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집에 있어?!"
설빈의 집 별장, 그들이 도망친 이후에 그 곳에 자리를 잡은지 6개월이 지났다.
한동안 숨도 크게 쉬지 못했던 이현도 점차 시간이 지나자 마음이 편해져감을 느끼고 있었다.
무엇보다 뱃속의 아기 때문에 불안해해선 안됐다.
"네에~ 나가요~"
그림같은 2층짜리 집에서 뛰어내려온 이현이 활짝 웃으며 이웃을 반겼다.
"들어오세요^^ 이제 슬슬 찬바람도 부는데 차라도 한잔 하세요."
"아니, 오늘은 이거 주려고 왔어~"
나이가 이현의 어머니정도거나 조금 더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가 이현에게 어떤 상자를 내밀었다.
"........? 이게 뭐예요?"
"이거 전복인데 아기랑 산모한테 좋대서 가져와봤어~"
"아주머니 드시지......"
"친척이 보내준거라 우린 배터지게 먹었으니까 걱정말고 받아.
전복들 꾸물거리면 속 메스꺼워할까봐 손질까지 다 해뒀으니까 그대로 먹거나 죽해서 먹으면 돼~"
"감사합니다.... 이걸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쓸데 없는 걱정말고 예쁜 아이나 낳아. 우리 동네엔 아기가 없어서 전부 적적했는데 재롱둥이가 생기면 오히려 우리가 고맙지~"
"네에...... 정말 감사해요^^"
"그래, 바람 차니까 어서 들어가."
"네^^"
"그럼 가 볼게~"
"안녕히 가세요^^"
이현이 조용히 문을 닫고 들어가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게 뭐야?"
"일어났어? 좀 더 자지, 왜~"
"으음...... 저절로 눈이 떠졌어."
설빈이 이현의 허리를 끌어안고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그런 설빈에 이현이 보조개가 파이도록 예쁘게 웃었다.
"그게 뭐야?"
설빈이 상자를 가리키며 물었다.
"으응~ 전복이래~ 동네 아주머니가 가져다주셨어~"
"그래? 이리 줘."
조금이라도 무리가 갈까봐 설빈이 이현의 손에서 전복을 뺏아 식탁에 올려뒀다.
몇 달동안 미친듯이 공부만 해서 8월에 검정고시를 친 설빈은 이제 어엿한 회사원이였다.
서울에 있었다면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았겠지만 이현과 아기 때문에 설빈은 그 지사의 지사장으로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당연히 본사는 연구소를 그만 둔 설희에게 떠밀어두고 말이다.
대졸도 아니고 고졸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자신들의 최상사라는 것에 불만을 가졌던 직원들도
지방에 있어서 실적을 올리지 못했던 지사를 일으켜 세운 설빈을 요즘엔 믿고 따르고 있었다.
"진짜 들어가서 더 자. 요즘엔 바빠서 밤새도록 일하면서......"
"안 졸려. 흐음...... 오늘 저녁은 전복죽인가?"
"응! 맛있게 해 줄게~"
"그래. 하다가 속 메스꺼우면 나 불러."
"이제 입덧도 얼마 없는데 뭐~ 괜찮아~"
"괜찮다는 사람이 얼마 나지도 않는 생갈비 냄새맡고 쓰러지셨나?"
"헤헤~ 피 냄새가 역했단말야~"
"알았으니까 무리하지 마."
"응~"
이현은 도도도 뛰어 주방으로 향하고 설빈은 소파에 기대 앉았다.
소파 팔걸이에 팔을 올려 턱을 괴고 텔레비젼을 틀자 이현이 제일 좋아하는 펭귄들이 떼거지로 나왔다.
"어이, 마누라. 이리와봐."
"응?"
이현이 앞치마에 손을 넣으며 나타났다.
곧 설빈이 보여준 펭귄 떼거지들에 얼굴빛이 환해진 이현이 소파에 쪼그려 앉았다.
"똑바로 앉아서 봐. 또 배 눌려서 허리아프다고 밤에 잠 못자지 말고."
