湖水에서
바람 따라
수면에 그려지는 무늬
호수는 바람을 닮는다.
산 그림자도
두 마리 물고기의 싸움도
바람으로부터 왔다.
벽면 못 갈꼬쟁이에 걸려 늘어진
내 옷가지 하나
나를 닮았다.
밤새 토해내던 기침도 뜨거웠던 열병도
술 먹고 죽은
내 아버지의 바람으로부터 왔다
누가 기억하는가
깨진 빗살무늬 토기 한 조각의 유물
오늘도 바람은 수면을 핥으며
자신을 닮은 무늬를 그린다 ♧
*메모 - 이번에 출간된 장편소설집 "닟선 거리를 편식한다"의 275쪽에 실린 詩이다.
이 소설집에는 매 장이 끝날 때마다 한 편씩 15편과 표지 뒷날개에 1편, 총 16편의 시가 실려 있다.
그러니까 아주 작은 시집이 들어 있는 셈이다.
소설을 전개하면서 한두 편의 시를 인용하거나 작가 자신의 시를 삽입해 넣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많은 시가 들어간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16편이나 되는 시를 배치해 넣게 된 것은 출판사의 제안 때문이었다.
소설 자체만으로도 분량이 많은 편이었음에도 매 장마다 시 한 편씩 넣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듣고 그도 괜찮을 것 같아 응낙했던 것이다.
시의 완성도를 떠나서...
어느 자리에선가 밝힌 바 있지만 내 시의 완성도에 대해서 말하기는 소설 역시 그러하겠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거의 시를 쓰지 않았었고 말이다. 그렇더라도 내 문학의 출발점은 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풋내기 시절의 이야기지만 고등학생 신분으로 문학이 무엇인지,
시 소설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른 채 시집 한 권을 출간했었으니....
그런데 참으로 묘하게도 그 시집 출간을 끝으로 시와는 담을 쌓고 소설로 전향(?)하여 결국 소설로 문단 데뷔를 했고
데뷔 이후에도 소설만 써왔지 시는 거의 쓰지 않았다. 꼭 필요할 경우 몇 년에 한두 편 정도 쓸까 하는 정도였고
그리 관심도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나마 썼던 시들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다가 최근(1년 정도 사이)에 들어서야 몇 편 쓰기 시작했던 것인데 그게 이번 출간된 책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시로 데뷔를 했다가 다시 소설로 데뷔를 하여 시인으로 보다는 소설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선배 문인 한 분이 어느 자리에서인가 개인적으로 말했다.
"늙어서는 힘들어서 소설 쓰기는 그렇고, 시를 쓰면서 여유 부리며 사는 것도 괜찮을 거야."
이 자리에서 왜 갑자기 그 말이 떠오르는 것일까? 나는 아직 나이 먹었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나이 이야기를 하는 게 오히려 우습다. 몇 살이나 먹었다고 나이 따지는가.
나는 아직 젊었다!
또 다른 소설을 시작해야 한다!
여기가 산행 출발점입니다
1번 호수입니다
2번 호수 가는 길
많은 야생화 중에 에델바이스를 찾아보았는데 발견 못했습니다
목화꽃 비슷한 꽃입니다
2번 호수로 가는 길에 가파른 깔딱 고개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녹지 않은 잔설
2번 호수입니다
물색깔이 참 특이합니다
이런 너덜지대도 통과해야 합니다
3번 호수입니다
급경사를 조심해서 내려가야 합니다
여기서 점심식사하고 물에 발도 담가 봅니다
멀리 알프스 산줄기 만년설
멀리 보이는 4번 호수입니다
가운데 잔설이 남아있고 4번 호수에서 수영하는 분도 있네요
반대편에서 보이는 4번 호수
넘어가는 봉우리 정상에 돌탑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멀리 보이는 알프스 산줄기
멀리 보이는 5번 호수입니다
5 번호수로 내려가는 길
5번 호수입니다
물이 맑고 잔잔해서 거울 같습니다
산아래 내려다 보이는 마을
도착지점이 멀리 보입니다
스위스의 멋진 산행지로서 잘 알려진 곳 중의 하나인 Pizol 산은
알프스 동쪽 끝지역 해발 2500m 정도에 5개의 호수를 지나는 산행코스가 있어서,
많이 분들이 산행하러 오신다고 하는데 여름경치가 특히 좋다고 합니다.
취리히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이고 겨울에는 스키 코스로도 유명하며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인지
한국분들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Sargans라는 작은 도시에서 곤돌라와 리프트를 두 번이나 갈아타고 2200m에서 산행이 시작되고
호수 5개를 차례차례 지나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알프스 조망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특히 호수물이 에메랄드 색깔이라 신비스러운 분위기에서
산행 중 수시로 바뀌는 멋진 조망에 눈이 잠시 쉴 틈이 없습니다.
멀리 펼쳐지는 알프스 산줄기 여러 산의
정상부에는 흰 만년설이 빛나고 있습니다.
첫댓글
잔설 아래로 꽃이 피는 알프스의 만년설에
마음에 묶은 떼 다 씻어버리고 다녀오셨겠지요
지난 아름다운 인생의 한 페이지입니다
알프스의 피 졸이란 산맥...
덕분에 구경 잘합니다
추억이면서 고된 산행의 보람이겠지요
블로그를 살려있나 봅니다
저는 블로그를 못 살려서 다 살아졌는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