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리 아
성모의 발현을 통한 성모 신심
1. 발현의 역사
성모님 발현의 이야기는 교부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러 이야기들이 전해 오지만 그중에서도 니싸의 그레고리오가 전하고 있는 이야기로써, 성모님이 성 그레고리오 Wonderworker(+270) 에게 발현하신 이야기는 매우 신빙성 있는 이야기로 간주되고 있다. 성모님은 밤에 요한 사도를 동행하고 실제보다 큰 모습으로 빛에 둘러싸인 채로 젊은 청년 그레고리오에게 나타나신다. 그리곤 요한 사도에게 '진정한 믿음의 신비'를 이 젊은이에게 알려달라고 말씀하시며, 이에 요한 사도는 주님의 어머니께서 바라시 는 것인데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고 응답한다.
한편, 성모님 발현이 교회의 대중 신심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1830년에 프랑스 파리 루드 백에 있는 수녀원 성당에서 카트린 라부르(Catherine Laboure)에게 발생한 '기적의 메달' 성모님 발현이후 이다. 물론 그보다 300년전인 멕시코 인디안에게 발현한 '과달루페' 성모님도 그에 못지 않으나, 1830년 이후부터 급작스레 성모님 발현이 증가되었기에 '기적의 메달'을 그 시작으로 보고자 한다. 그 이후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을 선언한, 즉 교회의 백성들이 기도하고 대중적 신심을 가질 수 있는 성모님 발현들을 보면 1846년 프랑스 라 살레뜨(La Salette) 성모님, 1858년 프랑스 루르드(Lourdes) 성모님, 1871년 프랑스 퐁맨(Pontmain) 성모님, 1879년 아일랜드의 녹(Knock) 성모님, 1917년 포르투갈의 파티마 (Fatima) 성모님, 1932년 벨기에의 보렝(Beauraing) 성모님, 그리고 1933년 벨기에의 바뇌 (Banneux) 성모님이 있다. 그밖에 크고 작은 많은 성모님 발현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성모님 발현들과 비슷한, 달리 말하면 나무의 가지들과 같은 성격을 띠었다. 예를 들면, 1928년부터 1971년 사이에 약 210개의 발현들이 위에서 언급된 발현들과 흡사한 성격을 띠었으며, 교회의 권위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
2. 발현의 신앙적 가치
성모님 발현이 성모 신심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왜냐하면 발현이라는 신비적 현상은 우리 인간의 깊은 내면에 있는 종교적 심성을 불러일으키면서, 성모 신심의 근본 목적인 믿는 이로 하여금 더욱더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적과 같은 초자연적 현상을 동반한 발현이라는 신비적 사건은,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으로 하여금 영원하고 완전한 절대자의 존재를 더욱 확실시 믿게 해준다. 예를 들면, 1858년 프랑스 남부 루르드에서 성모님은 어린 소녀인 벨라뎃다 수비루 (Bernadette Soubirous)에게 여러 차례 발현하시면서 회개, 기도, 그리고 보속 행위를 강조하시고 치유의 샘물을 은총의 선물로 주셨는데, 이곳은 현재 매년 4백만 명이 순례하면서, "내가 세상 끝날 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순례자들은 하느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총을 성모님 발현 이야기나 메시지 그리고 기적의 순간들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명의 어린이들에게 발현하여 당신의 메시지를 주신 파티마 성모님은 갈수록 더욱 사람들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죄인들의 회개와 평화를 위한 기도뿐 만 아니라, 묵주기도의 생활화 및 티없으신 성모 성심께 대한 신심은 교회 신심 생활에 매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1981년부터 발현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메쥬고리의 성모님은 비록 교회의 공식적인 인정이 나지 않았지만, 많은 순례객들이 모여들고 있으며 사람들이 회개를 통한 믿음의 생활을 보이면서 하느님의 놀라우신 일을 찬양하고 있다.
