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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심협력(齊心協力)
마음을 하나로 하여 힘을 합친다
齊 : 가지런할 제(齊/0)
心 : 마음 심(心/0)
協 : 모을 협(十/6)
力 : 힘 력(力/0)
지금쯤 농촌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쁠 것이다. 농사일이라는 것이 시간 따라 적절하게 안배돼 있는 것이 아니고, 몰릴 때는 여러 가지 일이 한꺼번에 몰려 있다. 모내기로 매우 바쁜 때 거의 동시에 보리타작을 해야 하고, 밭에 콩도 심고 깨도 심는 등 눈코 뜰 새 없다.
또 농사일은 시기를 놓쳐 버리면 안 되기 때문에 일 분 일 초를 다툰다. 그래서 우리나라 농촌 속담에 '오뉴월에는 부지깽이도 거든다', '오뉴월에는 송장도 움직인다'라는 것이 있다.
이런 힘든 농사일을 좀 더 즐겁게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 선조들은 '품앗이'라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농사일은 그 특성상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무거운 짐을 혼자서 들 수가 없고, 모내기할 때 못 줄을 혼자서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품삯을 받지 않고 차례를 정해 이 집 일 저 집 일을 돌아가면서 함께 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를 품앗이라고 한다.
비슷한 말로 두레가 있는데, 품앗이는 정해진 틀이 없고 이웃간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데, 두레는 약간 형식적인 틀이 있다. 예를 들면 모내기는 혼자서 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지루해서 못 한다. 밥도 집집마다 준비해야 한다.
열 집이나 스무 집이 모여서 하루는 이 집 일, 내일은 저 집 일을 해나가면 효과도 있고 재미도 있다. 일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하고 장난도 친다. 그래서 모내기, 논매기, 밭매기, 벼나 보리타작 등은 대개 품앗이 방식으로 어울려서 함께 한다.
농사일뿐만 아니라, 잔치를 하거나 장례를 치를 때도 품앗이를 해 일을 비교적 쉽게 효과적으로 처리해 나갔다. 우리 민족의 좋은 전통이었다. 혼자 일을 할 때의 지루하고 비효과적인 것을 어울려 함으로써 즐겁고 효과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자연적으로 협동정신, 남을 배려하는 정신 등을 배워 나갔다.
농사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상만사가 품앗이 방식 아닌 것이 없다. 대표적인 것이 요즈음 인기 있는 스포츠 경기다. 혼자 잘한다고 개인플레이하면, 이길 수가 없다. 팀워크가 중요하다.
외과의사가 수술을 하려고 해도, 내과 의사 방사선과 의사 감염과 의사 마취과 의사의 협조는 물론이고, 의료기술자, 간호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기 진행자가 프로를 진행하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작가, PD, 조명, 음악, 무대장치 등등 수십 명이 함께 일해야 한다. 한 사람만 삐걱해도 전체적으로 일이 될 수가 없다.
미국 하바드대학에서 1938년부터 20대의 학생 268명을 대상으로 75년간 추적하며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일생을 가장 잘 산 사람은, 성적이 좋거나 부유한 집안의 학생이 아니고, 남과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오늘날 모든 것이 풍요하니까 남과 어울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품앗이 정신을 살려 마음을 하나로 하여 남과 어울려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 품앗이 1
사람 인(人)자가 서로 기댄 형상인 것처럼 사람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서는 살기 어렵다.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서로 힘을 모으지 않으면 사냥을 하는 것도, 농사를 짓는 것도, 집을 짓는 것도, 외침을 막아내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서 공동체를 만들고 나라를 세웠을 것이다. 현대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알게 모르게 타인의 도움을 받고 또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인생은 품앗이인 것이다.
품앗이는 인본주의 정신이 담긴 우리의 미풍양속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오랜 상호부조의 문화이다. 특히 노동력 수요가 집중되는 농촌 사회의 봄가을 농번기가 그랬다. 이웃의 일손을 빌리지 않고는 무슨 일이든 해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서로의 노동력을 빌려쓰고 또 되갚는 방식의 품앗이가 생긴 것이다. '품'은 일을 뜻하고 '앗이'는 교환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상북도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한 농산물 팔아주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른바 '농산물 품앗이 완판 운동'이다. 도지사가 판매 현장에 직접 뛰어들고, 모든 공공기관이 동참했다. 경북도 쇼핑몰인 '사이소'에서 할인 판매를 하고, 유튜브 채널에서도 농산물 완판 운동을 펼쳤다. 깊어가던 농어민들의 시름이 많이 해소되었을 것이다.
