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석문 제주교육감
-코로나로 인해 힘든 해입니다. 제주도교육청의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 접종 계획이 발표됐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접종이 보류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18세 미만의 경우 아직 임상시험 결과가 없다면서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건강 관리를 더욱 엄정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3월 입학식과 등교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직원들의 도외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보건교사 등 방역 인력을 확충, 배치했다. 학교 시설에 대한 방역도 철저히 하고 있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손세정제 등 방역 물품을 충분히 비치하고 수시로 보충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가 없는 학교에는 3월 안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지역사회, 가정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학교 감염병 관리 조직을 구성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간 비상연락망을 구축‧정비했다. 학생과 학부모가 타시도 방문을 자제하고,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지 않도록 가정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 도내 학원과 교습소, 국제학교의 방역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도내 학원과 교습소를 대상으로 합동 방역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국제학교에 대해서도 안전한 학사 운영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올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 활성화에 주력한다. 4차 산업 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등 미래 변화에 맞는 학력은 책 읽는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올해 독서교육을 중심으로 기초‧기본 학력 격차를 해소하고 문해력을 키울 것이다. 세부 정책으로 학교별로 교육과정 연계한 ‘맞춤형 독서교육계획’을 수립‧운영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내실화해 통합적 독서 활동을 구현한다. 가정‧지역사회와 연계한 독서 문화 조성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책 읽는 가정 만들기 캠페인’을 추진한다. 올해 실천 과제를 ‘책 읽는 소리가 들리는, 책 읽는 가정 만들기’로 정하고, 공공도서관 등 독서 관련 기관‧단체들과 협력하며 캠페인을 전 도민사회로 확산할 방침이다.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교육’을 강화한다. SW‧AI 교육의 인식개선 및 저변 확대를 위해 제주미래교육연구원에 를 구축‧운영한다. 초‧중‧고 학교급별로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해 단계적으로 학생들의 SW‧AI 역량을 키운다. 기후변화 시대를 반영한 생태환경 교육도 강화하다. 이름은 ‘多가치 생태환경 교육’이다. 기후위기․환경재난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구공동체 생태 시민인 아이들이 내면화해야할 가치(민주시민, 인권, 평화, 안전․건강, 환경․지속가능발전 등)와 연계한 교육을 펼친다.
-지역공동체와 더불어 함께할 수 있는 정책방향은 무엇인가.
교육복지 확대 및 정착에 있어서 지역공동체와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습장애와 학교 부적응, 경제적 빈곤 등 복합적인 위기 요인을 가진 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학습복지 △정서복지 △희망복지 세 가지 영역에 중점을 두고 학생 지원을 강화한다. 4.3평화‧인권교육과 통일교육, 민주시민교육도 지역공동체와 함께해야 한다. 제주4.3유족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하며 4.3평화‧인권교육을 전국화하고 있다.주4.3과 여순사건을 연계해 교육하는 방안도 마련하려 한다. 이를 위해 전라남도교육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 지역공동체와도 협력이 넓어지길 기대한다. 특히 올해 ‘제주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다. 조례의 안정적 시행에 지역공동체의 협력이 절실하다.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학생들이 정의로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공동체에서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 보내주길 바란다.
-제주교육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은.
수능 중심의 입시 체제를 바꿔야 한국 교육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공고한 구조로 뿌리내린 문제다. 이 때문에 아무리 다양한 혁신 정책을 써도 교육의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한민국 교육 제1과제를 ‘평가혁신’으로 보고 있다. 수능 출제 경향에 맞춘 ‘한 개의 질문에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교육’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부인해야 한다. 아이들의 생각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으로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수능 체제가 공고하기 때문에 수능에 영향을 받지 않는, 100% 수시로 대입을 준비하는 읍면고등학교인 표선고등학교부터 IB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표선고가 IB인증학교가 되도록 지원하고, 표선 지역 초‧중학교에 IB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안착하겠다. IB 관심학교인 토산초, 표선초, 표선중은 올해부터 IB 교육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장기적으로는 IB가 대한민국 대입 체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형이 되길 바란다. 궁극적으로 코리아 바칼로레아(Korea Baccalaureat), KB로 가야 한다고 본다.
-제주도교육청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제주는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전국적으로도 가장 많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예방과 원격수업 등에 어려움이 많다. 이에 따라 올해 학급당 학생수를 30명 이하로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올해 고입전형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고 학급당 학생 수를 29명으로 줄였다. 또한 제주시 동지역에 공립 30명, 사립 40명 등 교사 70여명을 증원 배치했다. 이를 통해 중학교 16학급, 고등학교 31학급을 증설해 과밀학급 해소에 나섰다. 이를 토대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학교 환경을 구현할 방침이다.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면서, 원격 수업의 질이 학교마다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원격 수업 질을 균등화하는 데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원격수업지원위원회’ 및 ‘원격수업 지원단’을 구성, 운영한다. 쌍방향 원격수업 확대를 위해 원격수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공플랫폼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교육부와 공동으로 공공플랫폼(e학습터, EBS온라인클래스) 기능 고도화 사업을 통해 ‘실시간 화상수업시스템’을 구축했다. 플랫폼 관련 교원 연수와 학교 현장요청형 연수 운영도 지원해 원격수업의 질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모든 초‧중‧고교 학생에게 스마트단말 대여와 인터넷 회선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발생 시 즉시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수업이 확대되면서 교육 격차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기초‧기본 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해 방과 후에 ‘학습 역량 도움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다. ‘코로나블루’로 마음이 아픈 아이들도 많다. 정서 지원 인력을 별도로 채용, 운영하면서 위기 학생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역민들에게 한 말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마무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계도 ‘온라인 개학’이라는 처음 겪는 변화를 맞이했다. 3월에 변함없이 이뤄졌던 등교수업도 5월에야 할 수 있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도 12월로 연기해 치르게 되었다. 전대미문의 재난 앞에서도 우리는 흔들리거나 주저앉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 손잡고 연대하고 협력했다.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K-방역의 성과를 이뤄냈다. 수능 또한 안전하게 치렀고, 온라인 수업도 갈수록 안정화가 되었다. 아이들과 학교, 그리고 모두를 위해 헌신하고 노고를 다한 의료 방역 당국과 도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그 덕분에 제주교육은 많은 성과를 이뤘다. 어려운 와중에도 20년만에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11년 연속으로 수능 점수가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IMF의 위기는 개인 혼자가 넘었다면, 코로나19의 위기는 우리 모두 함께 손 잡고 넘어야 한다. 함께 손 잡고 걸으면서, 제주교육의 희망이 도민들의 행복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건강과 평안이 가득하길 기원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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