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7. 주남 저수지.
2018년에 처음 본 뒤로 올해 포항 형산강에서 암컷 한 번 보고 나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주남 저수지에서 이렇게 가까이 찍을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하얀 몸에 검은 무늬가 있는 수컷이 특히 이쁜데 요즘은 갈색 머리에 하얀 턱을 가진 암컷도 수컷 못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비오리에 비해 수컷 머리가 하얗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보입니다. 비오리 수컷은 바다비오리, 호사비오리처럼 목이 길고 머리도 길고 주둥이도 길쭉한데 결정적으로 목 윗부분이 거의 검게 보여서 흰비오리와 첫눈에 구별이 됩니다. 암컷은 대개 머리가 갈색을 띱니다.
흰비오리는 다른 비오리 종류에 비해 목도 짧고 주둥이도 짧아서, 포항 형산강에서 암컷만 보았을 때는 주둥이 모양을 자세히 보지 않고 논병아리 종류인가 착각하기도 했답니다. 사진을 확대해 보니 주둥이 끝이 논병아리들처럼 뾰족하지 않고 오리 주둥이처럼 끝이 둥그스름해서 그제서야 오리 종류인 걸 눈치챌 정도로 흰비오리는 비오리 종류와 생김새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비오리'라는 말의 어원이나 유래를 찾아보니 '빗+오리'에서 왔다는 데는 별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다만 그 '빗'이 '빛'이냐, 아니면 머리 빗는 '빗'이냐 하는 데서 약간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빛'으로 볼 생태적 외형적 특징을 찾기 힘든데, 머리 뒤쪽의 댕기 모양 깃이 펼쳐진 모양이 얼레빗(빗살이 굵고 성긴 큰 빗. 요즘 말로 일명 도끼빗)을 닮아 보여서 이름 유래의 근거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위는 1부1처라서 별 문제 없을 것 같았는데 아래는 1처2부라서 '뭐지?' 이렇게 생각을 했답니다. 무늬가 좀 꾀죄죄한 녀석은 미성숙 수컷 같기도 하고... 아, 모르겠슴다. 사람의 일도 잘 모르는데 새들의 속사정까지 어찌 인간이 다 알려고 하겠슴까? 그런가 보다, 그러고 말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