'달빛동맹' 병상 나눔으로 광주에서 치료를 받던 대구 코로나 확진자들이 지난주 초 모두 퇴원했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대구에 병상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광주의 여러 기관단체가 대구 환자들을 받아들여 치료한 지 40일 만이었다. 집으로 돌아간 대구 환자들은 광주에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고 참외를 선물로 보냈다. 광주에 어려움이 닥치면 대구가 또 그렇게 할 것이다. 영호남 품앗이에 다름 아니다.
정치도 품앗이다. 무한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다. 여야가 서로 건설적인 비판은 하되 국민을 위한 상생의 정치를 한다면, 여야의 입장이 뒤바뀌어도 사생결단의 대립은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코로나 전염병 대란 속에 모처럼 불꽃이 되살아난 영호남 달빛 품앗이 정신이 보수와 진보, 야당과 여당, 동쪽과 서쪽으로 극명하게 갈린 정치판에 사그라들까 걱정스럽다.
■ 품앗이 2
정의
일을 서로 거들어 주어 품을 지고 갚는 교환노동.
내용
'품아이', '품바꾸이' 등으로 부르는 곳도 있다. 일반적으로 노동의 교환형식이라고 이해되고 있으나, 그 어원적인 의미는 '품(勞動力)' 앗이(受)에 대한 '품' 갚음(報)의 뜻이 내포된 노동력의 호혜적 증답관계(贈答關係)를 의미하는 민속 어휘라고 생각된다.
품앗이를 단순한 노동의 교환형태라고 보기에는 상대방의 노동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두레'나 '고지(僱只)', 또는 머슴의 '새경'처럼 노동력 산정에서 타산적이 아니다.
사람과 농우의 품앗이를 보면, 소 한 마리가 하루 일해 준 데 대하여 한 사람이 하루 반의 노동으로 갚는 것과 같은 차이가 있는 곳도 있으나, 원래는 남성과 여성, 장정과 소년의 노동력이 동등하게 평가되는 일이 많았다. 즉, 인간의 노동력은 원칙적으로 모두 대등하다는 가정하에 품앗이를 짜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가정이 품앗이를 성립시키는 근본적인 가치관념으로 보인다.
두레가 촌락공동체 단위의 집단적 공동노동이라면, 품앗이는 개인적 교분으로 맺어진 촌락 내의 소집단 성원간에 이루어지는 공동노동이다. 친지간에 짜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이렇게 품앗이를 짜는 개인이나 소집단 상호간에는 그 선행조건으로 상호부조의식 또는 의리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인 자세와 때로는 처지가 서로 비슷해야 품앗이를 짤 수 있다는 믿음과 관념들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서로 '마을 다니기'를 하는 집끼리 자주 품앗이를 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 하겠다. 결국, 품앗이는 서로 도움을 도움으로 갚아야 한다는 증답의례적 호혜의식(贈答儀禮的互惠意識)이 제도화된 협동체계라 하겠다.
품앗이는 시기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또 작업의 종류에도 관계없이 농가에서 자가의 힘만으로는 노동력이 부족한 작업을 할 때 수시로 조직되었다. 그리고 자작농민, 소작농민 또는 머슴들의 결합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품삯을 위한 농업노동자는 이 조직에서는 배제되어 있었다.
품앗이는 오늘날에도 조직되고는 있으나 그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근대화되는 농촌사회에서 환금의식(換金意識)이 발달했기 때문에 품앗이의 바탕에 깔린 인력에 대한 평등의식은 보다 합리적인 타산성의 작용을 받게 되었다. 원래는 소 이외에는 사람 품앗이뿐이던 것이 소와 소, 대등한 노동력을 가진 사람끼리 또는 경운기 품앗이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순수한 인력의 교환 내지 증답이던 품앗이보다 임금노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집단적 임금노동의 형식인 '품앗이고지' 같은 것이 등장하게 된 것도 이러한 세태의 영향이다. →두레
■ 마음을 나누는 공동체
우리 조상들은 종교나 놀이뿐 아니라 농사 등 다양한 일로도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한데 모여 사는 사람들에게 '함께한다'는 생각은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것을 '공동체 의식'이라고 한다. 조상들의 협동 생활로는 품앗이, 두레, 계, 향약 등이 있다.
