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우란분절(2023.8.18.)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8월 18일(음력 7월 15일)은 백중날이며 불교에서 우란분절(盂蘭盆節) 또는 우란분재일(盂蘭盆齋日)이라 부릅니다.
백중날은 음식과 과일 등 백여 가지를 차려 이웃에게 공양하는 날이며 불교의 5대 기념일입니다.
5대 기념일은 부처님오신날(4월 8일), 출가재일(2월 8일), 성도재일(12월 8일), 열반재일(12월 15일), 우란분재일(7월 15일)을 말합니다.
백중날엔 모든 절에서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스님께 공양을 올리는 법회가 열립니다.
우란분이란 거꾸로 매단다는 뜻으로 우란분절은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는 것을 풀어서 바르게 세우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에서 오는 잘못된 삶을 바르게 잡는 것을 말합니다.
백중은 음식과 옷 등 백 가지를 공양하는 백종(百種)에서 유래합니다.
스님들이 여름날 더위와 우기를 피해 절에서 공부하는 기간이 하안거이며 겨울 추위를 피해 공부 기간이 동안거입니다.
안거엔 절 밖으로 외출을 할 수 없고 공부에만 매진합니다.
백중날에 불자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우란분절 법회에 참여합니다.
우란분절 법회의 시작은 안거 중 많은 사람에게 공양을 베풀어 지옥에 어머니를 구한 목련존자의 효행이 시작합니다.
목련존자가 신통력으로 죽은 어머니를 찾았으나 어머니는 살아계실 때 지은 죄가 커서 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 받고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어머니를 구할 방법을 부처님께 여쭈자 “살아계신 부모와 과거 7대의 돌아가신 부모를 위하여 하안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 음식과 옷과 꽃과 과일을 스님들께 공양하면 공덕으로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할 수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불교가 억압을 받던 조선 시대에도 부처님오신날과 백중을 일 년 중 가장 큰 행사로 여겼습니다.
※육신통(六身通) : 완전한 정신통일로 여섯 가지의 초자연적 힘으로 신통력을 발휘하는 지혜
신족통(神足通, 如意通) : 어느 곳이나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능력
천안통(天眼通) : 무엇이든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
천이통(天耳通) : 모든 소리를 알 수 있는 능력
타심통(他心通) :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능력
숙명통(宿命通) : 전생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
누진통(漏盡通) : 모든 번뇌를 없애고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능력 (부처님만이 할 수 있다)
『우란분경』과 『목련경』에 의하면 목련존자는 출가 전에 큰 부잣집 외아들이었습니다.
갑자기 아버지 상전 장자가 죽자 많은 유산을 물려받습니다.
목련존자는 유산을 3등분 하여 어머니 청제부인의 생활비와 3년 동안 날마다 아버지의 재를 지내도록 어머니께 부탁하고 나머지 1/3을 장사 밑천으로 먼 길을 떠납니다.
목련이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니는 천도재를 지내지 않고 살생과 음주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훗날 목련이 출가하여 신통력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으니 지옥에서 거꾸로 매달려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목련존자는 어머니께 음식을 드렸지만, 음식이 어머니 입에 닿자마자 뜨거운 불로 변합니다.
어머니 살아생전에 죄가 너무 커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어머니를 구할 방법을 여쭙니다.
“네 어머니의 죄가 너무 커 너 혼자 힘으로 구할 수 없다. 음력 7월 15일 하안거 마지막 날에 스님들께 정성껏 공양을 올리면 그 힘으로 지옥에서 나올 수 있다. 이렇게 공양하면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들이 지옥을 벗어나 해탈하고 복을 누린다. 살아계신 부모는 여생이 행복하고 돌아가신 부모는 더 좋은 곳에서 태어나 많은 복을 받는다.” 하셨습니다.
『우란분경』은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하는 것으로 끝나지만『목련경』은 목련존자의 효행으로 어머니의 죄가 점점 옅어져 드디어 백중날에 개로 환생합니다.
개로 환생하면 육도 중생(천상, 인간,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에서 고통스러운 지옥을 벗어나 짐승으로 태어납니다.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생명력을 가진 동물로 태납니다.
목련존자는 더욱 지성껏 기도하여 결국 어머니를 구합니다.
