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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서윤 씨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나를 대했다.
웃었고, 묻지 않았고, 거리를 두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녀가 그날,
내 말 너머에 숨어 있는 무언가를 느꼈다는 걸.
—소중한 직원이에요.
나는 그렇게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심이 전부 담긴 말도 아니었다.
이건 단순한 보호 본능도, 책임감도 아니다.
하루하루, 내 안에 자라고 있는 이 감정은
어느 이름으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종류였다.
"…아영 님?"
서윤 씨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책상 앞에 서 있었다.
조금 머뭇거리는 표정이었다.
"저, 오늘 퇴근 좀 빨리 해도 괜찮을까요?"
"무슨 일 있어요?"
"보육원 선생님이 오랜만에 연락을 주셨어요.
뭔가 얘기해 줄 게 있다고 하셔서… 잠깐 다녀오려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다녀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그 순간, 가슴 어딘가가 서늘해졌다.
그 웃음이,
그녀가 이 공간에 마지막으로 남긴 흔적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서윤 씨는 다음 날도 출근했다.
그다음 날도.
하지만 무언가 달랐다.
일은 여전히 성실하게 했지만,
그녀의 시선은 자주 창밖으로 향했고,
가끔은 모니터를 바라보며 멍해지는 일이 많아졌다.
"무슨 일 있어요?"
내가 물으면,
"아뇨, 괜찮아요. 그냥… 조금 생각할 게 있어서요."
늘 그렇게 대답했다.
그 말이 거짓은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녀는 지금, 어딘가로부터 다시 불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그걸 느낄 수 있었다.
며칠이 흘렀다.
나는 점점 예민해졌다.
그녀가 지금 이 공간에 있어도,
언제든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예감이 자꾸만 들었기 때문이다.
"죄송해요. 오늘은 선생님이랑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오늘은 오후에 병원 좀 들르느라, 늦을 것 같아요."
그녀는 언제나 정중하게 말했고,
나는 그 정중함 속에서 조용히 무너져 갔다.
—그녀는 이제, 이곳보다도 더 중요한 어딘가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밤늦은 사무실.
나는 문득, 그녀의 자리를 바라봤다.
따뜻한 향이 남아 있는 듯한 책상.
작은 메모.
삐툴빼툴한 글씨로,
—“오늘도 열심히!”
나는 메모를 바라보다,
작게 중얼였다.
"혼자서 해결하려고 하지 마요."
그 말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이젠 나도 알 수 없었다.
서윤 씨의 빈자리 앞에서,
나는 조용히 휴대폰을 들었다.
> “내일, 사무실로 조금만 일찍 와줄 수 있을까요.
보고 싶은 얼굴이 하나 있어서요.”
보내고 나서,
나는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다.
—이 감정이 이름을 가진다면,
나는 아직 그것을 말할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내일도 이 자리에 있어 준다면.
그땐—
그 이름을 천천히,
입에 담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침 일찍 도착한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예상보다 먼저 와 있던 사람이 있었다.
"아영 님!"
서윤 씨가, 반쯤 일어선 채로 나를 반겼다.
평소처럼 환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미소에,
나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꼈다.
"생각보다 일찍 오셨네요."
"네. 메시지 받고, 왠지… 그냥 일찍 오고 싶어져서요."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웃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보고 싶었던 얼굴이라는 게, 설마 저예요?"
장난처럼 건넨 말이었다.
나는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서윤 씨."
"…왜요?"
그녀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 목소리에 담긴 기색은,
장난이나 농담이 아니었다.
"요즘… 자주 멍하게 계시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제가 알아도 되는 건 아닌지… 계속 고민했어요."
서윤 씨는 내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네?"
"보육원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혹시라도… 생부모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나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정확한 건 아직 없대요. 그냥 예전 기록 정리하다가, 뭔가 발견된 게 있나봐요.
아직 확인 중이라서, 기다리라고만 하셨고요."
"그럼…"
"저, 사실 가족이라는 걸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녀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혼란스러워요.
그런데 아영 님이 메시지 보낸 날, 그게 정말 이상하게 따뜻했어요."
"…"
"그냥…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낯설지만 좋았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말이 가슴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었다.
"아영 님은… 가족이라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질문에, 나는 오래도록 대답하지 못했다.
창밖으로 시선이 흘렀고, 입술이 말랐다.
"잃어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
그 말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왔다.
서윤 씨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따뜻했고,
어딘가 조심스러웠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요. 그런 존재는, 처음부터 생기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요?"
그녀의 질문이 조용히 내려앉았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돌이킬 수 없을 거란 걸 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이 공간 안에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까지 따뜻하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나는 천천히 말했다.
"서윤 씨."
"네?"
"오늘도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녀는 살짝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죠."
그 순간,
가슴 어딘가가 조용히 녹아내렸다.
그녀는 내 동생이 아니고,
잃어버린 과거도 아니고—
지금, 이 순간.
