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길을 걷으니 더욱 겸손 해진다
소나무가 하늘을 이고 멀거니 서 있고,
노랗고 하얀 들꽃들이 바람을 타고 흐느적거린다.
가을 하늘은 티끌 한 점 없이 맑게, 밝게 빛나는 無垢淨經이다.
하늘 떠다니는 구름을 보고 웃고, 물을 보고 웃고,
꽃 향기에 취해 웃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살며
법을 얻어서 웃는 곳이 여기 아닐까?
발밑에 흩날리는 풀잎
햇살에 반짝이는 이슬
나지막히 들리는 바람과 새소리
풀냄새 따라
들녘에 벼 이삭이 누렇게 고개 숙인다
바람이 한결 선선하다
하늘이 더 없이 높고 푸르다
풀잎에서 향기가 피어난다
세월 넘어에 있는 이들이 곁에 다가와 미소를 짓는다
멀리 덜어져 있어도
같은 달빛 아래 서로의 마음을 이어준다
가족간의 따뜻한 손길
오랜 만에 웃음 소리
정성껏 차림 음식
모든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마음에 평안과 따뜻함이 차오른다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서
반드시 마주해야 할 어제가 있다
어제의 잘못을 외면한 체로는
어제의 나를 보듬어 안지 않고서는
오늘의 나를 사랑할 수 없다.
아직 사람을 사랑할 때이다
외롭고 바쁘더라도
참고 또 참으며
사랑을 한다
시간의 세계는 더 없이
교만하고 불공평하다
지내온 날들 속에서
내 곁에서 조그마한 숨을 불어 넣어 준
이들이 있었음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오직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삶은 다정한 구원의 기록이었다
아무리 좋은 글을 많이 읽어도 가슴이 열리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가슴은 따뜻하고, 머리는 차갑게 하라
아름다움을 알고 마음을 너그럽게 하라
언어는 마음의 거울이다
자신을 돌보는 계기가 된다
언제나 아름다운 말을 쓰자
말이 곧 그 사람의 인품이다
말은 해처럼 밝게 빛난다
달처럼 환하게 비친다
아름다움과 사랑이 가득하리라
함께함
소중함
존귀함이 가득하리라
달빛처럼 환한 마음을 나누어라
한마디의 온기가 고단함을 덮고
멋진 날을 열어가는 말로
서로를 보듬으며 사랑을 가득 채우기 바란다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智慧存於明者心 (지혜존어명자심)
如淸水在於深井 (여청수재어심정)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百季貪物一朝塵 (백계탐물일조진) 법구경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티끌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 바닥을 뚫고 비추어도 물에는 흔적이 남지 않으니,
지혜는 밝은 사람 마음에 있는 것,
맑은 물은 깊은 샘에 있는 것과 같이
단 삼 일이라도 마음 닦으면 천년(千年)의 보배요,
백 년을 탐한 재물도 하루 아침의 티끌과 같네 법구경
(공주 마곡사 주렴)
伏久者飛必高
開先者謝獨早
知此 可以免蹭蹬之憂
可以消躁急之念
(복구자비필고 개선자사독조 지차 가이면층등지우 가이소조급지념) 채근담
오래 엎드려 있던 새는 반드시 높이 날고,
일찍 핀 꽃은 빨리 시든다.
이를 알면 발 헛디딜 근심이 없을 것이요
초조한 마음도 없앨 수 있으리라/
詩思在灞陵橋上 微吟就
林岫便已浩然 野興在鏡湖曲邊 獨往時
山川自相映發 채근담
(시사재파릉교상 미음취 임수변이호연 야흥재경호곡변 독왕시 산천자상영발) 채근담
파릉교 위에서 시상이 일어 조금 읊조리고 나니
우거진 숲은 곧 이미 매화 찾던 맹호연이
경호의 굽은 모퉁이에서 흥취가 일어 홀로 갈 때
산천은 절로 꽃이 어울려 피네
胸中旣無半點物欲 已如雪消爐焰氷消日
眼前自有一段空明 時見月在青天影在波
(흉중기무반점물욕 이여설소노염빙소일 안전자유일단공명 시견월재청천영재파) 채근담
마음 가운데 조금이라도 물질적인 욕망이 없으면,
온갖 번뇌는 마치 화롯불에 눈이 녹고,
태양 빛에 얼음이 녹듯 사라지고,
눈앞에 한 줄기 밝은 빛이 있으면
때로 靑天(청천)에 있는 달 그림자가 물결에 있음을 보는 것과 같으니라.
詩思在灞陵橋上 微吟就 시사재파릉교상 미음취
林岫便已浩然 임수편이호연
野興在鏡湖曲邊 獨往時 야흥재경호곡변 독왕시
山川自相映發 산천자상영발 채근담
파릉교 위에서 시상이 일어 조금 읊조리고 나니
우거진 숲은 곧 이미 매화 찾던 맹호연이고
경호의 굽은 모퉁이에서 흥취가 일어 홀로 갈 때
산천은 절로 꽃이 어울려 피네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고 飮水思源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며 마셔야 한다 掘井之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