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던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인근 숲의 소나무 수백그루가 7일 벌목된 뒤 천막에 덮혀 있다. 천막엔 '소나무재선충병 훈증방제용'이란 문구가 쓰여 있다. 장지승기자 jjs@
전원주택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해 불법으로 아름드리 소나무 수백그루를 베어낸 뒤 마치 관할 행정관청에서 벌목한 것처럼 위장한 개발업체가 주민 신고로 적발됐다.
이 업체는 마구 베어낸 소나무 더미를 훈증처리해 '소나무재선충병 훈제방제용'이라고 쓰인 타포린 필름으로 감싸는 방법으로 교묘하게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울주군과 서생면 인근주민들에 따르면 간절곶 공원 입구 맞은편 임야인 서생면 대송리 산 33번지 등 5필지 약 7,000㎡의 울창한 산림에 크게 훼손됐다.
훼손된 임야는 바로 앞으로 간절곶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소나무와 참나무, 일반 잡목 등이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께부터 수령 10년~50년생, 높이 3~18m, 둘레 6~44㎝의 아름드리 소나무 300여 그루가 베어졌다. 베어진 소나무들은 훈증처리한 후 타포린으로 감싸져 있어 마치 관할 행정관청인 울주군이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를 벌목한 것처럼 위장됐다.
이날 확인 결과 산등성이 곳곳에 100여개가 넘는 타포린 처리 더미가 발견됐으며, 이 외에도 참나무와 잡목 등 수백 그루가 베어져 나간 밑둥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주민 김 모(50)씨는 "이 지역은 소나무재선충병이 없는 곳인데 이같은 행위가 이뤄져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주민들의 신고로 울주군 공무원들이 현장확인 해본 결과 개발업체가 주민 눈을 속이기 위한 방법으로 했다고 해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S엔지니어링은 지난달 25일 울주군에 전원주택 21채를 짓겠다는 건축신고서를 접수했다,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곧바로 취하했다.
울주군 관계자는 "시행사인 S엔지니어링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했지만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적극 부인하고 있다"며 "전원주택 허가를 받기에는 임목본수도가 너무 높아 이를 낮추기 위해 불법 벌목을 자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울주군은 원상복구 명령과 함께 울산지검에 S엔지니어링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