조금씩 내 안에 스며들고 있는 '서윤'이었다.
내일도,
그녀가 가만히 곁에 남아 있다면.
그땐, 이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
.
아영 님은 자주 멍한 얼굴로 나를 바라볼 때가 있다.
무언가를 떠올리는 듯한 눈.
그건 마치… 나를 통해,
나 아닌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처음엔 그 시선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나를 '잘 대해주는 사람'이라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 시선이 묘하게 따뜻하고,
묘하게 슬프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눈빛을,
나는 왜 이렇게 자꾸만 떠올리게 되는 걸까.
그날, 아영 님은 말했다.
"오늘도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 말이,
생각보다 오래 머릿속에 맴돌았다.
감사하다는 말.
그저 예의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말 속에 담긴 감정이 너무 선명해서,
내가 더 이상 모른 척할 수 없게 만들었다.
출근한 아영 님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하지만 눈빛이 조금 달랐다.
"커피 드릴까요?"
내가 물었을 때,
아영 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내가 잔을 내려놓자,
그녀는 작게 말했다.
"따뜻한 거네요."
그 말도,
그저 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웠다.
‘감정’이라는 게 꼭 특별한 사건으로만 드러나는 건 아니다.
나는 그걸 아영 님을 보며 처음 알게 됐다.
말 한마디.
시선 한 번.
숨소리, 고개 돌리는 각도.
모든 게—
그 사람만이 가진 온도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날 퇴근길.
우리는 나란히 사무실을 나섰다.
말은 없었지만,
그 조용함이 싫지 않았다.
조금 떨어져 걷던 아영 님이
내가 외투 깃을 올려 입는 걸 보고,
잠시 멈춰 섰다.
"잠깐만요."
그녀는 손을 뻗었다.
깃을 정리해주려는 듯한 동작.
손끝이 내 목 가까이에 닿았다.
나는 순간,
숨을 멈췄다.
그녀의 손이 조심스럽게
내 외투 깃을 살짝 내려주었다.
너무 가까워서,
그녀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몇 초의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졌을까.
"…됐어요."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감정, 아니야.’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손길이 이렇게 오래 남을 수 있다면,
이 감정은 이미
내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자라나고 있는 것 같다.
그녀는 가끔 나를
과거 어딘가와 겹쳐 보는 것 같다.
나는 이제 그걸 안다.
그리고 그게,
조금은 아프고,
조금은… 슬프다.
왜냐하면—
나는 아영 님에게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나로서 머물고 싶으니까.
다음 날,
나는 작은 결심을 했다.
그녀가 나를 '서윤'이라는 이름으로만 불러줄 수 있게.
이 감정을 감추지 않고 말할 수 있게.
작은 시작이라도 해보자고—
그렇게 마음먹었다.
.
.
.
그날, 서윤 씨는 예고 없이 늦게 왔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선 그녀는,
언제나처럼 웃었지만—
그 미소가, 조금 느슨했다.
나는 물었다.
"괜찮아요?"
서윤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다만…"
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 표정을 나는 자주 본 적이 있다.
—어떤 말을 꺼낼까 망설일 때의 표정.
"저… 사실 어제, 보육원 선생님이 누굴 만나게 해줬어요."
내 손끝이 살짝 굳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제 친어머니일지도 모르는 분이래요."
그 말이 내 가슴에 조용히 박혔다.
"확실하진 않대요. 기록이 엉망이어서, 그냥 가능성 중 하나라고만…
근데 그분이, 저한테 뭔가 전하고 싶다고 했어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그 안엔—
말로 설명되지 않는 혼란이 있었다.
"이상하죠.
그렇게 오래 혼자였으면서도, 막상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녀는 조용히 웃었다.
"가족이라는 말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어요."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입안이 바싹 말랐다.
"그래서… 만나볼 거예요?"
그 질문을 던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서윤 씨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어딘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모르겠어요.
그 사람이 정말 제 어머니라면,
어떤 얼굴을 하고 만나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나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당장 결정 안 해도 돼요."
나는 말했다.
"서윤 씨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해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일까.
내 말이 위로가 되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거리를 두는 것처럼 느껴졌던 건.
그날 퇴근길,
서윤 씨는 나란히 걷던 걸음을 멈췄다.
"아영 님."
"네."
"저, 아영 님 덕분에 가족이라는 걸 처음으로 상상해 봤어요."
나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정말이에요.
따뜻하게 말 걸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제가 일하는 걸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
그런 게, 가족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근데…"
그녀는 잠시 고개를 돌렸다.
"그게 진짜 가족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말 앞에서는…
왜 그렇게 쉽게 사라질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요?"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너무 잘 알아버렸다.
그녀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과거에서 뻗어나온 ‘진짜 가족’이라는 가능성과,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나’ 사이에서.
나는 다정하게 말하고 싶었다.