1.일과 일을 나누는 품앗이
우리 조상들은 종교뿐 아니라 농사짓는 일, 함께 즐기는 놀이에서도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특히 농사짓는 일은 무척 힘들어 서로 돕지 않고서는 해 나가기가 어려웠다.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모여 사는 사람들끼리는 무엇이든 '함께한다'는 생각이 꼭 필요했다.
농부1 "여보게, 어제는 자네가 내 밭을 매 주었으니, 오늘은 내가 자네 집 밭일을 도와주겠네."
농부2 "아이고, 고맙네그려!"
이처럼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서로의 일을 번갈아 가며 도와주는 것을 '품앗이'라고 한다. 품앗이는 일하는 때와 계절에 관계없이 이루어졌다. 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해서 씨앗을 심기에 알맞은 때와 거두기에 알맞은 때가 따로 있다.
이런 때를 놓치면 한해의 농사를 그르치고, 그러면 1년 내내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품앗이를 통해 서로의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농사뿐 아니라 김장 담그기, 지붕 얹기 등도 품앗이를 했다. 옛날 초가집은 2~3년마다 한 번씩 지푸라기를 엮어 지붕을 새로 얹어 주어야 했기 때문에 큰 일거리였다.
2.두레
농사일에서 가장 힘든 것은 논에 작은 벼를 옮겨 심는 모내기와 논밭의 잡초를 뽑는 김매기이다. 일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한 사람씩 나와 '일꾼 모임'을 만들어, 마을 전체의 농사일을 한꺼번에 해결했다. 이렇게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일하기 위해 만든 것을 '두레'라고 한다.
두레는 농사를 지을 때뿐 아니라 마을 잔치나 마을 사람 중 누군가의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에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기꺼이 일손을 도왔다. 두레에 참가한 사람을 '두레꾼'이라 하고, 모임 전체를 일컬어 '두레패'라고 한다. 두레패에는 모임을 이끄는 사람과 그를 돕는 사람, 일을 지시하는 사람, 규칙을 어기는 이가 없는지 감시하는 사람 등이 정해져 있었다.
두레패가 일을 하러 가기 전에는 먼저 농사가 잘 되라는 뜻으로 조상들께 제사를 올렸다. 그런 다음 줄줄이 모여 논으로 가는데, 이때는 커다란 깃발을 든 사람이 앞장을 썼다. 깃발에는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글자를 써넣었으며, 이것은 '농사야말로 천하의 근본이 되는 것'이라는 뜻이다. 두레패는 일꾼이 없는 집의 일도 기꺼이 도와주었다. 무엇보다 서로 돕고 사는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자들의 두레, 길쌈
'길쌈'이란 삼베나 모시 등에서 실을 뽑고, 이것으로 옷감을 짜는 일을 말한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마을의 여자들은 이렇게 길쌈 두레를 하면서 서로 솜씨를 겨루기도 하고, 흥겨운 길쌈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3.함께하는 일, 함께하는 놀이
두레패가 깃발을 앞세우고 논으로 갈 때 농악대가 함께 따라간다. 두레패에서 앞장선 사람이 커다란 깃발을 논두렁에 꽂으면, 바로 논일을 시작했다. 두레꾼들이 줄줄이 논으로 들어가 일하는 동안에는 농악대가 한바탕 신나게 농악을 들려주었다. 북과 꽹과리, 장구 따위를 치며 흥을 돋우면 일꾼들은 뜨거운 뙤약볕에서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할 수 있었다.
또 두레패는 마을에서 조금씩 거두어들인 돈을 모아서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썼다. 두레패가 땀흘려 가며 논일을 한 뒤에는 '호미씻이'라는 휴일을 보냈다. 가장 힘든 모내기와 김매기가 끝났으니 농사에 썼던 도구들을 씻어 두고, 여러 가지 놀이를 즐기며 술과 음식을 나누었던 것이다.
