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24일 재의 예식 다음 금요일
<신랑을 빼앗길 때에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4-15
14 그때에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슬퍼할 수야 없지 않으냐?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그대는 아직 다행히 늙지 않았거늘
내 후배 중에 한 사람은 고스톱을 너무 좋아해서 친구들과 만나면 무조건 한판을 벌여야 속이 시원한 것처럼 고스톱이나 오락에 매달린 후배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돈을 많이 날리고 끝날 때쯤이면 싸움도 하고 가끔은 감정도 상하지만 금방 풀어집니다. 그래서 누가 고스톱을 치자고 하면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후배는 유도선수로 몸이 다져졌는데 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해서 집안이 망하고 참으로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조금씩 살만해졌는데도 담배와 고스톱 때문에 점점 건강이 나빠져서 병원에 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는 배신한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직업 때문에 매일 사람들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가 쌓여서 점점 생활이 힘들어졌는데 이런 스트레스를 고스톱을 치는 일과 담배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후배에게 의사 선생님은 담배를 끊고 운동도 하고 건강을 조심하라고 누누이 알렸지만 말을 듣지 않아서 평생을 부인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부인은 남편에게 잘 해주면서도 고스톱 치는 남편을 원수와 같이 대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배는 잔소리를 들을 만 했지만 그 잔소리가 싫어서 그만 평일에도 밖에 친구들을 만나서 고스톱을 치는 것입니다. 한번 판을 잡으면 보통 2-3일은 보통이고 때로는 집에 들어오지 않고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저녁까지 계속 내리 밤을 새워가며 고스톱을 치고 술까지 먹으며 계속 담배를 피워 대더니 건강이 극도로 나빠졌는데 급기야 의사가 폐암으로 진단을 내렸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몸은 점점 수척해지고, 기침은 자주하고, 하는 수 없이 담배를 끊으니까 사람이 이상해지는 금단현상까지 생기는 것입니다. 주변에서 간호하는 사람들을 들볶고, 기도하러 오는 사람들도 귀찮아하고 날마다 짜증만 심하게 내더니 그렇게 열심히 간호하는 아내를 미워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내도 남편에게 막 대하기 시작해서 병원에 있는 내내 싸우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어느 날 의사선생님은 조용히 남편을 불러서 그렇게 짜증을 낼 일이 아니라 심각한 폐암인데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도 어려우니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소중하게 돌보고, 아이들과 아내에게 모질게 대하지 말아야 한다고 자세히 타일렀습니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에 따라서 많이 다른 모양입니다. 천만 다행으로 그는 아주 담담히 그 죽음을 받아들이고,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잘 정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청하고 자신의 삶을 반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자신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어서 평생 가난해지고 그 스트레스를 풀길이 없을 만큼 자신을 망치게 한 친구를 용서해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앞으로는 더 이상 그런 피해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마지막 유언 같은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을 용서해주는 아픈 친구의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그 사람은 감동해서 오히려 용서를 청하는 모습은 눈물겹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정말 편안하게 운명하였습니다. 아직은 젊은 아내와 사랑스러운 자녀 둘을 남겨둔 채 눈을 그렇게 감았습니다.
그 부인은 자신을 그렇게 속 썩인 남편의 죽음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필리핀에 요양 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매일 고스톱을 치느라고 집을 떠나 있었던 남편이어서 필리핀에 요양을 간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들어서 병원에서 소리 지르며 싸움하던 남편이라도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 차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랑이 없는 과부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지금도 남편이 살아 있는 것처럼 살지만 누가 남편이 떠난 마당에 재혼이라도 하라고 권할 때면 서럽다고 합니다. 오해를 살만한 아주 작은 일이라도 언제나 크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이 남편이 없는 여자라고 깐본다고 섭섭해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그 부인에게 어떤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살아 있음과 죽음 이후의 것은 오직 주님만이 아실뿐입니다.
흔히 '개관사정'(蓋棺事定)<관을 덮고야 사람의 가치가 판정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 두보가 친구의 아들 소혜(蘇傒)에게 보냈던 시가 있습니다.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길가에 버려진 연못을
(君不見道邊廢棄池:군불결도병폐기지)
그대는 보지 못 하였는가 앞서 꺾여 넘어진 오동나무를
(君不見前者嶊折桐:군불견전자최절동)
백 년 뒤 죽은 나무가 금슬로 쓰여 지고.
(百年死樹中琴瑟 : 백년사수중금슬)
한 섬 오랜 물은 교룡을 품기도 한다.