무엇이든 선택해도 괜찮다고.
기다릴 수 있다고.
하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작고 날카로운 감정을 마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질투.
두려움.
그리고,
그녀가 '나 아닌 어딘가'로 향할까 봐 생기는 조바심.
"내일도 출근하죠?"
나는 웃으며 물었다.
"네, 그럼요."
"그럼, 내일 얘기해요. 오늘은… 많이 생각하지 말고, 잘 쉬고요."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이 감정은,
더 이상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종류가 아니라는 걸.
나는 집에 돌아와
작업실 불을 켰다.
책상 서랍을 열었다.
오래전 사진 한 장.
내 동생.
웃고 있는 얼굴.
그리고—
지금의 서윤 씨와 너무도 닮아 있는 눈동자.
나는 사진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이번에는."
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놓치고 싶지 않아."
그녀는 이제,
그림자가 아니다.
나는 그 감정을 숨기지 못할 것 같았다.
다음에,
정말 다음에 그녀가 또 그렇게 말해온다면—
나는,
돌아서지 않을지도 모른다.
.
.
.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어쩐지 낯설었다.
오늘은, 보육원 선생님과
그 사람을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아마… 친어머니일지도 몰라."
처음 들었을 땐,
마음이 요동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그저 어딘가에 한 발을 디딘 채,
나머지 한 발은 아직도
누군가를 향해 남아 있는 느낌.
"긴장되진 않아요?"
선생님이 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생각보다, 아니에요."
그 말이 이상하게 들릴까 봐 덧붙이지 못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지금 내가 마음을 두고 있는 곳은
그 문 너머에 있지 않다는 걸.
그 사람은,
낯선 표정으로 내 이름을 불렀고,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 손을 맞잡는 순간조차,
머릿속에 떠오른 건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오늘도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그날, 아영 님이 말했던 그 한마디.
그리고,
내 외투 깃을 정리하던
조심스러운 손길.
아무것도 아닌 순간처럼 스쳐갔지만—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의 나를, 이 자리에 멈춰 서게 만들었다.
그 사람과의 대화는
형식적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오래 찾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찾지 않아도 괜찮았던 사람들처럼 앉아 있었다.
"혹시… 궁금한 게 있다면 뭐든 물어봐."
그녀가 말했다.
나는 입을 열었다.
"…누가 저를 버렸나요?"
그녀는 말없이 시선을 피했다.
"어쩔 수 없었어. 상황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듣고 싶지 않았다.
상황이 그랬다는 말은,
나를 찾지 않은 시간들을
그저 조용히 포장할 뿐이니까.
돌아가는 길.
저녁 하늘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지하철 문이 닫힐 때,
문득 핸드폰을 켰다.
읽지 않은 메시지 하나.
> “오늘도 잘 다녀오세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요.
아영”
짧은 문장이었다.
하지만 그 안엔
내가 원했던 모든 말이 담겨 있었다.
“다녀오세요.”
“무리하지 말고요.”
그건,
나를 걱정하는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오늘도 사무실에서
내 자리를 비워두고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핸드폰을 가슴에 안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돌아가고 싶다.’
‘그 사람이 있는 곳으로.’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누군가가 나를 낳았다는 사실보다,
누군가가 매일 나를 기다려준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는 걸.
집으로 가는 길.
내 손이, 아영 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벨이 두 번 울리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윤 씨?"
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저, 지금 가도 돼요?"
그녀는 짧게 침묵하더니,
"당연하죠."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항상, 기다리고 있어요."
그 말에,
나는 그대로 무너질 뻔했다.
그래,
나는 이제 알았다.
내가 돌아가고 싶은 ‘집’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 사람의 목소리,
그 따뜻한 시선.
그리고—
그녀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마다
조금씩 자라난 이 감정.
이건,
그 누구의 그림자도 아니고
과거를 대신할 누구도 아닌.
아영이라는 한 사람을 향한 감정.
그리고, 내 안의 사랑.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사무실의 불이 아직 켜져 있었다.
조용히 문을 열자,
아영 님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정말 왔네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고 싶었어요."
아무 말도 없이
그녀가 내게 다가와
작게, 아주 조심스럽게 안아왔다.
그 감촉에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제, 괜찮을 것 같아.
그녀의 곁이라면.
비록 우리가
‘가족’이라는 이름을 갖지 않더라도—
이 감정은 분명,
내가 처음으로 원해서 선택한 사랑이니까.
첫댓글 분량ㄷㄷ수고가 많으십니다.
감사다녜. 읽으라요-!
읽다가,,, 지칠뻔 했으나
내용은 따뜻하네요
잘 짚었다녜.
휴먼 러브 스토리다요-
3줄 요약 없나?
아무래도 담부터는 한편 분량을 줄여야겠구녜-
귀여니 소설이후 판타지만 보다…보니 새롭네요 화이팅
오.. 아리가또!!
귀여니 센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