이때 즐겼던 놀이들은 주로 씨름이나 들돌들기처럼 힘자랑을 하는 것이었다. 들돌들기는 큼직한 바위를 가슴 높이까지 번쩍 들어 올리는 것으로, 머슴이나 젊은이가 바위를 들어 올리는 데 성공하면 마을 어른이 상을 내리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농촌의 모습이 옛날과 달라지고 농기구가 발달하여 두레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풍물패의 농악과 몇몇 놀이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4.계와 향약
(1) 계
농사짓는 백성들은 대부분 가난했다. 그런데 아들딸이 결혼식을 할 때, 집안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 장례를 치러야 할 때, 또는 집을 새로 지을 때에는 큰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 중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돈이나 곡식을 모아 그때그때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 쓰도록 했다.
이렇게 경제적으로 서로 돕기 위해 만든 조직을 '계'라고 한다. 이러한 계는 같은 마을에 살지 않더라도 친척 사이에, 또는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 사이에서도 이루어졌다. 이런 전통은 오늘날에도 남아서 종종 어른들끼리 계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결혼이나 장례 등 집안의 큰일을 치를 때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서 도움을 준다. 이것을 '부조'라고 하고, 이때 건네는 돈을 '부조금'이라고 한다. 옛날의 계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2) 향약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돕고 사는 것을 나라에서도 적극 권장했다. 그래서 '향약'이라는 것을 만들어 마을마다 하나의 조직으로 똘똘 뭉치도록 했다. 향약은 서로 좋은 일을 권하고 잘못을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했다.
또 예절 바른 생활과 조상에게 제사 지내는 것을 권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함께 도와야 한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향약은 두레나 품앗이와 달리, 나라에서 백성들을 좀더 쉽게 관리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농사짓는 백성들이 평화로워야 나라 전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으니까.
▶️ 齊(가지런할 제, 재계할 재, 옷자락 자, 자를 전)는 ❶상형문자로 斉(제)의 본자(本字), 䶒(재)와 동자(同字)이고, 齐(제)는 간자(簡字), 亝(제)는 고자(古字)이다. 곡물의 이삭이 가지런히 돋은 모양을 본떴다. ❷상형문자로 齊자는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齊자는 亠(돼지해머리 두)자와 刀(칼 도)자와 같은 다양한 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서의 齊자는 매우 단순했었다. 齊자의 갑골문을 보면 곡식의 이삭이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곡식이 가지런히 자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후에 글자의 획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갑골문에서는 곡식을 가지런히 그려 '가지런하다'나 '단정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래서 齊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대부분이 가지런함과 관계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齊(제)는 중국 춘추시대에 산둥성(山東省) 일대에 있던 나라의 뜻으로 가지런할 제의 경우 ①가지런하다(제) ②단정하다(제) ③질서 정연하다(가지런하고 질서가 있다)(제) ④재빠르다, 민첩하다(제) ⑤오르다(제) ⑥같다, 동등하다(제) ⑦좋다, 순탄하다(제) ⑧다스리다(제) ⑨경계하다(제) ⑩지혜롭다(제) ⑪분별하다(제) ⑫이루다, 성취하다(제) ⑬섞다, 배합하다(제) ⑭약제(藥劑)(제) ⑮배꼽(제) ⑯한계(限界)(제) ⑰삼가는 모양(제) ⑱제나라(제) ⑲가운데(제) ⑳일제히, 다 같이(제) 그리고 재계할 재의 경우 ⓐ재계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재) ⓑ공손하다(재) ⓒ엄숙하다(재)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재) 그리고 옷자락 자의 경우 ㉠옷자락(자)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자) ㉢제사에 쓰이는 곡식(자) ㉣꿰매다(자) ㉤예리하다(자) 그리고 자를 전의 경우 ㊀자르다(전) ㊁깎다(전)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집안을 바로 다스리는 일을 제가(齊家),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소리를 질러 부름을 