"..........."
설빈이 한 말을 듣지 못할 정도로 이현은 펭귄들에 빠져있었다.
"나 참... 저런 찰흙으로 대강 만든 펭귄들이 뭐가 좋다고......"
한숨을 푹 쉰 설빈이 이현의 다리를 끌어 내렸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이현이 설빈의 다리에 머리를 베고 누웠다.
"밥 안해?"
"이거 다 보구~"
"가스불은?"
"껐어요~"
"그래. 이제 조용히 해 줄게."
".............응.........."
또다시 옹알이를 해대는 찰흙펭귄들에 빠진 이현이 설빈은 귀여워서 피식 웃었다.
"넌 죽다깨나도 연륜은 없겠다."
".......으응............"
"우리 꼬맹이는 제발 엄마 안닮았으면 좋겠네."
".........응............... 뭐!? 왜!"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는 이현을 미처 피하지 못한 설빈의 코와 이현의 이마가 쾅 박았다.
"아얏!!!!'
"크으.......갑자기 일어서면 어떡해..."
"미안해! 괜찮아? 피 안나?"
"괜찮아. 보다가 들어가. 난 먼저 들어간다."
코를 가리고 방으로 들어가는 설빈을 이현은 의아하게 바라보다 이마를 슥슥 비비고는 다시 펭귄들에 빠졌다.
한편, 터져버린 코피에 이현이 놀랄까봐 방 안의 화장실로 도망온 설빈이 손에 가득한 피를 물로 씻어냈다.
"으윽.....권이현 돌머리."
계속 쏟아지는 피를 물로 씻어내면서도 설빈은 피식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현이 놀랄까봐 아프단 소리도 못하는 자신이 웃기기도 했지만 기특하고 자랑스런 마음이 훨씬 컸다.
"채설빈 진짜 엄청 변했네....."
"젠장할!!!!!!!"
의성이 꽉 쥐고 있던 핸드폰을 집어던졌다.
바닥에 부딪혀 흉하게 깨진 핸드폰을 의성은 노려보기만 했다.
-"죄송합니다. 완전히 잠적한 것 같습니다. 포기하시는게....."
부하가 한 말이 의성의 귓가에 맴돌아 의성을 괴롭혔다.
"권이현....... 너 어딨는거야........"
'조금만 더 기다리자, 조금있으면 올거야'란 마음으로 화를 누른지 6개월이 지났다.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미쳐버릴 것 같은 6개월이 지나자, 의성은 집착같은 사랑에 미쳐버리고 말았다.
본인에겐 깊은 사랑이였지만 그를 보는 모든 눈은 '넌 미쳤어'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 눈들이 하는 말이 느껴지지 않는 건 아니였지만 의성에겐 그 말 한마디까지 신경쓸 겨를따윈 없었다.
그 때, 의성의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비서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사장님! 찾았습니다. 권이현, 채설빈. 찾았다구요!"
"꼬맹아~ 이것봐~ 이거 다 니꺼다? 아빠가 우리 꼬맹이 태어나면 쓰라고 신발도 사주고 옷도 사줬어~"
설빈이 출근한 한창 따뜻할 시간, 이현이 한 손엔 신발, 한 손엔 옷을 들고 배쪽으로 내려 흔들었다.
"예쁘지?! 난 우리 꼬맹이가 아들이여도 좋고 딸이여도 좋으니까 얼른얼른 건강하게 나와~ 알았지?"
생초보 아빠에겐 모든 게 다 생소하고 어설퍼서 설빈은 산부인과 의사말대로 모든 걸 다 하고 있었다.
당연한건줄 알고 옷 무슨색으로 사야하는지 물었다가 의사들이 말하기 곤란할 때 대답한다는 '노란색으로 사세요~'를 듣곤
아기 물건들을 죄다 노란색이나 연한 살구색으로 뒤덮어버린 설빈이였다.
'똑똑'
"네~ 나가요~"
아기 신발과 옷을 테이블에 올려놓은 이현이 밝게 웃으며 도도도 뛰어 현관문으로 나갔다.
