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딸이 너무나 예쁜 스파가 있다고 하면서
가격은 좀 비싸지만 충분히 가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며 예약을 했다
사진 찍으려면 일찍 오라는 말에
얼마나 이쁠까 상상하며
오전에 수영을 한 후라 샤워에 꽃단장까지 했다(오랜만의 꽃단장)
들어서자마자
어머나!
여기 뭐야~~~
여기 왜 이래?
표현할 말이 없으니 괜히 이런 말만 나온다
리셉션의 타일빛과 건물이 어우러져 신비감을 불러온다
여기는 신들의 궁전인가요?
인간이 사는 세계가 아닌
천상의 세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 정도로 예쁘고
이 정도로 신비스러우면
그냥
마사지는 잘 못해도 괜찮아요
하고 말할 뻔했다
저기 보이는 저 여인도 여신인가요?
휴대폰 들고 있는 신세대 여신
짠딸은 어디서든 동물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이 고양이도 사람손을 하도 타서 그런지
짠딸이 가서 만져도 무장해제하고 드러눕는다
나른한 하품을 하면서 얼굴을 맡기고 눈을 감는다
고양이 너 참 이쁜 궁전에 산다
엄마 이쁜 사진 남겨주겠다며 열심히 찰칵거리는 짠딸
덕분에 신들의 궁전 같은 이곳저곳에서 참 많이도 돌아다니며 잠시 환상에 젖었다
너무 아름다워 감탄하며
여기 좀 봐!
어머 저기 좀 봐!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수많은 인종들이 모여 하나가 된 듯 신들의 궁전을 돌아다니며 찰칵댄다
사진으로 경배하듯 경건한 표정으로
기왕 짠딸이 찍어준 사진
많이 많이 방출할게요
풍광엔 그래도 인물이 들어가야 사실적으로 보이잖아요
(변명 같지만)
그리고
너무 이쁘잖아요
아니,
저 말고 궁전 같은 이 집 말이에요
사진을 찍다가 서로 방해가 되었어도
웃으며 괜찮다고
어서 지나가시라고 눈웃음 짓는다
누구나
조용조용 말하고
조용조용 걸어 다닌다
로비의 소파 빛깔도 건물내부와 잘 어울리며 고급스럽다
앉을 때는 허리 꼿꼿이 펴고
좀 더 우아하게 앉아야 할 듯하다
어디 한 군데 놓칠 수가 없게 장식되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는 것도 아니고
번쩍이는 가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단순한 색감으로 통일감을 주면서 식물과 햇빛을 오묘하게 조화시킨
아주 영리한 인테리어다
소박함도 이리 화려할 수 있고
화려함도 이리 소박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함
우린 이 계단을 올라 2층 룸에서 마사지받았다
커플이 받을 수 있도록 룸에 침대가 나란히 있다
우린 릴랙스 하게 몸을 풀었다
락커룸 문 장식 좀 보소
고연 시리 없는 짐도 보관하고 싶어지는.
나의 놀란 마음 잠시 보관할게요
아름다움에 놀란 내 마음 말이에요
히히, 여긴 또 어딜까요
어디로 들어가는 문이 또 이렇게 예쁜가요?
우붓에 있는 루메리아 요가원의 어디 어디와 좀 비슷한 예쁨이네요
마사지받고 나올 땐
천상의 세계에서 갑자기 오토바이, 차 소리 요란한 인간의 세계로 내 몰린
기분이었다
나 돌아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