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가
부안 줄포만 갯벌 생태공원으로 접어들었을 때, 너른 시야가 시원한
풍경으로 펼쳐진다.

'제16회 조남철 국수배 바둑대회' 가 열린 줄포만 갯벌 생태공원 바둑대회장.
⌜제16회 조남철 국수배 전국학생 바둑대회」를
알리는 간판이 갯벌 바람에 살랑살랑 나부끼고.

오후 2시(2017.9.9 土)에 열린 개회식에 이어 일제
히 예선리그가 이어졌다.
전국 학생부(청소년부. 초등 최강부. 초등 유단부)와
전북 학생부(초등 유단자부. 고학년부. 중학년부. 저학
년부), 전북 방과후부(고학년부. 중학년부. 저학년부),
전북 유치부로 나뉘어 치러졌다.

전북 부안은 한국 바둑을 세계적인 단계로 끌어 올려놓은 조남철
선생님의 고향이다.
바둑 대회장 로비에는 한국 바둑의 개척자이자 산증인인 조남철
9단의 일생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이 사진으로 전시돼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에 띠는 장면은 조카인 조치훈 9단이 머지않아 6
세의 나이로 일본에 유학을 떠나기 전인 1960년 5살 때, 조남철 9단
한테 지도대국 받는 모습이 보는 이를 짠하게 만든다.

훗날,
일본에서 조치훈 9단은 작은 아버지 조남철 9단의 뜻을 거스르지 않고
대삼관(기성, 명인, 본인방 타이틀 동시에 보유)을 4번이나 기록하며 최정
상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서 보은한다.
1962년.
바둑인들의 야유회 사진은 조남철 선생 외에 프로기사 다수가 포함돼
있는데, 세계 최연소 9살에 입단한 바둑 황제 조훈현 9단의 어렸을 적
모습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조훈현 9단의 어릴 적 모습.
이들이 차후 한국 바둑과 일본 바둑을 평정 했듯, 지금 대회장 안에서
한참 시합에 열중하고 있는 저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 부디 미래를
이끌 기둥이 되어 주기를.
7시 쯤,
8강까지 가린 뒤, 첫날 대회가 끝났다.
다음 날,
9월10일 일요일 오전 10시에 8강 본선
토너먼트가 속개됐다.

예선을 통과한 선수들이라 그런지 대국하는 자세
부터가 남다르다.
실력도 상당한 수준급이기도 하지만 어차피 목적
은 우승이 분명했다.
빈약함이라고는 단 한 점도 깃들지 않은 行馬행마.
저 매서운 눈초리는 자기 최면을 걸고 전쟁터 나
가듯,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
이다.
한국 바둑계 큰 별인 조남철 선생은,1923년 서해
안 황금어장인 이곳 부안군 줄포만에서 3남중 막
내로 태어나 2006년 별세했다.

생전에 계실 때부터 부안군에서 주최해 나가고
있는 이 ‘조남철 국수배 바둑대회’가 영원토록
이어나가 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