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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감성으로 다시 쓴 성경!
《중국인거리》, 《유년의 뜰》의 저자인 대한민국 대표 작가 오정희가 전하는 가장 오래된 사랑의 기록 『이야기 성서』. 이 책은 저자가 쓴 성경으로, 삶과 사랑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성경의 구절들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한 저자는 성경이 말하는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의미들을 포착하려는 부단한 고민의 흔적이 담긴 해석들을 오롯이 담아냈다. 활자에 머물 수 있는 성경의 구절들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성경 속 인물들이 겪는 사건들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찾아내며 신앙인만의 텍스트가 아닌 보편적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태곳적부터 오늘에 이르는 모든 시간들이 현재의 나를 위해 준비된 것임을 보여주고,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을 존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는 깨달음을 전해준다.
저자 오정희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이상문학상(1979)을 시작으로 동인문학상(1982), 동서문학상(1996), 오영수문학상(1996) 등을 수상하며 한국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했다. 2003년에는 독일에서 번역 출간된 《새》로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인이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사례로,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어의 미학적 지평을 넓힌 작가의 문장이 빚어낸 작품들은 존재와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여성적 자아의 내밀한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으며, 또한 형체가 없는 내면의 복잡한 사건들에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일상의 슬픔과 고통, 허무의 정체를 추적하고 있다.《불의 강》, 《유년의 뜰》, 《바람의 넋》, 《불꽃놀이》, 《돼지꿈》 등의 작품집이 있으며, 장편소설로는 《새》 등이 있다.
Part 1. 최초의 계약
하느님은 세상을 지으시고, 인간은 죄를 짓다 에덴동산과 원죄
카인이 살인했으나, 하느님은 그를 보호하시다 인류 최초의 살인
악으로 물든 세상에 대홍수를 내리시다 대홍수와 노아의 방주
오만해진 인간을 흩어지게 하시다 바벨탑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계약을 맺으시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의인이 없는 악의 도시를 멸하시다 소돔과 고모라에 내린 하느님의 재앙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시다 이스마엘과 이사악에게 내린 하느님의 축복
하느님께서 이사악을 축복하시어 배필을 주시다 이사악의 혼인과 아브라함의 죽음
야곱이 꾀를 부려 형 에사우의 상속권과 축복을 가로채다 이사악의 아들, 에사우와 야곱
고향을 떠났던 야곱이 일가족을 이루고 가나안으로 향하다 야곱이 하란에서 보낸 20년
하느님께서 야곱에게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주시다 가나안으로 돌아간 야곱
형들의 계략으로 이집트로 팔려간 요셉이 모함으로 옥에 갇히다 야곱의 아들 요셉의 수난
파라오의 신임을 얻은 요셉이 재상에 오르다 요셉의 해몽
곡식을 얻기 위해 형제들이 요셉 앞에 꿇어 엎드리다 재회한 요셉의 형제들
다시 찾아온 형제들 앞에서 요셉이 목 놓아 울다 형제들 앞에 자신을 드러낸 요셉
야곱 일가가 이집트 고센 땅에 터를 잡다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진출
야곱과 그의 아들 요셉이 이집트 땅에서 죽다 야곱과 요셉의 죽음
목숨을 구한 히브리인 아기 모세가 이집트 공주의 양자가 되다 모세의 탄생
도망자가 된 모세가 하느님을 만나다 떨기나무 가운데 불타는 형상으로 나타난 하느님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사명을 주시다 모세와 아론
모세가 처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파라오에게 전하다 모세와 파라오의 대결
나일 강 물이 피로 변하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재앙 1
이집트 전역에 개구리와 모기, 등에 떼가 창궐하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재앙 2
모든 가축이 죽고 병이 퍼지며 우박이 쏟아지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재앙 3
메뚜기 떼가 온 땅을 뒤덮고 짙은 어둠이 드리우다 하느님께서 내리신 재앙 4
이집트의 모든 맏이가 죽음을 당하고,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떠나다 탈출
갈라진 홍해의 바닷길로 이스라엘 백성이 건너가다 홍해의 기적
이집트를 벗어난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이 시작되다 모세의 노래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만나를 내려주시다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 생활
여호수아의 이스라엘 군대가 아말렉족을 쳐부수다 광야에서의 전쟁
모세가 하느님께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다 하느님께서 나타나심
