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영-해넘이의 불꽃들
-「신명나눔」 해보내기 굿에 부쳐
엷은 햇살은 진종일 핏기를 잃었다
삶의 여울목에서 질퍽이던
바람 불고 비 오는 거리
꽹과리 자지러지며 불꽃으로 이글거리고
삭이고 삭이며 한생을 건너온 길목
동강난 어둠의 틈바귀에서
장구도 북도 선홍빛 격정으로 진저리쳤다
수장된 설운 넋 달래려
갯바위에서 생살 쪼아대는 바닷새
그날, 바다는 격동의 춤을 추고
파도는 갈기 세워 태산으로 요동쳤다
만삭인 한 벌의 죄를 다스리기 위해
폭풍 속에 내지르는 징의 고함소리
도드라지는 통한 삼키지 못하고
해원(解冤)하는 백학의 비나리
점액질 하늘은 오늘도 끝없이 작열(灼熱)한다
다시는 슬픔 없으라고
굴곡진 한 생을 또드락거리며
야위어가는 수평에서 달아오르는
저토록 세찬 해넘이의 열꽃들.
*최병영님은 전북 익산 출생으로 월간 ‘문예사조’ 수필, 계간 ‘시세계’ 시, 월간 ‘문학세계’ 평론으로 등단하여 한국신문학 대상, 강서문학 공모 대상, 한국공무원 문학상, 인촌기행수필문학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을 수혜받았고, 서울 선우중학교 교장 역임, 월간 ‘문학세계’ 상임편집위원 겸 교육위원, 풍물교육 연구소장, 우도농악 무형문화재 전수자로 시수필집 ‘바람처럼 풀꽃처럼’외 시집과 수필집이 다수 있습니다.
*위 시는 월간 ‘문학세계’ 2023년 8월호에 실려 있는 것을 올려본 것인데, 전통 민속국악 시라 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관심 가져주시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