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랑 집에서 열심히 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아이들이 여름 방학에 summer camp 를 가거나 평소에 집중적을 배우고 싶어했던 스포츠를 배우거나( 축구, 야구, 태권도, 수영, 승마, 아이스케이팅 기타등등기타등등), 평소에 집중적으로 배울 수 없었던 작문, 수학 등을 배우러 다니거나.....활기차고 알찬 여름방학을 보냅니다.
저희도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활기찬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평소에 집중적으로....누릴 수 없었던 '게으름'을 열심히 실천하면서 살고 있거든요.
게으름 피우면서 일어나... 게으름 피우면서 밥먹고.. 게으름 피우면서 이 방 저 방 어슬렁거리면서 다니며 할 일들을 찾고 게으름 피우면서... 게으름 피우면서...
그러나 우리도 서머캠프 합니다. 집에서...
1. 인성교육----싸움!
애들이 싸울 때는 활기차고 치열하지요. 하루에 두어 번 싸우는데...솔직히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듣기 싫지만, 대뜸 경찰처럼 나서서 정리하지 않고 그냥 모른 척 하고 듣고 있습니다. 자기들끼리 정리되기도 하고, 싸우는 법을 잘 익혀두면 이담에 커서도 도움이 되니까..(가엾은 에릭..어렸을 때 많이 안 싸웠나봐. 호호호. 나한테 맨날 지는 걸 보면...호호호...)....
방학..참 좋네요. 동네 애들이랑 평소에 좀 멀리 살던 친구들이도 놀게 하고 있습니다.
2. 학습-----세계사
하루에 '학습'도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과 세계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을 찾아 읽고, 지도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그런 널널한 세계사 공부인데, 애들이 세계사를 공부하기에는 너무 어린가 생각했었지만, 미국에 사는 한국 엄마로서 여러가지로 고민되는 것도 많고, 임혜지 님 (헛, 새삼스럽게 이름을...^^) 글 읽으면서 생각하게 된 것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세계사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가 1492년 콜럼부스에게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워줘야하지 않겠습니까?!!! ('버럭'!! --이 대목에서 '버럭' 넣는 거 맞지? 봉님과 복숭아 님의 트레이드마크 도용했습니다.^^)
3. 스포츠----베드민튼
네...우리 서머캠프에는 스포츠도 있습니다. 테니스를 치고 싶어하(던) 아들을 위해서----옛날에 배우고 싶어했는데, 이젠 그 희망을 버린 듯---, 베드민튼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애들이 라켓에 익숙지 않아 공을 두 세번 뿐이 주고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온 가족이 같이 치는 게 좋습니다. 우리 집에 베드민튼을 칠 수 있는 마당이 있다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테니스와 베드민튼..
이 없으면 잇몸이다.
그러니까 생각나는 일 하나..
에밀네 학교에서 몇 주전 학기말 공연을 했을 때, 전교 학생이 악기를 들고 연주했습니다. 언젠가 한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학교에서 음악 교육을 한다기에 그냥 '피리' 를 하나 사줬습니다. (멜로디언이랑 피리 정도 사주면 되잖아욧!...나 한국 엄마잖아욧!) 다른 엄마들은 다들 바이올린과 같이 묵직한 악기들을 사더군요..
학교 공연이 있던 날, 저랑 에릭이랑 서로 옆구리로 쿠쿡 박으면서, 겸연쩍은 웃음을 주고 받아야했습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기타를 든 아이들 사이로 '하얀피리'를 들은 에밀이 가벼운 걸음으로 (피리가 가벼우니까요!~~) 등장....아마, 무대의 미적인 배치를 위해서, 하나 있는 피리를 구석에 세울 수가 없었는지, 에밀을 무대의 맨 앞, 한 가운데에 세웠더군요. 조명을 받으며 흰 피리를 부는---하얀 색이 조명 받으면 아주 튀지 않습니까?--- 아이와 그 옆의 친구들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왜 나만 피리야?' 하고 물은 적이 없는 없었던 것이나, 아이가 그럴 수 있게 주위의 아이들이 '쟤는 바이올린이 아니네, 알라꼴라리!~' 하고 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를 기분 좋게 해줬습니다.
어...이야기가 샜습니다.
김선일 님 이후에 제가 목이 쉬었습니다. 대판 말 싸움을 두어번 했거든요. 부질없는 짓이지만...
그리고 저 미국 사람 되기로 맘 먹었습니다. 시민권을 따냐마냐의 문제 때문에 최근까지 여러 생각이 많았는데, 한 일 년 전 부터 부모님 부양을 위해서는 시민권을 갖고 있는게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과연..? 정말? 리얼리?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시민권 딸 겁니다. 에릭에게도, 부모님께도 통보했습니다.
내가 세금 내고, 우리 애들을 키우는 땅에서 내 정치적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아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수인의 역사의식, 사회를 보는 눈, 이런 것들을 계속 고집해야하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나의 조국이 결국...이 정도뿐이 힘이 없구나..를 깨달으면서 하게 된 생각입니다.
티모도에서 정치적 이야기는 삼가하기로 했지만, 이건, 그냥 개인적인 고민과 결정이라는 차원에서 읽어주시압...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한국 벙개 이야기 좀 올려주시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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