하느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주시다 십계명
시나이 산에서 사십 일을 머문 모세가 증언판을 깨뜨리다 계약의 증언판
하느님께서 새로운 계약을 주시고, 모세는 약속의 땅에 들기 직전에 죽음을 맞다 다시 맺은 계약
Part 2. 새로운 약속
예언이 이루어지고 유다 왕 헤로데는 아기 예수를 죽이려 하다 예수의 탄생
세례자 요한이 진정한 하느님의 길을 설파하다 세례자 요한
예수께서 세례를 받고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다 세례를 받으신 예수
시몬과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를 따르다 첫 번째로 부르심을 받은 네 사람의 어부
예수께서 자신을 따르는 무리들을 향해 참된 행복을 가르치시다 산상설교 1: 진복 선언
예수께서 사람의 도리를 말씀하시다 산상설교 2: 율법의 참뜻
예수께서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주시다 산상설교 3: 자선, 기도, 단식에 대하여
예수께서 산상설교를 통해 새로운 율법을 선포하시다 산상설교 4: 내 말을 실행하여라
예수께서 정처 없이 다니시며 고통받는 이들을 보살피다 예수의 유랑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기적과 가르침
예수께서 쉼 없이 다니시며 병자들을 고치고 사람들을 일깨우다 열두 사도
열두 사도를 파견하시며 의인의 길을 가르치시다 파견
예수께서 회개하지 않는 자들을 꾸짖으시다 세례자 요한의 질문
예수께서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가르치시다 안식일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예수를 모함하려 호시탐탐 노리다 예수님과 베엘제불
씨 뿌리는 사람에 빗대어 하늘나라와 심판의 날을 말씀하시다 하느님 나라의 비유
세례자 요한은 참형을 당하고, 예수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풀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전통과 낡은 율법의 위선을 다시금 꾸짖으시다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다 수난과 부활에 관한 첫 번째 예고
예수께서 거룩하게 변모하시다 수난과 부활에 관한 두 번째 예고
일곱 번의 일흔 번까지도 용서하여라 공동체에 관한 가르침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 하늘나라의 비유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시다 예루살렘 입성
수난의 때가 이르니 유다의 배신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성체성사를 세우시다 최후의 만찬
베드로가 예수를 세 번이나 부인하다 붙잡힌 예수
빌라도는 예수의 무죄를 확신했으나 폭동이 두려워 형벌을 내리다 빌라도의 재판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숨을 거두시다 십자가에 달리심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시어 영원히 함께할 것을 약속하시다 부활
인류의 최고의 고전이자 상상력의 보고, 성경!
그 속에 감추어진 사랑과 진리의 정수
많은 사람이 자신이 만나고 체험한 ‘하느님의 일과 의지’에 대해 책을 쓰고 증언하고, 믿음과 봉헌의 행위로 사경寫經을 한다. 나는 나의 작업에서 굳이 사경의 성격을 배제하지 않는다. 기왕에 나온 많은 책과 문헌들을 접하고 도움을 받기도 하였다. 성서를 되풀이하여 읽는 중에 문득 눈이 밝아지는 듯한 기쁨, 어떤 크낙한 존재의 손길을 느끼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초월적 고양감에 사로잡히기도 하였다. 바랄 수 없었던 선물이고 축복이었다. 성서를 향한 마음은 뜰의 나무를 바라볼 때처럼, 지나간 날들을 돌이켜보는 고즈넉한 시간처럼, 내 앞에 남겨진 날들, 마침내 돌아가야 할 곳에 대한 생각처럼 자연스럽고 순해졌다.
<저자의 말> 중에서
풍부한 해석과 설명, 역사적인 현장 사진이 어우러져
성경의 지적 자산 가치를 높인 이야기 성경!
완전한 사랑과 기쁨으로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면서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부여했다. 전능한 하느님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우주의 질서를 세우면서도 인간의 미래는 그들 자신의 손에 맡겼다. 하지만 첫 번째 인류인 아담과 이브는 하느님의 명을 거역하고 낙원에서 추방당하며 출산과 노동이라는 형벌을 받는다.
창세기와 탈출기로 대표되는 구약의 시대에 하느님은 인간의 타락에 분노해 엄청난 재앙을 내린다. 대홍수로 지구 상의 거의 모든 생명을 쓸어버리는가 하면 의인이 없는 타락한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는 불벼락을 내린다. 이 구약의 시대에 하느님은 의로운 이에게는 번영을, 불충하고 타락한 자에게는 형벌을 내리는 용서와 노여움의 절대자로 드러난다.
이러한 하느님의 사랑이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예수의 탄생이다.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자 또한 하느님 그 자신이다. 몸소 육신을 취하고 인간으로 태어난 예수는 사랑이라는 특별하고도 보편적인 가치를 세상에 전한다. 그리고 스스로 택한 고난을 겪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뒤 부활하여 기독교의 역사를 완성한다.
『오정희의 이야기 성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오정희가 10여 년의 산고 끝에 펴낸 작품이다. 원래 과작寡作으로 유명한 작가 오정희는 느린 걸음으로 태산을 넘듯 10년 세월 동안 한 땀 한 땀 이 책을 ‘지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삶을 다시 공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오정희, 자신의 언어로 성서를 말하다
“성서는 내가 반드시 거쳐야 할 세계였다.”