(一斛舊水藏蛟龍 : 일곡구수장교룡)
장부는 관을 덮고서야 비로소 일이 판정된다.
(丈夫蓋棺事始定 : 장부개관사시정)
그대는 아직 다행히 늙지 않았거늘
(君今幸未成老翁 : 군금행미성노옹)
어찌 원망하리요. 초췌히 산속에 있는 것을
(何恨憔悴在山中 : 하한초췌재산중)
심산궁곡은 살 곳이 못 되노니
(深山窮谷不可處 : 심산궁곡불가처)
벼락과 도깨비와 미친바람까지 겸했노라
(霹靂魍魎兼狂風 : 벽력망량겸광풍)
杜甫, <君不見簡蘇傒>에서
옛날, 백 년이나 된 오동나무도 잘려 스러져 금슬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오래된 연못의 작은 물속에도 용이 숨어 있을지 모른답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 사람에 대한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 뚜껑을 닫은 후라야 비로소 살아온 그 사람의 진가를 알게 된다는 말이지요. 우리는 젊을수록 할일이 많으니 이제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부부가 더 사이좋게 살아도 시간은 쏜살같이 날아갑니다. 피로에 지쳐서 생활한다 할지라도 자신의 불운을 탄식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세속을 버리고 때로는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때가 참 많은 것이 인생입니다. 비록 지금의 모습이 보잘것없는 모습일지라도 주님께서 주신 내 신랑이고 아내라면 잘 대해야 하고, 각오를 새롭게 하여 살아야 할 때입니다. 주님이 계시는 잔치 상을 받은 우리가 주님을 빼앗기고 그저 울고만 있을 때가 아닙니다. 그냥 시선을 놓고 하늘만 보고 있다면 우리는 무책임한 사람입니다. 사순 시기 이를 악물고 오늘 말씀하시는 단식의 의미를 생각하고 주님을 다시 찾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58,1-9ㄴ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목청껏 소리쳐라, 망설이지 마라. 나팔처럼 네 목소리를 높여라.
내 백성에게 그들의 악행을, 야곱 집안에 그들의 죄악을 알려라.
2 그들은 마치 정의를 실천하고 자기 하느님의 공정을 저버리지 않는 민족인 양
날마다 나를 찾으며 나의 길 알기를 갈망한다.
그들은 나에게 의로운 법규들을 물으며 하느님께 가까이 있기를 갈망한다.
3 ‘저희가 단식하는데 왜 보아 주지 않으십니까? 저희가 고행하는데 왜 알아주지 않으십니까?’
보라, 너희는 너희 단식일에 제 일만 찾고 너희 일꾼들을 다그친다.
4 보라, 너희는 단식한다면서 다투고 싸우며 못된 주먹질이나 하고 있다.
저 높은 곳에 너희 목소리를 들리게 하려거든 지금처럼 단식하여서는 안 된다.
5 이것이 내가 좋아하는 단식이냐? 사람이 고행한다는 날이 이러하냐?
제 머리를 골풀처럼 숙이고 자루옷과 먼지를 깔고 눕는 것이냐?
너는 이것을 단식이라고, 주님이 반기는 날이라고 말하느냐?
6 내가 좋아하는 단식은 이런 것이 아니겠느냐?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7 네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네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네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이 아니겠느냐?
8 그리하면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너의 의로움이 네 앞에 서서 가고 주님의 영광이 네 뒤를 지켜 주리라.
9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축일2월 24일 성 세르지오 (Sergius)
신분 : 순교자
활동 지역 : 카파도키아(Cappadocia)
활동 연도 : +304년
같은 이름 : 세르기예프, 세르기오, 세르기우스, 세르지우스
성 세르기우스(또는 세르지오)는 카이사레아(Caesarea)의 행정장관이었다. 그는 후에 카파도키아에서 수사(혹은 신부)가 되었다. 그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재위 중에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희생되었다. 성인의 유해는 에스파냐의 타라곤(Tarragon) 부근 우베다(Ubeda)로 옮겨졌다.
축일2월 24일 성녀 아델라 (Adela)
신분 : 과부, 여왕
활동 연도 : +1137년
영국의 정복자 윌리엄(William) 왕의 딸인 성녀 아델라는 프랑스 블루아(Blois)의 스테파누스와 결혼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생애 동안 영국내의 정치적인 문제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였고, 수도원과 성당에 많은 기부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늘 축일을 맞은 세르지오 (Sergius) 형제들과 아델라 (Adela)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