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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列國志 제8회
언과 늠연의 두 현령은 형양으로 도망쳐서, 태숙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와서 고을을 탈취한 일을 장공에게 자세히 아뢰었다. 보고를 받은 장공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 반열 가운데서 한 관원이 나와 큰소리로 말했다.
“단을 죽여야 합니다!”
장공이 고개를 들어 보니, 상경(上卿)인 공자 여(呂)였다. 장공이 말했다.
“자봉(子封; 공자 여의 字)은 무슨 좋은 의견이 있으시오?”
공자 여가 아뢰었다.
“신이 듣건대, ‘신하된 자는 역심(逆心)이 있어서는 안 되며, 역심이 있는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태숙은, 안으로는 모후의 총애를 끼고 밖으로는 경성의 견고함에 의지하여 밤낮으로 군사들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그것이 군위를 찬탈하려는 의도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주공께서 신에게 군사를 내주시면, 신이 곧장 경성으로 가서 단을 포박하여 오겠습니다. 그리하여 후환을 끊어야 합니다.”
“단의 악행이 아직 드러난 바가 없는데, 어찌 죽일 수 있겠소?”
“지금 태숙은 서쪽과 북쪽 변방을 장악하고 언과 늠연까지 차지하였습니다. 선군의 땅을 단 하루라도 다른 사람이 차지하는 것을 어찌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장공이 웃으며 말했다.
“단은 모후께서 사랑하는 아들이며, 과인이 사랑하는 아우요. 과인이 땅을 잃을지언정 어찌 형제의 정을 상하게 하고 국모의 뜻을 저버릴 수 있겠소?”
공자 여가 또 아뢰었다.
“신은 땅을 잃은 것을 염려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잃을 것을 염려하는 것입니다. 지금 민심이 흉흉하고, 태숙의 세력이 강대하여, 모두 관망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머지않아 도성의 백성들조차 두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주공께서 오늘 태숙을 용납하시더라도, 다음날 태숙은 주공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장공이 말했다.
“경은 함부로 말하지 마시오. 과인에게도 생각이 있소.”
장공 앞을 물러나온 공자 여는 대부 제족에게 말했다.
[제7회에, 장공이 단을 경성을 봉할 때 제족이 반대했었다.]
“주공께서는 골육의 사사로운 정에 얽매여 사직의 대계(大計)를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몹시 우려됩니다.”
제족이 말했다.
“주공께서는 재지겸전(才智兼全)한 분이시니, 이 일을 결코 좌시(坐視)하지 않으실 겁니다. 다만 조정에는 이목(耳目)이 많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시는 겁니다. 그대는 주공의 친척이고 경의 지위에 있으니, 은밀히 여쭈어 보면 속마음을 얘기하실 겁니다.”
공자 여는 제족의 말에 따라, 다시 돌아가 궁문을 두드리고 장공을 알현하였다. 장공이 말했다.
“경은 왜 또 왔소?”
공자 여가 말했다.
“주공께서 군위를 이으신 것은, 국모의 뜻이 아닙니다. 만일 안팎에서 함께 모의하여 겨드랑이 밑에서 변란이 일어나게 되면, 정나라는 주공의 소유가 아니게 될 것입니다. 신은 침식(寢食)도 평안하지 못하여, 이렇게 다시 청합니다.”
장공이 말했다.
“이 일은 국모의 뜻을 가로막는 것이오.”
“주공께서는 주공(周公)이 관채(管蔡)를 죽인 일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마땅히 끊어야 할 것을 끊지 못하면 도리어 변란을 당하게 되는 법입니다. 속히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관채’는 관숙(管叔)과 채숙(蔡叔)으로 주공의 형제들이었는데, 주공에게 반감을 품고 반란을 일으켰다가 주공에게 죽음을 당하였다. 주공은 무왕의 아우이다.]