"누구세........."
이현의 말이 흐려지며 이현의 눈이 놀람과 공포에 둘러싸였다.
"잘.....있었어........?"
"어.......어.......어떻게........."
아기때문에 놀라면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현의 목소리와 눈은 눈에 띄게 떨렸다.
"여기서..... 살았었구나..... 아픈덴 없지......?"
너무 평범하게 안부를 묻는 의성에도 이현은 부들부들 떨었다.
"............."
무의식적으로 배를 감싸는 이현에 배를 보던 의성이 눈이 놀란 듯 커졌다.
"너.........."
".............무.........무서워......."
"너 설마.......... 아기.........가진거야......?"
".......오지마............"
의성이 한발짝 다가서면 이현은 한발짝 뒷걸음질 쳤다.
"싫어..........오지 마........"
손도 못대게 했던 이현이 모든 걸 다 주고 아이까지 임신했음에 의성의 이성은 벌써 끊어져 버린지 오래였다.
"날 버리고........ 채설빈을 택한거야.........? 나한테 있는 기회까지 없애려 했던거야......?"
"흐윽............"
"절대............. 채설빈한텐......... 너 못보내........"
순간 이현의 시야가 흐려지더니 이현의 몸이 의성의 품으로 힘없이 쓰려졌다.
의성의 부하가 몰래 이현의 뒤에 가 이현의 뒷목을 쳐 기절시켰기 때문이였다.
"...........채설빈한테 전해....... 공주님은........ 왕자님 품으로 돌아갔다고........ 공주님을 더럽힌....... 널 용서 못한다고........"
의성의 말에 부하가 고개를 짧게 끄덕이곤 집을 나갔다.
"...............채설빈.........널......내 공주님 앞에서......... 내 손으로 죽여주지........"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연재 ]
〃파란남고 문제아 그녀석의 첫사랑은 귀여운 교생〃-35-
곰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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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4.20 17:30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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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의성이정말......이현이가임심까지했눈데ㅠㅠ 담편기대할꼐요
#헐........완전짜증나ㅠㅠㅠ
#헐, 집착이 너무 심하군요,,
#미친새끼-_- 저 돌은놈....
하너무재밌써요히담편꼭쪽지주셔야해요
# 헐 이제 설빈이랑 이현이 행복하나 햇더니 ...... ㅠ 담편두기대하께요 !!~
# 아미친ㅡㅡ무슨의성인지두까먹엇다.....떙의성아! 니가 무슨왕자님이니.....ㅡㅡ공주님은 이현이 왕자님은 설빈이! 넌 그저 한때 공주님을 사모햇던 지나가는 그지깽깽이 오킹? 넌 절대로 왕자님이 댈수없어 그지깽깽아 우리왕자님건들지마ㅗㅗ
# 헐 완전 싸이코네... 담편 기대할께요~~
#헐..진짜 미친거 아냐? 이런.. ㅋㅋ담편두기대할께여~
#..의성이 애까지 가졌는데 포기 않하네.... 넘 심한거 아녜요?
#우와 저 심한집착...싸이코ㅅㄲ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사랑이아니라 집착이네
설빈아 안되!!!!!!!!! 이거 새든가요????
#의성이나빠 이현이 아기가졌으니까 놔주지.. 설빈이 죽일이유는 없잖아.. 왜 자신집착으로 이쁜사랑을 막아 이현이가 행복하길빌어.. 이현이 그만아프게하고 의성이가 포기했으면좋겠네요..담편기대할께요^^
의성이 너무 집착이 심해-_- 저건 병적수준임~
#임신까지했는데 걍 포기하지
#의성이 이 미친놈.ㅋㅋㅋㅋㅋㅋ
#의성이 진짜 너무하다 그건 사랑이아니라 집착인데,,
#의성이 진짜 너무한당ㅠ.ㅠ
#의성이 진짜 너무했다.. 유산만 안 됐으면... 유산되면 이현이랑 설빈이가 불쌍하잖아... 너무 집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