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진보정의당 전 대선 후보가 새정치 실현 공동선언을 통해 야권 정책연합에 합의했다. 민주당과 진보정당이 대선에서 정책연합을 이룬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심상정 전 후보는 지난 11월 26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민주당과 실무협의를 진행한 결과, 진보정의당이 주장해온 진보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날 심상정 후보는 정권교체 후 개혁정부의 강력한 조력자이자 최대 견제세력이 되겠다고 밝혔고, 문재인 후보는 결선투표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심상정 후보는 새정치 선언문을 통해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고, 결선 투표제 도입, 노동 존중 사회 건설, 경제민주화 실현, 복지국가 건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합의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4.11 총선 전 진보정의당+통합진보당의 전신인 구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의 핵심 쟁점이었던 한미FTA 문제는 선언문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정의당+안철수 세력 모아 2차 용광로 선대위 목표
새성치 공동선언 실무협의를 진행해온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언을 두고 “문재인 후보의 공약 자체가 그동안 진보정당이 어려운 여건에서 주장해온 많은 부분을 이미 수용하고 있어, 쉽게 합의에 이르렀다”며 “이번 선언은 모든 민주진보평화 세력이 함께 정권교체 이후에도 연대와 상혼 존중의 의지를 이어갈 것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공동선언 이후 민주당-정의당-시민사회-안철수 지지자와 캠프 참가자 등이 함께하는 국민연대와 2차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민주당과 정의당은 심상정 전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공동 지원 유세 등의 다양한 공조 방식도 논의 중이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진보정당은 지난 3차례 대선에서 독자 후보 전술을 끝까지 고수했지만, 5년간 이명박 정권의 폭정을 겪고 무엇보다 국민의 정권교체 의지와 절박함을 깊숙이 받아들이고 새정치 공동선언에 이르게 됐다”며 “진보정의당의 공약을 민주당이 수용한 것에 감사드리며, 오늘 공동선언 내용이 양당 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양당 정책 중 약간의 차이는 서로 간 존중하기로 하고 그 부분을 모두 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진보적 정권교체와 개혁 위해 민주진보개혁세력 총결집”
이날 공동선언에서 심상정 전 후보는 “노동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경제민주화”라며 “노동자의 삶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노동3권 실현을 위한 정당의 책임, 땀의 정의를 실현하는 정부의 책임을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심과 정치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민심에 비례해서 의석이 결정되는 제도개혁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결선투표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덧붙였다.
심 전 후보는 이어 “저와 진보정의당은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정부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되기 위해서 후보를 사퇴했다”며 “다음 정부가 이 길을 비켜가지 않도록 가장 강력한 비판, 견제 세력이 될 것임을 약속드린다. 진보적 정권교체와 흔들림 없는 개혁을 위해 민주진보개혁세력이 총결집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심상정의 결단, 한편으론 안타깝다”...결선투표제 강조
문재인 후보는 “공동선언문에 담긴 사항들을 책임 있게 실천하겠다”며 “특히 시급한 노동현안인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제,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의 우선 해결 위해서 노력하고, 진보정당 하시는 분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고 드디어 국민의 공감대를 이룬 경제민주화, 재벌 개혁도 꼭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정책연대와 후보단일화를 했지만 대선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진보정당은 지난 세 차례 대선에서 독자 후보로 진보 정치의 영역을 확대해 왔고 또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으며, 정치에서 소외되어왔던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대변해 오셨다. 이런 성과를 뒤로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선택해 주신데 거듭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결단은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며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시대의 과제 앞에 국고보조금을 받는 정당의 모든 권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정치를 위해서도 대통령 결선 투표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후보는 “심상정 후보의 결단으로 과거세력 대 미래세력의 대결이라는 이번 대선의 성격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문재인-안철수-심상정 연대’가 대한민국의 미래인지, ‘박근혜-이회창-이인제 연대’가 대한민국의 미래인지, 국민께서 잘 선택해 주시리라고 믿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권교체와 새 정치 실현을 위한 문재인-심상정 공동선언 전문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진보정의당 심상정 전 후보는 오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고, 새로운 정치를 펴겠다는 공동의 다짐과 약속을 드립니다.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지난 5년은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민생과 남북관계는 파탄 났습니다. 더 이상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져 온 수구, 기득권세력의 정권을 연장해서는 안 됩니다. 낡은 정치, 개발독재, 시장만능주의와 단절하는 시대교체와 대전환을 이루어야 합니다.
이명박․새누리당 정권하에서 추락한 민주주의와 인권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성장의 결실이 소수의 재벌과 특권층에게 집중되는 왜곡된 경제구조를 극복하고 경제민주화의 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노동의 가치와 권리를 존중하고 서민의 삶을 살피는 민생정치가 구현돼야 합니다. 사회안전망의 획기적 강화로 계층, 지역, 성별에 따라 구조화된 차별과 격차를 해소하고 사람이 우선인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의 기초위에 선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동아시아 평화번영의 공동체를 선도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와 같은 가치에 기반을 둔 문재인, 심상정의 공동선언은 말로만의 약속이 아닌 실천하는 약속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민주, 진보, 개혁, 평화 세력의 폭넓은 연대를 이룰 것이며, 더 큰 국민의 힘을 만들어 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또한 대선 승리 이후에도 상호 존중과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입니다.
12월 19일 반드시 정권교체를 실현해 국민께 드린 약속을 지킬 것을 다짐하며, 다음과 같은 합의를 엄숙히 선언합니다.