제창(齊唱),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일제히 함을 제거(齊擧),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모두 바침을 제납(齊納), 반열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함을 제반(齊班), 여러 사람이 다 같이 분개함을 제분(齊憤), 여러 사람이 다 같이 정성을 바침을 제성(齊誠),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호소함을 제유(齊籲), 큰 일을 의논하기 위하여 여러 사람이 한 자리에 모여 앉음을 제좌(齊坐), 여럿이 일제히 떨쳐 일어남을 제진(齊振), 여럿이 한 자리에 모임을 제회(齊會), 한결같이 가지런함을 제균(齊均), 금전이나 물건 등을 균등하게 나누어 줌을 제급(齊給), 일제히 길을 떠남을 제발(齊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일제히 소리를 지름을 제성(齊聲), 마음을 한 가지로 함을 제심(齊心), 가지런히 열을 지음을 제열(齊列), 남편과 한 몸이라는 뜻으로 아내를 이르는 말을 제체(齊體), 음식을 눈썹 있는데까지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부부가 서로 깊이 경애함을 일컫는 말을 제미(齊眉),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공손히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으로 남편을 깍듯이 공경함을 일컫는 말을 거안제미(擧案齊眉), 자기의 몸을 닦고 집안 일을 잘 다스림을 이르는 말을 수신제가(修身齊家),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라는 뜻으로 약한 자가 강한 자들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받음을 이르는 말을 간어제초(間於齊楚), 제나라를 공격하나 이름만 있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 체하면서 사실은 다른 일을 함을 이르는 말을 벌제위명(伐齊爲名), 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으로 갖가지 학문이나 예술이 함께 성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백화제방(百花齊放),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자성제인(子誠齊人),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이르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중국의 제나라 동부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그 말을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뜻으로 의를 분별하지 못하는 시골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제동야인(齊東野人), 두 마리의 봉황이 나란히 날아간다는 뜻으로 형제가 함께 영달함의 비유를 일컫는 말을 양봉제비(兩鳳齊飛),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제나라도 섬기고 초나라도 섬긴다는 뜻으로 양쪽 사이에서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지도 못하여 난감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사제사초(事齊事楚), 월나라와 제나라에서 미인이 많이 나온 데서 미인을 이르는 말을 월녀제희(越女齊姬) 등에 쓰인다.
▶️ 心(마음 심)은 ❶상형문자로 忄(심)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의 심장의 모양, 마음, 물건의 중심의, 뜻으로 옛날 사람은 심장이 몸의 한가운데 있고 사물을 생각하는 곳으로 알았다. 말로서도 心(심)은 身(신; 몸)이나 神(신; 정신)과 관계가 깊다. 부수로 쓸 때는 심방변(忄=心; 마음, 심장)部로 쓰이는 일이 많다. ❷상형문자로 心자는 '마음'이나 '생각', '심장', '중앙'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心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心자를 보면 심장이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심장은 신체의 중앙에 있으므로 心자는 '중심'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옛사람들은 감정과 관련된 기능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心자가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마음이나 감정과 관련된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心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위치에 따라 忄자나 㣺자로 바뀌게 된다. 