는 방값도 몇 배로 뛴다.
특히 달라이라마 겔룩파가 칼라차크라를 할 때에는 방을 구할 수 없다.
그때를 피해서 성지순례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을 못잡아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샤카파가 칼라차크라를 하고 있다.
닝마파가 칼라차크라를 하고 있다.
칼라차크라를 무상요가탄트라이니, 관정의식이니 뭐니 하면서 거창한 설명을 하지만 별 거 아니다.
우리나라로 생각하면 정초기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절마다 정초 7일기도를 하는데, 티벳에서는 정월에 5일 동안 종파 전체가 한 자리에 모여 정초기도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목탁을 치고 염불을 하면서 기도를 하는데, 티벳에서는 경전을 읽는 것이 기도이다.
세벽부터 저녁까지 5일 동안 주야장창 경전을 합송한다.
그것이 그들의 기도이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인도 보드가야 대탑에서 한 철 정도 정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마 이곳에서 보낸 한 철이 놀라운 경험이 되어 세세생생 그대의 잠재의식에 각인되어 윤회 속에서 좋은 역할을 할지 모른다.
대탑 위로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다.
대탑에서의 한 철 정진이 대탑 위로 떠오른 보름달처럼 찬란한 지혜의 빛이 되어 언젠가 깨달음을 얻어 해탈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그 황홀한 감동이 선업이 되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보리수 아리에서 명상에 잠겨 한 철을 보내보라.
이처럼 환희로운 일을 이 세상 어디에서 경험한단 말인가?
서양 여인이 명상에 잠겨 있다.
베트남 비구니가 명상에 잠겨 있다.
각 나라마다 대탑에서 신행생활이 이렇게 다르다.
남방불교도들은 찬팅을 하고 명상을 하고 법문을 듣는다.
티벳불교도들은 하루 종일 오체투지의 절을 하며 신심을 다지거나 경전을 주구장창 읽는다.
중국불교도들은 북과 커다란 목탁을 치면서 염불을 한다.
한국 스님들은 목탁을 치며 석가모니불을 불러댄다.
반면에 서양불교도들은 다른 모든 것은 일체 생략하고 오직 명상에 잠긴다.
당신은 대탑에 가면 무엇을 할 것인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서 기도를 할 것인가?
아니면 오체투지의 절을 하면서 사라져가는 신심을 다시 세울 것인가?
아니면 경전을 읽으면서 붓다께서 무슨 말씀을 하고자 했는지 그 뜻을 헤아려볼 것인가?
아니면 스치로폴을 깔고 가부좌를 하고 명상에 잠길 것인가?
나는 명상을 권하고 싶다.
찬팅을 하고, 기도를 하고, 오체투지의 절을 하고, 경전을 읽는 것은 신심을 고취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불교의 핵심은 명상이다.
명상을 하면서 내면을 정화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다.
이것이 붓다께서 원하는 것이다.
성지를 순례하면서 보드가야 이외에 다른 모든 성지에서도 명상에 잠겨보라.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할 것이다.
첫댓글 ((()))
스님 감사드립니다._()()()_
이몸이 죽기전에 눈밝은 스승님 밑에서 단 한번이라도 안거한철 나보는것과
인도성지순례 한번 가보는 것인데
스님 글 읽어며 제 바램이 커져가네요~~
보드가야에서 한철보내기~~
사-두 사-두 사-두
감사합니다, 스님_() _
감사합니다~~_(())_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보드가야!!
감사합니다.^^
현장에 가보면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 생생하게 다가올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