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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포스터를 본 적이 있는데 영화는 보지 못했다.
지난 밤 마신 술에 비실대다가 점심도 먹지 않고 2시 50분의 영화를 보러 간다.
이틀 연속 광주극장이다.
유쾌한 두 이모와 사는 말 못하는 젊은 피아니스트의 이야기다.
사고로 부모를 잃었다는 남자는 춤을 가르치는 두 이모와 함께 한 단어를 써 두어 가면서
외출하거나 한다.
그러다가 공원에서 우크렐레를 켜는 여성을 보고 아랫층의 그녀의 집을 들어간다.
그러고 그 여자 프루스트 부인이 권하는 차에 의해 부모를 잃은 사고의 기억을 떠 올린다.
멋진 말들이 자막에 보이는데 금방 잊어버린다.
앞을 못보는 조율사도 찾아온다.
그의 아주 어린 시절(2살?)의 기억은 고통스럽다.
아버지의 폭력에 의해 어머니가 죽은 줄 알았는데 기억은
야수와 사랑꾼으로 변한 부부 레슬러의 이야기를 떠 올려준다.
피아노 경연에서 수가 많은 중국인들에 의해 우승을 놓쳤다던 주인공은
중국인 입양딸의 프로포즈를 받고, 기억 속의 개구리 악단과 연주하면서
우승을 차지한다.
영화는 중국인 첼리스트와 결혼하여 두살 정도의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하와이 해변을 걸으며, 딸에게 '아빠'를 가르치는 것으로 끝난다.
다행이다.
한 인간이 마음을 열고 닫는 건 무었때문인가?
자기가 만든 환상인가?
두 이모가 부추긴 건가?
나의 뇌가 갖고 있는 구조와 기능을 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나의 대책없는 무심함 무모함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광주에 살면 광주극장에 더 자주 갈 수 있을텐데, 백수인 내가.
차를 부지런히 끌고 와 지하주차장에 두고, 삼겹살에 점저?를 먹는다.
술은 여전히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