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만 붙이다가 치료 시기 놓일 수도…
목·어깨·허리·무릎 등 통증에 따라 의심질환 다양…적극적인 관심 필요
통증은 원하지 않는 노년의 동반자로, 나이가 들면 통증과 친구처럼 지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미국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67%에서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통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의 부위는 허리가 가장 많았고 무릎‧어깨‧다리‧고관절 순으로 나타났다.
구정회 강릉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들은 인지기능과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삶의 질 역시 많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며 “통증의 다양한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치료와 예방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노인들이 흔하게 호소하는 대표적인 통증과 관련한 질환들에 대해 살펴본다.
목이 뻐근하고 아프다면?
목의 통증은 주로 목 뒤쪽에 한정된 통증인지, 어깨나 팔 쪽으로 내려가는 방사통(통증이 퍼지거나 전달되는 상태)인지에 따라 원인이 다를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에 따른 경추증(경추의 퇴행성 변화)이며 목의 통증과 뻣뻣함을 유발한다. 흔히 근육의 결림이나 뭉침 등으로 표현되는 근막통증증후군도 통증의 원인이다.
방사통이 동반된 경우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에 따른 신경근 압박의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또 목 주위가 뻐근하고 가끔 손가락에 저림을 느끼면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져 뇌졸중으로 오해할 수 있는 경추척수증에 대해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구정회 교수는 “경추증과 추간판탈출증 등은 대부분 목을 과도하게 오랫동안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서 목을 신전(뒤로 젖힘)하는 등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깨가 쑤시고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동결견‧유착성관절낭염)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깨가 아프면 막연히 오십견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있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통증 환자의 약 70% 정도에서 발견되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중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은 ▲재활운동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의 정도가 심하거나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는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구정회 교수는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서 아예 팔이 올라가지 않고 회전근개파열은 어느 정도 관절의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며 “노인들의 경우 회전근개파열이 진행되면서 오십견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두 질환을 명확하게 구분 짓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십견의 치료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이 있으며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자 예방법이다.
허리가 쑤시다면?
요통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요통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질환으로 주로 60대 이상에서 나타난다. 신경 통로 역할을 하는 척추관의 공간이 다양한 원인으로 좁아지면서 신경근을 압박해 발생한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할 경우 5분만 걸어도 허리가 뻐근하고 두 다리가 저려 자꾸 주저앉게 되며, 짧은 보행을 하거나 서 있을 때도 불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이런 증상을 노화로 생각해 치료를 방치하는 경우, 배뇨장애나 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어르신들의 경우 양반다리로 대표되는 좌식생활에 익숙한 경우가 많은데, 바닥에 앉기보다는 의자에 앉는 것이 척추관협착증 예방에 좋다.
무릎이 아프다면?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통이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무릎 관절은 다른 부위보다 사용량이 많아 더 빨리 노화되기 쉽다.
구 교수는 “좌식생활이 일상인 한국인의 특성상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는 경우가 많아 무릎의 부담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해주는 연골이 외부 충격과 노화 등으로 닳아 없어지는 질환이다. 이 경우 뼈와 뼈가 맞닿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치료는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주사나 약물치료 등 간단한 방법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중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힌 뒤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 반월상 연골절제술 등을 실시한다.
말기의 경우 관절 면을 감싸야 할 연골의 대부분이 마모됨에 따라 O자형 다리 모양으로 변형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퇴행정 관절염 예방에는 ▲적정 체중 유지 ▲관절에 무리가 가는 동작 피하기 ▲체중 부하가 적은 근력운동 ▲자전거‧수영 등 관절 주변 근력 강화 운동 ▲보조기를 착용해 관절의 부담 줄이기 같은 것들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