“과인도 생각이 있소. 하지만 단이 비록 무도하다 해도, 아직 반역의 조짐이 드러나지 않았소. 그런데 내가 그를 죽이려 하면, 모후가 필시 중간에 방해할 것이오. 그렇게 되면 괜히 외부인의 의논만 야기하게 되어, 사람들이 나를 우애가 없고 불효한 자라고 말할 것이오.
내가 지금 그가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그가 모후의 총애를 믿고 스스로 뜻을 얻었다고 생각하여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함부로 일을 저지르다가 반역을 일으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오. 그때 그의 죄를 명백히 밝히면 누구든 감히 그를 돕지 못할 것이며, 모후도 할 말이 없을 것이오.”
“주공의 깊은 생각은 신이 미칠 바가 아닙니다. 다만 그가 나날이 세력을 양성하여 마치 덩굴처럼 뻗어나가 제거하지 못할 정도가 될까 봐 두려울 뿐입니다. 주공께서 그가 반역하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면, 차라리 그를 도발하여 빨리 반역하도록 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어떤 계책이 있소?”
“주공께서 오랫동안 주왕실에 입조하지 않으신 이유가 바로 태숙 때문이지 않습니까? 이제 주왕실에 입조하신다고 선언하시면, 태숙이 필시 나라가 비는 틈을 노려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신이 미리 병력을 이끌고 가서 경성 부근에 매복해 있다가, 그가 성을 나가는 틈을 타서 경성을 점거하겠습니다. 주공께서는 주왕실로 가는 척하다가 방향을 바꿔 늠연에서부터 쳐들어오십시오. 앞뒤로 협공을 당하게 되면, 태숙이 비록 날개가 있다 하더라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입니다.”
“경의 계책이 참으로 좋소. 타인에게 누설하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공자 여는 궁문을 나서면서 탄식하였다.
“제족이 일을 헤아리는 것이 과연 귀신같도다!”
[이 귀신같은 제족이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일지 주목하라.]
다음 날 아침, 장공은 거짓 명을 내렸다.
“나는 왕의 정사를 보좌하기 위해 주왕실에 입조하러 가겠노라. 대부 제족은 그동안 국정을 잘 보살피도록 하라.”
강씨는 그 소식을 듣고 심중으로 크게 기뻐하며 혼자 말했다.
“단이 복이 있어, 드디어 군주가 되는구나!”
강씨는 5월 초순에 군사를 일으켜 형양을 기습하라는 밀서를 써서 심복을 통해 경성으로 보냈다. 밀서를 보낸 그때는 4월 하순이었다. 공자 여는 그런 일을 예견하고 미리 도중에 사람을 잠복시켜 두었었다. 밀서를 가져가던 자를 붙잡아 죽이고, 빼앗은 서신을 장공에게 보냈다.
장공은 밀서를 뜯어 본 다음 다시 봉하고서, 심복을 강씨가 보낸 사람처럼 꾸며 밀서를 태숙에게 전하게 하였다. 장공이 회신을 받아보니, 5월 5일에 성루에 백기를 세워 접응하는 곳을 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장공은 회신을 보고서 기뻐하며 말했다.
“단의 진술이 여기 있으니, 모후께서도 더 이상 비호할 수 없을 것이다.”
장공은 내궁으로 들어가 강씨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말로는 주왕실로 간다고 하고서 도중에 방향을 바꿔 늠연을 향해 서서히 나아갔다. 공자 여는 병거 2백승을 거느리고 가서 경성 부근에 매복하였다.
한편, 태숙 단은 모후 강씨의 밀서를 받고, 아들 공손(公孫) 활(滑)과 상의하였다. 태숙은 활로 하여금 위나라에 가서 많은 뇌물을 주고 병력을 빌려오게 하였다. 그리고 임금이 주왕실에 입조하러 가면서 자신에게 국정을 맡겼다고 거짓말을 하고서, 경성과 변방의 군사들을 모두 일으켰다. 군기(軍旗)에 제사를 지내고 군사들을 배불리 먹인 다음, 의기양양하게 성을 나섰다.
