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흰 산 위에
푸른 하늘
그
호수에 비쳤나, 잠겼나?
눈 덮인 흰 산
깨
어
나
던져진 새소리에
파문 이는 하늘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5.02.28. -
눈이 내려 산과 산봉우리는 흰 빛 덩어리, 설산이 되었다. 설산 위로는 겨울 하늘이 파랗게 펼쳐져 있다. 그런데 이 산 아래에는 호수가 있고, 호수는 물의 겉면이 잔잔하여 수면이 마치 거울 같다. 거울 같은 수면에 눈 덮인 흰 산과 푸른 하늘이 비친다. 마치 호수의 물속에 잠겨 있는 것처럼.
그때에 산속에 있던 새가 산을 빠져나와 던져진 물건처럼 푸른 하늘을 날아간다. 깃 치는 소리와 새의 울음소리가 일어나 정지한 듯 고요한 정물(靜物)을 깨며 날아간다. 순간 파란 하늘에 파문이 있다. 그리고 파란 하늘의 파문은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호수의 수면에도 분명 비칠 테니 잔물결의 생겨남이 있을 것이다.
〈문태준 시인〉
Mozart - Piano Concerto No.23 A major K.488, 2nd Adag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