첫째,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겠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지 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으며, 진정한 국민통합도 이룰 수 없습니다.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이 저지른 실정의 진상을 규명하고 바로잡겠습니다.
1) 대통령 친인척과 측근 등이 연루되어 축소․은폐된 권력형 부정부패의 진상을 밝히고 반부패종합대책을 실현하겠습니다. 2) 언론장악의 진상을 규명하고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겠습니다. 3) 4대강 사업의 생태파괴 실태를 조사하고 및 생태 복원을 추진하겠습니다. 4) 남북관계 파탄 경위를 조사하고 정상화 조치를 추진하겠습니다. 5) 용산참사와 쌍용차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새 시대를 여는 정치혁신을 확고히 추진하겠습니다.
1)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정당에 대한 지지가 의석수에 비례하여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2) 계층․지역 통합형 인사, 성평등 지향의 정부 구성을 통해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겠습니다. 3)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국세청, 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권력 사유화와 남용, 정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하겠습니다. 그 핵심과제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우선 추진하겠습니다. 4) 국회의 역할은 강화하되, 국회의원의 불필요한 특권은 과감하게 내려놓도록 관련 법제도 개혁을 추진하겠습니다.
셋째,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1) 시급한 노동현안의 해결로부터 노동존중의 가치를 바로 세워가겠습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문제,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 등 노동현안이 법과 상식에 따라 빠른 시간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2)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고, 노동시장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겠습니다. 비정규직의 획기적 감축을 목표로 공공부문의 상시업무는 모두 정규직화 하겠습니다.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불법파견 엄단,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적용 등 4대 입법조치를 실시하고, 이에 따라 필요한 정부의 지원을 시행하겠습니다. 3) 장시간 노동, 저임금 구조를 개선하겠습니다. 최저임금을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 수준으로 높이겠습니다.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후퇴하지 않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습니다. 경제의 균형과 조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헌법에 따른 정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1) 재벌개혁으로 기업의 민주화, 시장의 민주화를 실현하겠습니다.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요건 강화 등으로 총수일가가 모든 계열사를 지배하는 전근대적 시스템을 개혁하겠습니다. 노동자 경영참여제 확대로 기업운영을 민주화하겠습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와 대형유통업 허가제 등을 도입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겠습니다. 2) 금융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공공성을 회복 하겠습니다. 산업은행 민영화를 중단하고, 금융회사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등 금융의 공공성을 강화하겠습니다. 대부업에 대한 규제, 감독을 강화하고, 법정 최고이자율을 25%로 하향 조정하는 등 고리사채와 약탈적 금융을 근절하겠습니다. 서민금융을 정상화하며, 종합적 금융소비자 보호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3)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조세정의를 실현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추진한 부자감세를 전면 철회하고, 종합부동산세등 부동산 보유세제 정상화,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 등 자산가와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재벌, 대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제도를 축소하고 대기업의 최저한세를 높이겠습니다.
다섯째, 사람이 먼저인 복지국가를 만들겠습니다.
1)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출산부터 초등학교까지 국가책임보육을 실현하겠습니다.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대학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고 청년 실업자에 대한 청년취업준비금(구직촉진수당)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빈곤층과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를 늘리고, 기초노령연금을 2배로 인상하는 등 복지국가의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겠습니다. 2)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연간 의료비 100만원 상한제’를 도입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 OECD 수준의 건강보장체계를 도입하겠습니다. 암의 공포로부터 해방된 대한민국을 위해 ‘암 예방 특별법’을 제정하겠습니다. 3)미래를 대비한 생태사회로의 전환을 준비하겠습니다. 재생가능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탈핵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에너지 정의를 실현하겠습니다. 식량안보정책으로 식량자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친환경 농업 전환으로 농업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겠습니다. 4)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성평등 사회를 구현 하겠습니다. 여성의 일자리를 확대하고, 차별 없는 보상체제를 구현하겠습니다. ‘돌봄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일-가정 양립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다양한 가족형태 및 소수자를 존중하는 사회로 전환하겠습니다. 5)경쟁과 차별이 아닌 연대와 협동의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일제고사 폐지, 외국어고, 자사고, 국제고의 단계적 일반고 전환, 초등학교부터 혁신학교 확대로 사교육을 줄이겠습니다. 대학입시제도를 단순화하여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학력·학벌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여 다양한 차별 제도 및 관행을 바로잡겠습니다. 지방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서 지역인재육성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동아시아 평화번영 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1)한반도 평화의 기초위에 안정과 번영을 이루겠습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6.15, 10.4 선언에 근거한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정상화하겠습니다.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교통․에너지․통신망 연결, 북한 핵문제 평화적 해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등을 추진하겠습니다. 2)한중 관계를 강화하고 미래 지향적 한미 관계를 구현하겠습니다. 3)‘평화와 번영의 동아시아 공동체’를 실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대한민국은 후퇴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야합니다. 절망의 끝에 희망의 출구가 있듯,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이 망쳐놓은 이 위기의 끝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출구가 있습니다. 정권교체가 출구입니다. 정권교체가 민주주의입니다. 정권교체가 진보이고 정의입니다. 정권교체가 민생, 복지 평화입니다.
12월 19일 국민의 위대한 선택으로 희망의 출구를 열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2년 12월 2일 민주통합당 대통령후보 문재인 진보정의당 전 대통령후보 심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