[제후의 아들은 ‘公子’, 손자는 ‘公孫’이다.]
그때 공자 여는 군사들을 장사꾼으로 변장시켜 병거 10승을 미리 경성 안으로 잠입시켜 놓았었다. 태숙이 병력을 거느리고 성을 나가자, 공자 여의 군사들이 성루에 불을 질렀다. 공자 여는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즉시 성으로 진격하였다. 성중에 잠입해 있던 군사들이 성문을 열어, 공자 여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경성을 점거하였다.
공자 여는 즉시 방을 내붙여 백성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장공의 효성과 우애, 그리고 태숙의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일을 자세히 알렸다. 성중의 사람들은 태숙이 옳지 않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한편, 태숙은 출병한 지 이틀이 지나지 않아 경성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황급히 방향을 바꿔 밤을 새워 경성으로 달려가, 성 밖에 주둔하고 성을 공격할 준비를 했다. 그때 수하 군사들이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군사들 가운데 한 사람이 성중에 있는 가족이 보낸 서신을 받았는데, 장공은 후덕한데 태숙은 어질지도 못하고 의롭지도 못하다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 내용이 한 사람에게서 열 사람에게 전해지고, 열 사람에게서 백 사람에게 전해졌다. 그리하여 모든 군사들이 이렇게 말하게 되었다.
“우리는 바른 사람을 배신하고 역적을 따랐으니, 하늘이 우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들은 그렇게 떠들면서 흩어져 버렸다. 태숙이 병력을 점검했을 때는 이미 태반이 떠난 뒤였다. 태숙은 인심이 변한 것을 알고, 급히 언읍으로 달아나 다시 무리를 모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언읍에는 이미 장공이 와 있었다. 태숙은 그 소식을 듣고 말했다.
“공성은 나의 원래 봉지였다.”
[제7회에, 장공이 단에게는 아주 작은 공성을 식읍으로 주었다.]
태숙은 공성으로 들어가 성문을 닫고 지켰다. 얼마 후 장공이 대군을 거느리고 와서 공성을 공격하였다. 공성은 아주 작은 읍이었으니, 어찌 대군의 공격을 막을 수 있겠는가? 마치 계란이 태산에 짓눌리듯 잠깐 사이에 공성은 함락되고 말았다.
[태산이 계란을 짓누른다는 것을 한자성어로 ‘태산압란(泰山壓卵)’이라 하는데, 큰 위엄의 힘으로 여지없이 누름을 이르는 말이다.]
태숙은 장공이 성중으로 들어온 것을 듣고, 탄식하며 말했다.
“어머니가 나를 그르쳤구나! 내가 무슨 면목으로 형님을 보겠는가!”
마침내 태숙은 칼로 목을 찔러 자결하고 말았다.
호증선생이 시를 읊었다.
寵弟多才占大封 재능 많은 아우를 총애하여 큰 성을 차지하게 하고
況兼內應在宮中 아울러 궁중에서 내응까지 하였구나.
誰知公論難容逆 누가 알았으랴 공론은 역적을 용납하지 않음을
生在京城死在共 경성에 살다가 공성에서 죽었구나.
또 장공이 단의 악행을 키움으로써 강씨의 입을 막은 것은, 천고의 간웅(奸雄)이라고 읊은 시가 있었다.
子弟全憑教育功 자제들은 전적으로 교육에 달렸는데
養成稔惡陷災凶 악행의 싹을 키워 재앙에 빠뜨렸네.
一從京邑分封日 경성에 봉하던 그날부터
太叔先操掌握中 태숙은 이미 손아귀에 들어 있었도다.
장공은 단의 시신을 어루만지며 한바탕 통곡하고 말했다.