백중날은 일 년 중 단 하루 지옥문이 열리는 날입니다.
지옥에서 고통받는 영혼들이 조상의 기도와 복덕으로 지옥을 벗어날 수 있는 날입니다.
아득한 옛날부터 현재까지 모든 중생이 내 부모와 형제가 아닌 게 없다. 『범망경(梵網經)』
우리는 수없이 윤회하여 많은 인연을 맺어 왔습니다.
날마다 만나는 사람과 부딪치고 싸워 고운 정 미운 정을 나누는 사람은 물론, 하다못해 짐승이나 파리 한 마리 하찮은 미물도 전생에 부모나 자식이나 형제였을지 모릅니다.
어느 한때 함께 살았던 인연들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중생이 모두 내 부모이고 내 형제입니다.
‘효심이 바로 불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효심은 내 부모 형제뿐 아니라 모든 중생에게 베푸는 보살의 마음입니다.
우란분절은 이렇게 우리가 효심을 내는 날입니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정을 잘 다스려 가족을 보살피며 부질없는 짓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다. 『법구경』
부모가 늙어 힘이 없어도 자식은 마땅히 공경하고 잘 부양해야 하며 거슬리거나 못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별역잡아함경』
부모님은 나를 낳아서 공부를 가르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은 모두 부모님의 은혜로 사람이 배울 때는 효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법망경』
부모님의 은혜는 막중하다.
나를 낳아 길러 주시고 자나 깨나 보살피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서 하늘의 해와 달을 보게 되었다.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것은 참으로 어려워 부모님을 잘 공양하고 효도하고 순종해야 한다. 『중일아함경』
이 세상에 모든 부모는 세 가지 변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부모가 없는 자식이 없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자식이 없고, 자식을 자랑하지 않는 부모가 없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 때문에’라는 말을 합니다.
‘나 때문에’라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그 뜻이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납니다.
‘나 때문에’를 낮은 목소리로 겸손하게 말하면 자신을 돌아보며 가장 낮춘 자세이지만 ‘나 때문에’를 목에 힘을 주어 말할 때는 상대방을 누르고 자신을 앞세우려는 뜻입니다.
같은 말에도 말하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극락과 지옥을 오가며 살고 있고 극락과 지옥을 내 마음속에서 내가 만듭니다.
어떤 일이든지 같은 일 같은 상황에 부닥쳐도 사람마다 겪고 느끼는 감회는 달라집니다.
내가 즐거워할 때 다른 사람은 비탄에 빠지고, 내가 슬픔에 잠길 때 다른 사람은 그 순간이 인생 최고의 기쁨일 수 있습니다.
극락과 지옥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곁에 있습니다.
우리는 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의 엇갈림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잠에서 깨어 기분 좋은 아침으로 시작하면 하루를 극락에서 시작하고, 잠들기 전에 슬픈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면 하루를 지옥에서 마무리합니다.
세 살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갑니다.
어릴 때 잘못된 습관은 어른이 되어서도 고치기 어렵습니다.
법정 스님은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꽃이 피는 것은 그 꽃이 열매를 맺기 위함이지만 우리의 잘못된 행동은 습관으로 연결되고 잘못된 습관은 그 사람의 성격을 결정지으며 그 성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좌우한다.
법정 스님은 “사람의 운명은 그 사람의 어릴 때 행동으로 결정된다.” 하셨습니다.
제비는 집을 하나 지으려면 5일 동안 흙을 날라다 짓고, 하루에 300번, 총 1,500번 이상 흙을 날라 집 한 채를 짓습니다.
여러분도 군대에 있는 동안 제대 후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마치 제비가 흙을 날라다 집을 짓듯 여러분이 세운 계획이 꼭 이루도록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모든 것이 변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하셨지만,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만고 불변한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둘째,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입니다.
셋째는 때가 되면 꼬박꼬박 찾아오는 계절입니다.
가을이 오지 않을 것처럼 무더운 날씨가 입추가 지나 아침저녁으로 시원해 살 맛이 납니다.
여러분은 몸조심, 음식 조심, 나쁜 생각을 버리고 늘 밝게 생활하는 생각을 하기 바랍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2024년 8월 18일 호국태안사 일요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