그래서 心(심)은 (1)종기(腫氣) 구멍이나 수술한 구멍에 집어넣는 약을 바른 종이나 가제 조각 (2)나무 줄기 한 복판에 있는 연한 부분 (3)무, 배추 따위의 뿌리 속에 박인 질긴 부분 (4)양복(洋服)의 어깨나 깃 따위를 빳빳하게 하려고 받쳐 놓는 헝겊(천) (5)초의 심지 (6)팥죽에 섞인 새알심 (7)촉심(燭心) (8)심성(心星) (9)연필 따위의 한복판에 들어 있는 빛깔을 내는 부분 (10)어떤 명사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마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마음, 뜻, 의지(意志) ②생각 ③염통, 심장(心臟) ④가슴 ⑤근본(根本), 본성(本性) ⑥가운데, 중앙(中央), 중심(中心) ⑦도(道)의 본원(本源) ⑧꽃술, 꽃수염 ⑨별자리의 이름 ⑩진수(眞修: 보살이 행하는 관법(觀法) 수행) ⑪고갱이, 알맹이 ⑫생각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물(物), 몸 신(身),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를 심리(心理), 마음에 품은 생각과 감정을 심정(心情), 마음의 상태를 심경(心境), 마음 속을 심중(心中), 마음속에 떠오르는 직관적 인상을 심상(心象), 어떤 일에 깊이 빠져 마음을 빼앗기는 일을 심취(心醉), 마음에 관한 것을 심적(心的), 마음의 속을 심리(心裏), 가슴과 배 또는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심복(心腹),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를 심성(心性), 마음의 본바탕을 심지(心地), 마음으로 사귄 벗을 심우(心友),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으로 묵묵한 가운데 서로 마음이 통함을 이르는 말을 심심상인(心心相印), 어떠한 동기에 의하여 이제까지의 먹었던 마음을 바꿈을 일컫는 말을 심기일전(心機一轉), 충심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함을 일컫는 말을 심열성복(心悅誠服), 마음이 너그러워서 몸에 살이 오름을 일컫는 말을 심광체반(心廣體胖), 썩 가까워 마음놓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심복지인(心腹之人), 높은 산속의 깊은 골짜기를 이르는 말을 심산계곡(心山溪谷), 심술꾸러기는 복을 받지 못한다는 말을 심술거복(心術去福),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시간을 보내기 위하여 심심풀이로 어떤 일을 함 또는 그 일을 일컫는 말을 심심소일(心心消日), 마음이 움직이면 신기가 피곤하니 마음이 불안하면 신기가 불편하다는 말을 심동신피(心動神疲), 심두 즉 마음을 멸각하면 불 또한 시원하다라는 뜻으로 잡념을 버리고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면 불 속에서도 오히려 시원함을 느낀다는 말을 심두멸각(心頭滅却), 마음은 원숭이 같고 생각은 말과 같다는 뜻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생각을 집중할 수 없다는 말을 심원의마(心猿意馬) 등에 쓰인다.
▶️ 協(화합할 협)은 ❶회의문자로 协는 간자, 叶는 고자, 恊는 속자, 劦`勰`旪는 동자이다. 열 십(十; 열, 많은 수)部와 힘을 합쳐(力`力`力) 도움을 준다는 뜻이 합(合)하여 '돕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協자는 '화합하다'나 '돕다', '협력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協자는 十(열 십)자와 세 개의 力(힘 력)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力자는 '힘'이라는 뜻이 있지만, 본래는 밭을 가는 농기구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 協자의 갑골문을 보면 세 개의 力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힘을 합치다'라는 뜻의 劦(힘 합할 협)자이다. 劦자는 농기구를 들고 여럿이 힘을 합쳐 밭일한다는 뜻이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十자가 추가 되었는데, 이것은 여럿이 하나의 목표에 협력한다는 의미를 더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協(협)은 ①화합하다(和合--) ②돕다 ③복종하다(服從--) ④적합하다(適合--) ⑤좇다 ⑥맞다 ⑦합하다(合--) ⑧협력하다(協力--: 힘을 합하여 서로 돕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和(화할 화), 睦(화목할 목), 諧(화할 해), 雍(화할 옹) 등이고, 반의어로는 戰(싸움 전), 爭(다툴 쟁), 競(다툴 경), 鬪(싸울 투/싸움 투) 등이다. 용례로는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함 또는 나라 사이에 외교 문서를 교환하여 어떤 일을 약속하는 일을 협상(協商),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협력(協力), 협력하여 찬성함을 협찬(協贊), 힘을 보태어 서로 도움을 협조(協助), 여러 사람이 모여 서로 의논함을 협의(協議), 힘과 마음을 함께 합함을 협동(協同), 협의하여 결정함 또는 그러한 결정을 협정(協定), 단체와 개인 또는 단체 상호간에 맺는 협정을 협약(協約), 회원이 협동 일치하여 설립 유지하는 모임을 협회(協會), 힘을 합하여 서로 조화함을 협조(協調), 두 개 이상의 악기로써 동시에 연주하는 일을 협주(協奏), 두 편이 서로 좋도록 양보하여 협의함을 타협(妥協),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일어나는 충돌 또는 둘 이상의 음이 같이 울릴 때 서로 어울리지 않고 탁하게 들리는 음을 이르는 말을 불협화음(不協和音), 마음을 같이 하여 힘을 내어 서로 도움을 이르는 말을 동심협력(同心協力) 등에 쓰인다.