“어리석은 아우야! 어찌하여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
단의 행장을 수습하는데, 강씨가 보낸 밀서가 그대로 있었다. 장공은 태숙의 회신과 함께 동봉하여 사람을 시켜 제족에게 보내면서, 강씨에게 주어 보게 하라고 하였다. 장공은 명을 내려, 강씨를 영(潁) 땅에 안치하고 ‘황천(黃泉)에 가지 않는 한 다시는 보지 않겠다.’는 말도 전하게 하였다.
강씨는 두 서신을 보고서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장공을 볼 면목이 없어 스스로 궁문을 나와 영 땅으로 가서 살았다.
장공은 도성으로 돌아와 모후가 보이지 않자, 자신도 모르게 양심이 싹터 탄식하며 말했다.
“내가 부득이하여 아우를 죽였지만, 또 어찌 어머니마저 떠나게 했더란 말인가? 참으로 천륜을 어긴 죄인이로다!”
한편, 영곡(潁谷) 땅을 다스리는 영고숙(潁考叔)은, 사람됨이 정직하고 공정하였으며 평소에 효성스럽고 우애가 있다고 칭송받았다. 영고숙은 장공이 강씨를 영 땅에 안치하는 것을 보고 사람들에게 말했다.
[영고숙은 아주 용맹한 장수로서, 앞으로 많은 활약을 하게 된다.]
“어머니가 어머니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식이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주공의 이번 처사는 백성의 교화를 해치는 것이다.”
영고숙은 올빼미 몇 마리를 구해서, 사냥한 짐승을 바친다는 명목으로 장공을 알현하러 갔다. 장공이 영고숙에게 물었다.
“이건 무슨 새요?”
영고숙이 대답했다.
“이 새는 올빼미인데, 낮에는 태산도 보지 못하지만 밤에는 한 오라기 털도 잘 구분합니다. 미세한 것을 보는 데는 밝지만 큰 것을 보는 데는 어둡습니다. 어릴 때는 어미가 먹여 기르는데, 장성하면 어미를 쪼아 먹습니다. 불효한 새이므로, 사람들이 보는 대로 잡아서 먹어 치웁니다.”
장공은 아무 말이 없었다.
마침 요리사가 삶은 양을 가지고 왔다. 장공은 양의 어깻죽지 하나를 베라고 하여, 영고숙에게 먹으라고 건네주었다. 영고숙은 연하고 좋은 부분만 떼어내어 종이에 싸서 소매 속에 넣었다. 장공이 이상하게 여겨 까닭을 묻자, 영고숙이 대답했다.
“소신의 집에 노모가 계신데, 소신의 집이 가난해서 매일 사냥한 짐승으로 봉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드린 적이 없습니다. 지금 임금께서 소신에게 양고기를 하사하셨는데, 노모께서는 이런 맛있는 고기를 한 점도 드시지 못하는데 어찌 소신의 목구멍에 넘어가겠습니까? 그래서 이걸 가지고 가서 국을 끓여 노모께 드리려고 합니다.”
장공이 말했다.
“경은 참으로 효자요!”
그러고 장공은 자신도 모르게 슬픈 얼굴로 길게 탄식하였다. 영고숙이 물었다.
“주공께서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탄식하십니까?”
“경은 어머니를 봉양하여 자식의 도리를 다하건만, 과인은 제후가 되어서도 도리어 경보다 못하구려!”
영고숙은 모른 척하며 물었다.
“강부인께서는 별 탈 없이 궁에 계신데, 어찌하여 어머니가 없다고 하십니까?”
장공은 강씨가 태숙과 공모하여 도성을 기습하려고 한 일과 강씨를 영읍에 안치한 일을 자세히 얘기하였다.
“황천에 가지 않는 한 만나지 않겠다고 이미 맹세해 버렸으니, 후회해도 어쩔 수가 없구려!”
