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안부. 2024
바람은 달을 파묻고 서쪽으로 달려갔다
그곳엔 또 누가 있는 까닭이련만,
홀로 자는 사내의 창문은 흔들지 말아 다오
방금 잠든 젖먹이의 비린 잠도 헤집지 말아 다오
세상 모든 이의 고단한 베갯속에
무정한 말일랑은 네 하지를 말고
불 꺼진 마을의 만 리 꿈 속에
유정한 그림이나 그려를 다오
가장 작은 집에 사는 이마저 잘 있노라는,
그 고운 안부가 마지막 술잔처럼 잦아들 때
너도 그만 아득한 하늘 끝에서 멈추어다오,
어떤 길이든 오래 걸으면
누구나 그 발이 아플 터이니.
(2024.10.19)
첫댓글 "유정한 그림"은
어떤 그림 인지요?
저도 잘 모릅니다. 사람마다 그 그림이 다를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