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07.10.29~30
주산지 가게 된 동기는 지난 10월초 무갑산 산행 하면서 비인대님 내외와 일산화님이랑 넷이서 약속이 되 있었다.
일박을 하기로 하고 아침 9시반경 만나 여유롭게 구경 해 가며 주산지 근처까지 가 숙박을 하기로 했다.
비인대님은 일부러 구 도로를 택 하시며 그 지방에 대한 얽힌 이야기와 역사론까지 펴시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시니
금방 수안보 온천 앞까지 와 점심을 먹게 되고 보여지는 산마다 단풍이 울긋불긋 그야말로 일산화님이랑은
붉게 타고 있는 산을 보며 그저 저 "산좀 봐" 어머나 "저기 저 산좀 봐" 입을 다물지를 못하고 가을여행에 취하고 만다.
이렇게 건강하게 넉넉한 마음으로 산천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에 감사를 품어보며
탐스럽고 빛 고운 사과 밭에서 사진도 담아보고 억새 핀 하천에서 쉬어도 보며 가을을 마음껏 가슴으로 호흡한다.
안동을 지날 때는 영호루에 올라 시가지도 내려다보며 쉬엄쉬엄 주왕산 가는 길 따라 가니 주산지 이정표가 보였고
오후 5시쯤 넘어서 주산지 주차장에 도착, 작년 가을만 해도 없었던 민박집에 분식까지 겸하는 가계도 있었다
비인대님 주산지까지 확인 해놓고 숙박을 하자시어 어둑한 길로 올라 가는데 푹 파이고 돌도 많았던 길은
신작로같이 훤하고 평평하게 모래로 다져 놓아서 그냥 저절로 발이 옮겨지는 느낌이다.
저녁을 먹곤 주차장 민박집 20여명도 잘 수 있는 크고 깨끗하고 따스한 방에서 새벽 3시반 알람을 맞추고
일찍 잠자리에 들으니 12시쯤 깨여 잠을 설치곤 4시 넘어서 우리 넷은 컴컴한 길을 따라 주산지를 올라간다.
날이 많이 추울거라고 일기에보는 있었지만 포근한 날씨 같았고 그리 춥지는 않았는데 삼각대 세워놓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니
기대했던 물안개는 꼼짝도 안하고 추울 것 같아 일산화님에게 숙소에 가 7시 넘어서 다시 오시라고 보내고
달빛아래 서있다 앉아있다 서성이다 하는데도 체온이 떨어져 점점 추워 지는데 조금씩 훤해져 셔터를 눌러본다.
그렇게 몇 번 누르고 나면 손이 곱아와 손 가락 감각이 없어져오고 발도 시리고 그러나 열심히 비벼가며 모델을 향한다.
그만 접자 하고 시간을 보니 8시 7분, 그 동안 걱정되어 몇 번을 비인대님 일산화님 다녀 가셨는데 저만치서 달애를 털고 계신다.
말랑 말랑한 달애가 제법 많이 손수건에 담아 있었고 나무 꼭대기에는 아직도 파란채 알알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달애..
시장도 하고 해 꽤 많이 먹었는데 아린 맛은 하나도 없었고 제법 단맛이 유년시절의 시간과 향수를 그리게 한다.
짐을 꾸려 영덕에 가 대게를 먹고 울진 불영계곡 들려본 후 집에 가기로 하고 청송을 뒤로하며 빨간 꽃이 핀듯한
사과 밭을 보며 강구에 도착 홍게와 대게를 푸짐하게 먹었는데 비인대님이 혼자 쏘시어 매번 미안해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에서 바람을 쐐며 거닐었는데 늦은 해당화가 곱게 피어 눈길을 끌었고
어느 길목에선 가을걷이한 쓸쓸한 논에 까마귀떼가 새 까맣게 앉았다 날기에 차 안에서 담아 보기도 했다.
불영계곡으로 가는 길엔 설악산 못지않게 아름다웠고 맑은 물과 옥 빛의 조화가 가을빛과 잘 어울린다.
천축산 아래 불영사까지 들려 보려고 올라 가는데 관광객은 아니고 오고 가는 신자들이 모습이 참 많았다.
큰 은행나무와 아담한 산사가 아늑해 보였고 낮으막한 담장이 아직도 인상에 남는다.
부근의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과 비슷하므로 천축산이라 하고, 전면의 큰 못에 있는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낸 후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서편에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치므로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고 한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인연의 소중함을 더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 새롭고 고맙고 감사함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길가에 방치해논 트럭,
임호루(안동)
임호루에 올라 본 풍경
주산지 올라가는 계곡의 달애
꽃빛처럼 고운 사과밭
탐스럽게 달린 감
어느 계곡에서
강구에서
찐 홍게와 대게
어느 바닷가에서
해당화
까마귀떼
불영사 일주문
불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