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꽃이 피었을까?’ 기대하며 갔는데, 빗속에서 연분홍 꽃잎을 활짝 피운 작은 꽃이 눈에 들어왔어요.
여기저기서 푸른 새싹이 올라오는데 어느새 잎을 내고 꽃을 내밀며 활짝 웃으며 반기는 연분홍 꽃을 만났습니다.
앵초였습니다. 이 꽃은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어디에서든지 햇볕이 잘 들고 물기가 좀 있는 곳이면 만날 수 있습니다. 습하지 않는 곳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꽃이며 희귀식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볼 수 있는 꽃도 아니랍니다. 어쩌다 마주치면 무척이나 반갑고 행운을 만나듯 기분이 좋아지는 꽃입니다.
꽃이 예뻐서 향기는 얼마나 좋을까 하고 허리를 굽혀 코를 갖다대지만 향기는 없습니다.
꽃이 화려하고 예뻐서 향기가 없어도 벌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랑의 하트모양을 하고 있는 다섯장의 꽃잎으로 유인하려는 것일까요. 사람은 하트 하나로 사랑고백을 하여 인연을 맺는데 무려 다섯장이나 되니 안 넘어갈 벌이 없겠지요. 꽃도 꽃이지만 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왠 털이 이렇게 많은 것인지 세삼 잔털이 주름진 넓은 잎을 온통 감싸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다른 식물과 달라서 앵초는 뿌리에서 잎이 나오고 난 다음 그 가운데서 줄기 하나가 나와 꽃을 다는데 이 꽃이 앵두나무 꽃을 닮았다하여 앵두나무 앵(櫻)자를 써서 앵초(櫻草)라 한답니다. 연앵초, 취란화라고도 불리는데, 북한에서는 깨풀이라고 부른답니다.
식물이름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영명, 일명, 한문명에다 향명(이명)도 있지요. 그렇지만 학명으로 불리는게 대부분입니다. 앵초의 학명이 Primula sieboldii E. Morren인데 속명의 퓨리뮬러는 라틴어 Prima(프리마·최초)와 영어의 Primrose(프림로즈·앵초과)에서 비롯됐습니다.
앵초의 꽃말은 행운의 열쇠, 젊은날의 슬픔 등 여러 가지입니다.
봄볕 따사롭고 아름다운 봄날, 누군가 모자 가득 앵초꽃을 담아 당신에게 내민다면 그건 아마 프로포즈일 겁니다. 그리고, 혹 산길를 걷거나 공원을 산책하다 앵초를 만난다면 그것은 분명 행운일 것입니다.
첫댓글 산소같은남자..숲해설가님.. 앵초이야기 좋아요~~
계속 올려 주세요~
앵두꽃의 앵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