“태숙은 이미 죽었으니, 강부인에게는 아들이 주공 한 분뿐입니다. 자식으로서 어머니를 봉양하지 않는다면, 올빼미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만약 황천(黃泉)에 가지 않는 한 만나지 않겠다고 한 것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신에게 해결할 한 계책이 있습니다.”
“어떤 계책이오?”
“샘[泉]이 나올 때까지 땅을 파서, 그곳에 방을 하나 만드십시오. 그리고 사람을 보내 강부인을 그 방에 머물게 하시고, 주공이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고하십시오. 어머니가 자식을 그리워하는 정이, 주공께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정보다 적지 않을 것입니다. 주공께서 샘이 솟는 지하에서 어머니를 만나신다면, 황천에서 만나겠다는 맹세를 어기지 않게 됩니다.”
장공은 크게 기뻐하면서, 영고숙에게 명하여 장사 5백 명을 데리고 곡유(曲洧) 땅으로 가서 우비산(牛脾山) 아래에 땅을 파게 하였다. 깊이 10여 장을 파내려 갔더니, 샘물이 솟아올랐다. 그 샘물 곁에 나무를 걸치고 방을 하나 만들었다. 방이 완성되자, 긴 사다리를 걸쳐 놓았다.
영고숙은 강씨를 찾아가, 장공이 후회하고 있으며 어머니를 맞이하여 효도하고자 한다는 것을 간곡하게 말하였다. 강씨는 한편으로 비통해 했지만 또 한편으로 기뻐하였다. 영고숙은 강씨를 모시고 우비산 아래로 가서 지하실로 안내하였다. 장공도 수레를 타고 와서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장공은 땅에 엎드려 절하고 말했다.
“오생이 불효하여 오랫동안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소자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강씨가 말했다.
“그건 이 늙은이의 죄이지, 너의 죄가 아니다.”
강씨가 장공을 부축하여 일으키자, 모자는 끌어안고 통곡하였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장공은 어머니를 어가에 태우고 자신은 말고삐를 잡고서 인도하였다. 정나라 사람들은 장공 모자가 함께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모두 장공의 효성을 칭찬하였다. 이것은 모두 영고숙이 모자 사이를 잘 조정한 덕분이었다.
호증선생이 시를 읊었다.
黃泉誓母絕彝倫 황천에 맹세하여 모자간 인륜 끊었는데
大隧猶疑隔世人 큰 굴은 오히려 세상과 격리시키는 것으로 의심 샀네.
考叔不行懷肉計 영고숙이 고기 품는 계책을 쓰지 않았더라면
莊公安肯認天親 장공이 어찌 모친을 다시 볼 수 있었겠는가!
장공은 영고숙이 모자간의 사랑을 회복시켜 준 데 감사하여, 대부로 임명하고 공손 알(閼)과 함께 병권을 장악하게 하였다.
한편, 태숙의 아들 공손 활은 위나라에 병력을 빌리러 가던 도중에 태숙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위나라로 가서 정백이 아우를 죽이고 모후를 감금한 일을 호소하였다.
그 말을 들은 위환공(衛桓公)이 말했다.
“정백이 무도하니, 마땅히 공손을 위하여 그를 토벌하리라!”
위환공은 군대를 일으켜 정나라를 토벌하기로 하였다.
[제7회에, 평왕 13년 위무공이 훙거하였다고만 하고 그 뒤를 이은 군주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었다. 위나라에 관해서는 제10회에 자세히 나오는데, 위무공 다음이 위장공이고, 그 다음이 위환공이다.]
첫댓글 정나라 장공하면 인물이 걸출해 춘추오패의 첫문을 연 사람입니다.
그는 열국 최초의 회맹의 리더였습니다.
그를 더하여 6패로 해야할 걸 왜 5패로 했는지 모릅니다.
혹자는 그를 일컬어 0번 오패라고 했습니다.
일찍 다녀 가셨네요
전 어제 주씨한테 두들겨 맞고
이제야 정신 차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