이렇게 성모님의 발현을 체험한 많은 사람들은 발현 사건을 통하여 초월적인 어떤 것을 추구하며, 모든 것이 믿음 안에서 가능하다는 하느님의 권능을 되새긴다. 그리고 악이 승리할 것 같은 이 세상에서 선의 승리가 확실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며, 하늘에 오르신 성모님이 우리 가까이 계시다는 사실 속에서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고백한다.
한편, 성모님의 발현을 부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들은 왜 예수님이 직접 나타나지 않고 성모님이 나타나야 하는지 의아해 하고, 성모님의 발현을 통해 우리는 그녀를 신격화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등 여러 질문을 제기한다.
실제로 성모님의 모든 발현이 '신앙의 유산'에 속하지 않는, 즉 반드시 믿어야 할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발현이 신앙의 모든 것 인양 따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발현이라는 신비적 사건을 통해 자신이 희망하는 바가 눈으로 보이게 그리고 감각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때때로 이것이 지나쳐 성모님이 신격화되는 잘못된 신앙의 길로 빠지기도 한다. 이것은 발현이 주는 신앙적 가치를 잘못 이해한 탓으로 개인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교회 일치 차원에서 볼 때 매우 부정적 요소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잘못 하다가 오류로 빠질 수 있는 발현, 사적 계시들, 환시, 예언, 그리고 기적들에 관한 책과 기사들은 필히 교회 직권자의 인정(Imprimatur)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3. 성모 발현과 성모 신심
성모님 발현이 성모 신심의 목적인 더욱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게 우리를 인도하는 이유는, 성모님 발현이 단순히 치유나 기적과 같이 외적인 것에 머물지 않고 목격자를 통해 드러내는 당신의 메시지 때문이다. 시대나 문화 그리고 지역적 특성에 부합하는 성모님의 메시지는 힘이 있으며, 크리스챤 생활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제들을 기억시키면서, 사람들을 항상 당신의 아들 가까이로 인도한다. 예를 들면, 성모님의 발현 메시지는 끊임없이 기도, 희생, 그리고 성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 우리를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로 부르고 있다: "죄인들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여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회개하라!"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과 화해하여라."
또한, 성모님의 메시지는 항상 사람들에게 구원의 희망을 안겨주기에, 사람들이 보다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성모 신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성모 신심뿐만 아니라 모든 신심은 희망적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는 부활 신앙을 사는 희망의 종교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교에서 종말신앙도 희망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편, 성모님의 발현은 성서나 교회 전승으로 내려온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들이나 교의들과는 구분되어진다. 즉, 성모님의 발현은 사적 계시로서 신앙의 진리이며 유산인 공적 계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적 계시는 믿음의 대상은 아니며, 이미 계시된 진리를 그 시대와 문화적 특성에 따라 새롭게 강조한다. 예를 들면, 라 살레뜨 성모님의 메시지는 주일을 거룩히 지내야 한다는 하느님의 법을 다시금 강조 한다: "사람들이 주님의 계명을 무시 하고 주일도 지키지 않고 있다. 세상 것에 너무 빠져서 하느님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성모님의 발현 사건 및 발현 메시지는 일반적인 성모 신심에 관한 사항 및 마리아 교의들과 잘 부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마리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라는 슬로건을 주제로 삼고 있는 성모 신심에, 묵주기도를 통한 그리스도의 신비를 매일 묵상하라는 메시지는 일반적인 성모 신심에 잘 어울린다.
그리고 1858년 루르드에서 성모님은 당신의 이름을 "나는 원죄 없으신 잉태이다"라고 하셨는데, 이는 그로부터 4년 전인 1854년 12월 8일 비오 9 세 교황께서 장엄하게 선포한 '원죄 없으신 잉태 교의'와 일치한다. 이렇게 성모님 발현 메시지가 마리아 교의와 신심에 잘 부합될 때 그 메시지는 신앙의 의미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메시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실천해 나갈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해 나갈 뿐 아니라 성모님께 대한 우리의 사랑이 커질 것이다. 출처 : 인터넷 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