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니라, 반복된 좌절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멈춰선 마음일 수 있습니다.”
Q: 중3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요즘은 공부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하고, 고등학교에 갈 생각도 없다고 말합니다. 학교도 자주 빠지고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하거나 누워서 보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반장도 하고 모범상도 받을 정도로 열정 있고 성실한 아이였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점점 모든 걸 “필요 없다”고 포기해버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사춘기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2년 가까이 무기력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 답답하고 걱정됩니다.
인터넷도 끊어보고 강하게 통제도 해봤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심리상담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미인정 결석과 생활 문제로 안전생활위원회와 선도위원회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 걱정되는 건 둘째 아이까지 이런 분위기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다시 의지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하고, 예전처럼 살아갈 힘을 찾을 수 있을지 너무 막막한 마음입니다.
A:한때는 모범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아이가 지금은 학교도 가지 않고 방 안에서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답답하실지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이가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속상한데, 둘째 아이까지불안해하고 있다니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지금 상황에서 부모님께서 가장 기억하셔야 할 부분은 억압이나 강한 통제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이는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방식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 아이의 무기력한 모습 뒤에는 깊은 좌절감과 상처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인정받고 활발하게 활동했던 경험이 있는 아이인 만큼, 지금의 “공부는 필요 없다”는 말은 단순한 게으름이라기보다 다시 상처받고 실패할까 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일 수 있습니다.
물론 학교의 안전생활위원회나 선도위원회 같은 절차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 회복입니다. 억지로 학교를 보내려 하기보다 아이가 부모를 통해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부모님이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주신다면 아이도 조금씩 다시 살아갈 힘과 의지를 회복해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불안장애의 회복은 사람을 억지로 마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과정에서 시작됩니다.”
1. ‘불안을 없애기’보다 몸의 긴장을 먼저 안정시키기
연구에서는 불안이 높은 사람일수록 심장박동, 호흡, 몸의 긴장 같은 신체 감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한다. 특히 사회적 상황에서는 몸이 먼저 “위험하다”라고 반응하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몸이 굳거나 숨이 가빠질 수 있다. 그래서 불안장애 아동·청소년에게는 “괜찮아, 별거 아니야”라고 말하기보다 몸의 긴장을 실제로 낮춰주는 연습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천천히 숨 들이마시기와 내쉬기, 일정한 리듬으로 걷기, 조용한 음악 듣기 같은 방법은 자율신경계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서는 음악치료와 같은 비언어적 정서 조절 방식이 불안 감소와 정서 조절 향상에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아이가 불안을 느낄 때 바로 사회적 상황을 강요하기보다, 먼저 몸이 “안전하다”는 감각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2. ‘사람을 피하는 행동’을 혼내기보다 작은 관계 경험부터 늘리기
연구에서는 불안장애의 회피 행동이 단순한 게으름이나 성격 문제가 아니라, 불안을 줄이기 위한 자기보호 방식처럼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아이가 친구를 피하거나 발표를 어려워한다고 해서 억지로 큰 사회적 상황에 바로 노출시키면 오히려 실패 경험과 불안을 더 강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사람과 있어도 괜찮았다”는 작은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편안한 친구 한 명과 짧게 대화하기, 짧은 발표부터 해보기, 익숙한 공간에서 먼저 사회적 경험 만들기 같은 단계적 접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에서는 긍정적인 대인 경험과 안정적인 관계가 불안 완화의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결과보다 “오늘은 피하지 않고 해봤네” 같은 시도 자체를 인정해주는 태도가 중요하다.
3. ‘걱정하는 생각’을 멈추려 하기보다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기
연구에서는 불안이 높은 사람일수록 걱정과 반추를 반복하며, 머릿속으로 위험한 상황을 계속 예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실수하면 어떡하지?”, “친구들이 이상하게 보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이 반복되면 아이는 실제 상황이 오기 전부터 이미 큰 긴장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억지로 없애려 하면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서는 수용과 상위인지적 자각이 불안 완화와 회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그 생각 하지 마”보다 “불안한 생각이 올라오는구나”, “지금 긴장되는구나”처럼 감정을 알아차리고 지나가게 돕는 방식이 중요하다. 실제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안전하게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경험은 사회적 회피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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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Su Jin Lee,Hyeong Beom Kim,Hyu Jung Huh. (2023). Body Awareness in Patients With Depression and/or Anxiety Disorder. Journal of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62(1), 63-69. 10.4306/jknpa.2023.6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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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u Wen-wen, & Kang Woo-sung. (2026). The Effects of Music Therapy on Emotional Regulation and Emotional Venting Mechanisms in Patients with Anxiety Disorders. Journal of International Culture & Arts, 7(1), 337-352. 10.46506/jica.2026.7.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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