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378. EAGLE RIDGE 골프장의 DYE Course
벌써 2년 6개월이 흘렀다.
내가 Eagle Ridge 골프장의 DYE course에서 크게 다쳤던 그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래도 시간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렀다.
내 생에 다시는 골프를 칠 수 없을 거라고 여겼고 그것이 마지막 play였나 보라고 슬퍼하며 오랫동안 병원 치료를 받았다.
숱한 검사와 입원, 퇴원, 재활치료를 받으며 큰 돈을 썼고 그러는 사이 부러진 척추 뼈는 아물었다.
그래도 아직은 늘 허리가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지만 1년 전부터는 필드에 다시 나가기 시작했고 처음엔 많이 걷기만 하다가 한 두 번 치기도 했지만 이젠 18홀을 다 칠 수 있게 되었다.
죠셉과 홀매치 내기를 하며 골프를 치기도 하고 오래도록 잔디를 걷고 나서 샤워를 하고 사우나를 마친 다음 집에 돌아오면 몸이 날아갈 듯 부드러워진다.
그 후로도 내가 다쳤던 Dye 코스는 언제나 피했다. 아직도 그 엄청난 불운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질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그곳에서 죠셉과 둘이서 Play를 하게 되었다.
다른 두 홀은 골프장 행사로 필리핀 내의 쥬니어 토너먼트가 열리고 나머지 한 홀은 close가 되어 오직 Dye코스만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잠시 망설였지만 사고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Play를 하기로 했다.
코스 자체가 험악하다.
시작부터 골짜기를 넘어서 쳐야 하고 이쪽 편에서 저쪽 편으로 공을 보내야하는 까다로운 홀 구성이 엄청 많다.
누군가는 그래서 이 코스를 제일 재미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일반 Player들은 이곳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때문에 늘 다른 코스에 비해 한산한 편이다.
모처럼 오게 된 기회에 우리 두 사람도 맘껏 즐겨보기로 한다.
다만 내가 카트에서 떨어져 크게 다쳤던 그 가파른 비탈길에서는 카트 대신 걸어서 숏컷으로 Tea House를 들어갔다.
이젠 더 이상 겁나지도 싫지도 않다. 오히려 재미있다. 이번 기회에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
헤져드로, 골짜기로, 물속으로 둘이서 공을 꽤 많이 잃어버렸다.
우린 공을 잃어버리고도 도네이션이라고 둘러댄다. 볼보이들이 주워서 필 수 있으니까.
아무튼 모처럼의 다이코스에서 진짜 즐겁게 Play를 했다.
첫댓글 정말 다행이고 대단 하십니다.
큰사고를 당하시고도
다시 완전 회복과 즐거움을 찾으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