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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 키워드로 예측한 2022년 국내외 경제
‘스우시형’ 회복부터 한국 장기침체 우려까지…
코로나 위기 극복하겠지만 신흥국 침체·중국 위기 등 우려
▲현대경제연구원(HRI)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2분기 또는 3분기 중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최소 두 번에서 최대 세 번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12월 15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020년 10대 경제 키워드로 ‘A·F·T·E·R T·I·M·E·S’가 제시됐다. ‘A·F·T·E·R T·I·M·E·S’는 대외 이슈 ▷Asymmetric recovery(비대칭 회복) ▷Forward guidance(사전적 정책방향) ▷Twin deficit(쌍둥이 적자) ▷Endgame(종반전) ▷Rhino(코뿔소)와 국내 이슈 ▷Taylor's rule(테일러 준칙) ▷Inertia effect(관성효과) ▷Mild recession(연착륙) ▷Economic misery index(경제고통지수) ▷Secular stagnation(장기침체)의 앞 글자를 따 조합한 말이다. 이와 함께 2021년 경제 트렌드의 키워드인 ‘WITH CORONA(코로나와 함께)’에서 멀어져 진전된 세상을 기대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마이클 셔머(2021)가 언급한 ‘코로나 이전 시대(Before Time)와 코로나 이후 시대(After Time)’가 모티브가 됐다. 현대경제연구원(HRI)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경제주평을 최근 발간했다.
◇대외 경제 키워드 ‘AFTER’ = 먼저 A는 Asymmetric recovery(비대칭 회복)이다. 2022년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팬데믹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코로나 위기 이전의 정상 성장 추세로의 안착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세계 경제는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V’자형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됐으나, 방역 상황 악화와 개선이 반복되며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2022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가 사라지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국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로 반전되고 있어 경기 회복의 강도가 강하지 않은 ‘스우시’형(swoosh recovery) 경기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로 F는 Forward guidance(사전적 정책방향)를 의미한다. 미 연준(FED)은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에서 금리인상 조건을 ▷물가상승률이 2%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고용상황이 완전고용에 근접할 때라고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3월 이미 전년 동월 대비 2% 상회한 후 11월 6.3%까지 상승률을 높여갔으며, 최소한 2022년 상반기까지는 2% 이상의 인플레이션율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실업률의 경우 개선세가 느리지만 11월 기준 4.2%로, HRI에서 추정하는 미국의 자연실업률 3.5%에 근접하고 있어 2022년 2분기 내에 완전고용을 어느 정도 충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HRI는 “연준이 2분기 또는 3분기 중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최소 두 번에서 최대 세 번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응해 투기자본의 유출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 번째 T는 신흥시장의 Twin deficit(쌍둥이 적자)를 의미한다. 2022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 중심의 성장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추세가 지속된다면 신흥·개도국으로부터의 자본 이탈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신흥국들이 대부분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가 되는 쌍둥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여, 국제금융시장의 자본이동 방향성이 전환될 경우 신용경색이나 디폴트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HRI는 “대내외 건전성이 취약한 신흥·개도국과의 교역(수출, 공급망) 및 투자 연관성, 금융시장 노출도 등을 고려해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과 금융기관은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E, Endgame(종반전)이다. 2022년 세계 경제는 연초 오미크론발 글로벌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나,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보급 확대, 방역 기술의 발전, 경제의 내성 강화 등의 요인으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의미다. 이번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확진자수 급증에 따라 방역 강화, 봉쇄조치 등이 단행되면서 세계 경제가 위축될 수 있으나 이후 상황이 개선되면 글로별 경제는 다시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WHO 사무총장인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가 2022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2년 말에는 일상 회복 가능성도 크다.
다섯 번째 R은 Rhino(코뿔소)다. 중국의 구조적 문제점인 세 마리 회색코뿔소 ‘부동산 버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이슈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부도스와프)프리미엄은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시작된 2021년 9월부터 크게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장에서 차이나 리스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시작했거나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중국인민은행은 2021년 12월 15일 금융기관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했으며, 20일에는 기준금리(대출우대금리, LPR)를 0.05%p 인하하며 신용경색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만, 중국 금융시장의 개방도가 낮아 부동산 버블이 붕괴하더라도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경우,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된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면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중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예의주시하고, 우리 금융·통상 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강화해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공조 체제를 구축할 것을 HRI는 주문했다.
◇국내 경제 키워드 ‘TIMES’ = 여섯 번째 트렌드이자 국내 이슈 첫 번째인 T는 Taylor's rule(테일러 준칙)을 뜻한다. 2022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적정금리 수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그 기준으로 자주 사용되는 테일러 준칙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RI가 예상하는 테일러 준칙에 의한 2022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약 2.0%다.
일곱 번째 I는 Inertia effect(관성효과)로, 이는 보복 소비 기대와 회복 지연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요인이다. 2022년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코로나 이전의 소비 수준으로 회귀하려는 관성효과가 작용해 보복 소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방역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은 미래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의 지출 수준을 유지하려는 관성을 보일 것이고, 이에 따라 소비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병존한다.
여덟 번째 M은 Mild recession(연착륙), 즉 경기 상승세의 둔화를 의미한다. 2022년 상반기 한국 경제는 일시적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연착륙(soft landing) 또는 소프트패치(soft patch)가 발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일시적 경기 둔화의 강도는 방역 상황과 수출 경기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HRI는 최소 2022년 1분기에서 최대 2분기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다음은 E, Economic misery index(경제고통지수)다. 2021년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는 약 6p 내외로 추정되는데, 이는 2011년(7.4p)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나아가 2022년 경제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의 둔화와 실업률의 하락 등으로 2021년보다 소폭 개선된 5p대 중후반으로 전망된다. HRI는 최근 서민 경제 활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인 인플레이션의 심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물가 불안 품목의 수입 쿼터 제한 완화, 물류·유통 시스템 전반의 투명성 확보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 S는 Secular stagnation(장기침체)다. 팬데믹의 종료시점을 알 수는 없으나 코로나 경제충격이 마무리된 이후, 한국 경제의 최대 화두는 잠재성장률의 급락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정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16~2020년 연평균 2.5%에서 2021~2025년 2.0% 그리고 2026~2030년 1.7%로 빠르게 하락할 전망이다. 이러한 잠재성장률 급락의 주된 원인은 생산가능 인구 급감에 따른 노동력 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73.4%로 이미 정점을 형성하고 낮아져 2022년에는 71.0%에 이르고 2030년에는 66.0%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높은 시장 규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은 잠재성장률 하락을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된다.
HRI는 저성장 장기 침체를 막기 위하여 경제 활력을 확보하고 성장잠재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 인력의 활용 확대, 출산율 제고 등을 통해 노동력 감소 추세를 완화하고, 시장 규제 및 조세 제도의 정비,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을 통해 기업 투자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특히 기술 혁신이 성장의 중심이 되도록 정부연구개발사업의 실효성 확보, 민간 R&D 투자의 저변 확대, 신성장 동력인 디지털 전환 및 그린 전환 관련 기술 개발 노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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