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창근 목사의 목회 이야기97
새벽기도를 하는데 전날 잠을 잘 못자서인지 아주 피곤한 상태였습니다.
오늘은 우리 지방에 계신 어떤 젊은 목사님이 돌아가셔서 장례식을 치르는 날이었습니다. 기도하는데 몸이 피곤한 상태이고 그래서 오늘 장례식 때문에 청주의 어느 교회를 들렀다가 충주화장장을 간다고 하였는데, 충주로 갈 때는 제가 타는 현대 봉고차가 아닌 정목사의 차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왠지 사고가 날 것 같은 이상한 생각이 자꾸 났습니다. 그래서 제 차보다는 정목사 차를 타고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어디를 가면 보통 제 차를 거의 타고 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피곤하고 뭔가 이상한 일이 있을 듯한 느낌도 들고 해서 그 차를 타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차는 지난번에 기도하여 선물로 받은 그 차이고, 앞쪽이 무거운 가스차였습니다.
율량동으로 가서 발인식에 참여하고 충주 화장장으로 갈 때 정목사의 차를 타고 가기로 하였더니 기꺼이 그러자고 하여 탔습니다.
피곤한 상태이니 차를 타고 가면서 충분히 자고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차를 타니 자꾸 이상하게 사고에 대한 생각이 나면서 잠을 못 자겠는 것입니다.
결국 잠은 못자고 화장장에 들렀고, 장례식이 끝나고 청주로 출발을 하였는데, 눈이 오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잘 수 있으려나 했는데 역시 아주 피곤한 상태인데도 왠지 사고 생각이 자꾸 나면서 잠을 잘 수가 없는 상태다보니 맘이 무거웠습니다.
길은 눈이 녹아서 젖은 상태였고, 충주에서 음성을 지나 증평으로 가기 전에 백마령 터널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80km로 가다가 터널을 앞두고 서서히 속력을 줄이는 상태였고, 차 안은 바깥의 찬 온도와 다르다보니 차창에 김이 좀 서려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저 앞에 터널이 보이는데, 차들이 1차선과 2차선 모두 비상 깜박이를 켜고 있었고, 제가 보니 2차선 쪽으로 터널 벽 쪽으로 갑자기 코란도 비슷한 차가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사고다! 조심해.”
천천히 속력을 줄이면서 터널도 들어섰는데 웬걸.... 터널 초입부터 얼어서 모두 빙판인 것입니다.
터널의 위험은 입구와 안쪽이 온도차에 의해 빙판이 되기 쉬운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2차선으로 진입한 우리 차는 빙판에 그냥 미끄러지면서 1차선에 깜박이를 켜고 있는 차를 향해 돌진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2차선에는 차가 3-4대가 있었고, 맨 앞줄의 코란도 같은 차는 벽을 향해 세워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차들이 서 있는 상태를 보니 양쪽으로 붙어 있어서 가운데로 우리 차가 빠져나갈 수도 있을 듯 보였습니다.
“저 가운데로 빠져나가야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쪽으로 가야한다고 했지만 차는 미끄러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정목사가 저단 기어를 사용하여 차를 제어하려고 하였는데, 아직 속력이 높은지 기어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침착해.” 소리를 쳤습니다.
기어에서 “끽 - ” 소리만 나고 우리 차는 1차선으로 계속 돌진하는데, 잠시 후 다시 기어를 넣었더니 기어가 먹히면서 봉고가 완전히 무용을 하듯 S자로 춤을 추며 미끄러지면서 가운데로 싹 –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좌측 1차선에 검은 승용차가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 차도 우리 뒤를 따라 바로 충돌직전까지 왔다가 우리를 따라 가운데로 싹 –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차들은 모두 계속 충돌하면서 터널은 막히게 되었습니다.
저는 도로사업소에 연락하여 사고조치를 하도록 연락을 하였는데, 저희가 빠져나온 후에 사고 처리만 4시간 이상 걸려서 차들이 완전 막혔고 고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희는 차에서도, 청주에 와서 사우나를 하면서도 오늘 새벽부터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나누었습니다.
제가 타는 현대 봉고차를 타고 갔으면 차가 가벼워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주여, 감사합니다. 그날 새벽부터 느낌을 주셔서 사고 없이 잘 다녀올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특히 정목사가 차를 봉고로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사고가 안 난 것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