▶️ 力(힘 력/역)은 ❶상형문자로 팔에 힘을 주었을 때 근육이 불거진 모양으로, 농구(農具) 가래의 모양이다. 나중에 일하다, 힘의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力자는 '힘'이나 '힘쓰다', '일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力자를 보면 밭을 가는 농기구가 그려져 있었다. 농사일에는 고강도의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래 밭갈이용 농기구를 그렸던 力자는 '힘'이나 '힘쓰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力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힘'이나 '힘쓰다'와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力자가 '힘'과 관련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후에 耒(쟁기 뢰)자가 '쟁기'라는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力(력)은 ①힘 ②하인(下人) ③일꾼, 인부(人夫) ④군사(軍士), 병사(兵士) ⑤힘쓰다, 부지런히 일하다 ⑥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 어렵다, 매우 힘들다 ⑦힘주다 ⑧있는 힘을 다하여, 애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힘쓸 노(努), 힘쓸 면(勉), 힘쓸 무(務), 힘쓸 욱(勖), 힘쓸 려(勵), 힘쓸 자(孜), 무성할 무(懋)이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역능(力能), 자기의 의도를 힘주어 말함을 역설(力說), 사물의 중심이 되는 점을 역점(力點), 힘써서 배움을 역학(力學), 힘써 행함을 역행(力行), 힘써 공격함을 역공(力攻), 힘껏 달림을 역주(力走), 부지런히 힘씀을 역면(力勉), 어떤 일을 감당하여 해낼 수 있는 힘을 역량(力量),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힘을 들이어 일함 또는 그 힘을 노력(勞力),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이나 괴로움 등을 이겨 내면서 애쓰거나 힘쓰는 것을 노력(努力),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권력이나 기세의 힘 또는 일을 하는데 필요한 힘을 세력(勢力),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협력(協力), 강제로 복종시키는 힘을 권력(權力), 이상하게 사람의 눈이나 마음을 호리어 끄는 힘을 매력(魅力), 사람의 힘이나 능력을 인력(人力), 무슨 일이나 말을 한 데 대하여 돌아오는 좋은 결과를 효력(效力),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력(氣力), 살아 움직이는 힘을 활력(活力), 목적에 달할 가능성이 많음을 유력(有力), 주된 일을 하고 아직 남아 있는 힘을 여력(餘力), 한 나라가 가진 힘을 국력(國力), 힘이 부족하여 생각한대로 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역부종심(力不終心), 꾀가 막히고 힘이 다하였다는 뜻으로 더는 어떻게 할 방법과 수단이 없다는 말을 계궁역진(計窮力盡), 어떤 일에 모든 힘을 다 기울임 또는 야구에서 투수가 타자를 상대로 모든 힘을 기울여 공을 던지는 것을 이르는 말을 전력투구(全力投球), 남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의 힘으로 어려움을 타파하여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력갱생(自力更生), 전념하는 힘이 바위를 뚫는다는 뜻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도 진심으로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리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염력철암(念力徹巖), 인간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저항해 볼 수도 없는 힘이라는 뜻으로 천재지변 등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자연의 위대한 힘을 이르는 말을 불가항력(不可抗力), 한 팔이 힘이라는 뜻으로 보잘것없게나마 남을 도와주는 조그마한 힘을 이르는 말을 일비지력(一臂之力), 마음과 힘을 기울여 애를 쓰나 아무런 보람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도비심력(徒費心力), 부나 병력이나 위력 등으로 어떤 일을 하면서 어진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 것처럼 본심을 가장함을 일컫는 말을 이력가인(以力假仁), 많은 사람이 서로 힘을 합하면 태산도 옮길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중력이산(衆力移山), 문장을 자유자재로 잘 지음을 이르는 말을 필력종횡(筆力縱橫), 부모를 섬길 때에는 마땅히 힘을 다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효당갈력(孝當竭力), 새로운 의견을 생각해 내면서 역동적인 행정을 펼치자는 뜻을 이르는 말을 창의역동(創意力動), 다리와 팔의 힘이라는 뜻으로 온몸의 힘을 이르는 말을 고굉지력(股肱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국궁진력(鞠躬盡力)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