: 저자가 밝히는 집필 동기
어느 날, 생전의 미당 서정주 선생이 말했다. “문학을 하려면 반드시 성서를 읽어야 한다. 성서를 모르면 서양의 문학과 서양인 들의 정신세계를 알 수 없다.”
미당의 이 말은 문단에 데뷔하고 오래지 않았던 젊은 작가 오정희에게 숙제가 되었다. 하지만 오정희는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 숙제를 완수하지 못했다. 가톨릭 교인으로서 성서를 늘 가까이 하면서도 ‘정독精讀’을 한다는 것은 삶을 잠시 내려놓는 결심을 필요로 하는 ‘큰일’이었다.
사경寫經이라는 것이 있다. 성경의 구절들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말한다. 작가는 사경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비로소 노트를 펼치고 성경 구절들을 천천히 음미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2003년, 문단에 데뷔한 지 35년이 지나 있었고, 나이는 예순에 가까워져 있었다. 이 늦은 출발이 무의미하게 멈추지 않기를 기도했다.
“세상에 가득한 고통과 슬픔의 불가해함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 이 책을 쓰면서 지나온 사유의 여정
현대문학의 서사구조와 신화적 상상력은 많은 부분 성경에 빚을 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경은 인류의 역사와 문명 속에서 변천을 거듭해온 도덕과 상식이 보편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인류 사상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뛰어난 인문서이기도 하다.
작가는 성경의 구절들을 자신의 언어로 옮기면서 숱한 질문들과 맞닥뜨렸다. 그 질문들이란 살아가는 일의 쓸쓸함, 이해하기 힘든 세상의 고통과 슬픔에 관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들은 지금껏 작가 자신이 소설을 써오게 한 힘이기도 했다. 영원히 풀릴 것 같지 않은 수수께끼 하나를 안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수수께끼는 작가의 소설이 닿고자 하는 지점이자 삶의 어딘가에서 발견하고 싶은 목적지였다.
“‘모름’이 ‘앎’으로 나아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믿었다.”
: 어떻게 작업을 진행했는가
애초에 독창성이라든가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이 불가능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성경의 구절들을 ‘나’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여간한 일이 아니었다. 이미 출간된 문헌들을 찾아 읽고, 신학자와 성직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다 보면 때때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스스로 놀랄 만큼 먼 곳까지 생각이 가 닿았다. 어떤 커다란 존재의 손길을 느끼며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고, 초월적 고양감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바랄 수 없었던 선물이고 축복이었다.
작품의 중간중간에 드러나는 작가의 해석은 성경이 말하는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의미들을 포착하려는 부단한 고민의 흔적이다. 작가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짚어내고 재구성함으로써 자칫 ‘어려운 책’이 될 수 있는 성경을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되살려냈다. 각 시대상황에 대해 부가한 설명들은 성경을 더 깊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작가는 굳이 종교적 메시지를 강조하고 싶지 않았다. 신앙인만의 텍스트가 아니라, 보편적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희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사랑이 지닌, 그리고 삶이 지닌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기를 바랐다.
“이제야 비로소 긴 여정의 첫 발을 디딘 느낌이다.”
: 출간에 즈음하여 느끼는 소회
처음 원고 작업을 시작한 때로부터 벌써 10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어떨 때는 열에 들떠 몰아붙이다가도 묵상이 필요할 때는 잠시 멈추었다. 굳이 책으로 묶겠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자유로웠다. 그래서 꾸준할 수 있었다. 책을 기다리는 지금, 문제집 한 권을 끝낸 초등학생처럼 뿌듯하고 마음이 가볍다.
문득 생각해보니, 소설가로 딱 45년을 살았다. 이렇게 ‘장수’하고도 새로운 출발점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작가는 고맙다. 이 책을 쓰는 동안 작가에게 찾아왔던 기쁨과 따스함이 이 책을 함께 읽는 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기를 소망해본다.
추천의 글,
“우리는 모두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
성경은 신앙인에게만 유용한 책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 속에서 휴머니즘이 탄생하고 발전하는 의식의 궤적을 추적하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철학서이자 인문학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긴 시간 공을 들여 작업한 끝에 이번에 펴낸 오정희 선생의 <이야기 성서>는 자칫 활자에 머물 수 있는 성경의 구절들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으며, 성경 속 인물들이 겪는 사건들에서 새로운 의미들을 추출하고 있다. 그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개개인은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하게 된다. ‘가장 오래된 사랑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은 태곳적부터 오늘에 이르는 모든 시간들이 현재의 나를 위해 준비된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 미래 어느 누군가의 삶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사랑’이야말로 이 세상을 존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였던 것이다.
최인호(소설가)
첫댓글 오정희 지음 / 출판사 여백 | 201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