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동서 문화의 교차로 튀르키예(Türkiye/터키)
<7> 벨리댄스(Belly Dance)와 세마(Sema)춤
스파이스 바자르 / 벨리(Belly)댄스 / 세마춤(수피파)
저녁에는 벨리댄스를 보러 다리를 건너 아시아 쪽으로 갔다. 극장식 식당으로 그다지 크지는 않은데 몇 가지 식사코스 가운데 아들 녀석이 120유로를 주고 최고급으로 예약하였더니 무대 맨 앞자리로 산해진미(山海珍味)가 그득 차려졌다. 고대 술탄의 할렘을 재현한 쇼는 2시간 정도 진행되었는데 벨리댄스의 그 화려함과 신기(神技)에 가까운 허리 흔들기는 놀라울 뿐이었고 이슬람 수피파(Sufism)의 무아지경에 빙글빙글 도는 세마 춤(Sema whirling dance)도 인상적이다.
벨리댄스(Belly Dance)는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춤으로 글자로 보면 ‘배꼽춤’이지만 배 부분도 움직이기는 하는데 아랫부분인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리는 여성들 춤으로 너무나 섹시하고 환상적인 춤이다.
또 이슬람(Islam)교의 한 분파(分派) 신비주의파인 수피파(Sufism)의 세마춤(Sema Sufi Whirling Dance) 또한 환상적인데 흰 수도복에 둥근 모자를 쓰고 손을 벌린 후 머리를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인 다음 눈은 반쯤 감고 끝없이 빙글빙글 도는 춤이다. 이 춤을 추면 모든 잡념이 사라지고 환상의 세계, 신의 경지에 들어서게 되는 춤이라고 하는데 일종의 기도(祈禱)라고 하겠다.
신기한 것은 보통사람이라면 어지러워서, 혹은 중심을 잃어서 바로 넘어지겠는데 수십 명이 열을 지어 관중들 앞에서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눈을 감고 빙글빙글 한도 끝도 없이 도는데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끝없이 계속하여 돌아가는 것을 보노라면 사람들은 감동할 수밖에 없다.
최고급 식사를 하는 사람들만 계속 무대 위로 불러올려서 쇼에 참가시키는데 나도 수없이 끌려가 곤욕(?)을 치렀다. 나중에는 손님 중에서 술탄(Sultan)을 선정하는데 나와 뚱뚱한 독일 녀석 둘을 놓고 선정하는데 체중에 밀려(?) 독일 녀석이 술탄이 되어 온갖 호사를 누린다. 나는 그 통에 음식도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
여기에서 한쪽 구석에 식사는 하지 않고 차만 마시는 한국 젊은 여성 관광객 10여 명이 있어서,
‘선생님들이지요?’ 하고 물었더니 ‘어떻게 아셨어요?’ 하며 깜짝 놀란다. 선생님이 선생님을 모를까... ㅎ
귀국 전날 가죽 제품 가게와 토산품 점에 들러서 몇 가지 선물을 쇼핑하였다. 특히 질이 우수한 가죽 제품이 눈에 띄었는데 가격이 무척 싼 편이었다. 지갑 몇 개, 실크 스카프 몇 장을 샀는데 품질도 좋았고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았다. 그런데 무척 아름답기는 하지만 카펫은 조그만 것도 상상외로 비싸다.
카펫 가게 / 가죽 지갑 / 이스탄불 도심의 오벨리스크
관광을 하다보니 시내 광장 한가운데 이집트의 오벨리스크가 있기에 무심코 가이드한테 저거 모조품이겠지? 했더니 버럭 화를 낸다. BC 1550년, 이집트 파라오(왕)가 메소포타미아 전투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카르나크(Karnak) 신전에 세웠던 것인데 비잔틴 제국의 테오도시우스(Theodosius I) 황제가 이집트에서 옮겨와 세운 것이라고 한다.
양고기 냄새가 나는 길거리의 즉석 케밥, 점심으로 먹었던 아담한 레스토랑의 깔끔한 식사, 꼬불꼬불하고 복잡한 골목길도 잊을 수 없다. 이스탄불에 국한된 터키 여행을 끝내며 무진장한 아시아 쪽 터키의 관광지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런데 터키는 워낙 면적이 넓다 보니 동부 아시아지역의 터키를 골고루 보려면 적어도 20일 이상은 잡아야 한다고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