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는 한자어 '長'과 고유어 '마'가 결합된 말이므로 순 우리말은 아닙니다.
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장마의 어원을 "(長) + 맣"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長) + 맣"을 장마의 어원으로 보면, 장마는 "긴", "오랜"이란 뜻의 한자어 長과 "마ㅎ"의 합성어인 것입니다. 그럼 "마ㅎ"는 무슨 뜻일까요?
우리말의 어원을 설명하는 우리말의 뿌리(안옥규, 1994)와 우리말의 뿌리를 찾아서(백문식, 1998)에 '마ㅎ'는 물(水)의 옛말로 '말갛다', "맑다'라고 할 때의 "말"의 옛 형태인 "마라"의 준말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즉 "마"는 물의 옛 형태인 "무르"가 변한 것입니다.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1500년대 이전에는 "오란비"로 표현했는데 1500년대 중반부터 "오랜"의 한자어인 "長"과 "비'를 의미하는 "마ㅎ"를 합성한 낱말로 표현하더니 "쟝마"를 거쳐 "장마"로 변하여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장맛비에도 몇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초가을에 비가 오다가 금방 개고, 또 비가 오다가 다시 개고, 마치 건달이 건들거리듯, 농땡이 식의 장마를 ‘건들장마’라 하고, 제철이 지난 뒤에 늦게 찾아온 장마는 '늦마 ․ 늦장마', 여러 날 동안 억수로 내리는 장마는 '억수장마', 장마철에 비가 아주 적게 오거나 갠 날이 계속되면 '마른장마', 남풍과 더불어 오는 장마를 전라남도 탯말로 '건장마', 봄철에 여러 날 계속해서 비가 오면 '봄장마', 가을철에 오래 지속되는 비는 '가을장마'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화 되어가는 중이니 언젠가는 겨울에도 비가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기도 할 것이고 그럼 ‘겨울장마’라는 낱말도 낯설지 않을 날도 머잖아 있겠지요.
여름에 비가 내리면 잠을 잔다고 하여 여름비는 ‘잠비’라고 합니다. 여름비는 더워야 내리는 편인데 비가 내리면 지열이 식어 비거스렁이한 현상이 제대로 느껴집니다.
이런 여름비와 관련된 낱말 가운데 고상한 멋이 느껴지는 낱말이 있는데, 푸른 잎사귀에 매달린 빗방울을 아름다운 비취에 비유한 취우(翠雨)라는 낱말이 그렇고, 발음은 같지만 ‘달릴 취(驟)’자로 적어, 말이 내닫듯 한바탕 스쳐가는 소나기를 뜻하는 취우(驟雨)가 또한 그렇습니다. 해마다 음력(陰曆) 유월(六月)에 오는 큰 비를 탁지우(濯枝雨)라 하는데 이것도 제법 운치 있는 비입니다. 신록의 계절 6월, 녹음이 한창 우거진 때 그야말로 한바탕 운치 있게 쏟아져 나뭇가지의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내는 비가 濯(씻을 탁), 枝(가지 지)를 쓴 탁지우(濯枝雨)인데 그 비 한번 쏟아지고 나면 신록이 더욱 푸르러져 싱그러움이 그만이지요.
비를 구분하는 낱말은 꽤 많으나, 비가 내리는 소리나 모양을 흉내낸 낱말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는 소리나 모양에 대해 남다른 표현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비가 내리는 소리와 모양을 나타내는 말에 대하여 알아본 후 비의 종류를 알아보겠습니다.
비 내리는 소리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
도닥도닥, 토닥토닥 : 빗방울이 지붕을 가볍게 잇따라 두드리는 소리나 모양.
도르르, 또르르, 두르르, 뚜르르 : 빗방울이 나뭇잎 위를 굴러내리는 소리.
똑, 똑똑, 뚝, 뚝뚝 : 빗방울이 가볍게 잇달아 떨어지는 소리나 모양.
뚜두둑, 또도독, 투두둑, 토토독 : 굵은 빗방울이나 우박 따위가 세게 떨어지는 소리.
댕강, 땡강, 뎅겅, 뗑겅 : 빗방울이 양철 같은 것 위에 떨어지면서 나는 소리.
솨, 솨솨, 쏴, 쏴쏴 : 비바람이 치는 소리.
쇄, 쐐 : 소나기가 몰아쳐 오는 소리.
와당와당 : 함석지붕이나 슬레이트 지붕 따위에 굵은 빗방울이 자꾸 방울방울 떨어지는 소리.
우 : 비바람이 한쪽으로 몰아치는 소리.
우두둑, 오도독, 우둑우둑 : 굵은 빗방울이나 우박 따위게 세게 떨어질 때 나는 소리.
우당탕 : 잘 울리는 바닥에 무엇이 몹시 요란하게 떨어지거나 부딪힐 때 나는 소리.
우당탕퉁탕 : 잘 울리는 바닥에 무엇이 몹시 요란스럽게 떨어지거나 부딪히거나 뛰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우당퉁탕.
잘라당잘라당 : 잇따라 세게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조르르, 주르르, 쪼르르, 쭈르르 : 굵은 물줄기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소리나 모양.
좌락좌락 : 물줄기가 세게 자꾸 쏟아지는 소리나 모양.
좍좍, 쫙쫙 :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소리나 모양.
좌르르, 쫘르르 : 물줄기가 잇따라 세차게 쏟아지는 소리나 모양.
조록조록, 주룩주룩, 쪼록쪼록, 쭈룩쭈룩 : 빗물이 자꾸 빠르게 흐르는 소리나 모양.
차락차락 : 빗방울이 가볍게 자꾸 부딪칠 때 나는 소리.
차르르 : 빗방울이 끊임없이 흐르는 모양
추덕추덕 : 빗방울이나 낙숫물이 사이를 두고 뚝뚝 떨어지는 소리.
토도독토도독 : 빗방울이 바닥이나 나뭇잎 위에 잇따라 세게 떨어지는 소리.
퉁퉁, 통통 : 큰 물방울이나 덩이 따위가 잇따라 떨어지는 소리.
퉁탕퉁탕 : 요란하게 자꾸 두드리듯 떨어지는 소리.
후두두 : 빗방울이 갑자기 떨어질 때 나는 소리.
호드득,후드득 : 굵은 빗방울이 성기게 떨어질 때 나는 소리.
비 내리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느실느실 : 비 따위가 느릿느릿 내리는 모양.
보슬보슬, 부슬부슬 : 눈이나 비가 가늘고 성기게 내리는 모양.
부부(浮浮) : 눈이나 비가 한창 쏟아지는 모양.
소록소록 : 비나 눈 따위가 보슬보슬 내리는 모양.
솔솔 : 가는 비가 잇달아 가볍게 내리는 모양.
시름시름 : 비나 눈 따위가 소리 없이 자꾸 내리는 모양.
쏴락쏴락 : 물줄기 또는 빗소리가 높은 곳에서 아래로 자꾸 떨어져 부딪치는 소리.
솨르르, 쏴르르 : 조금 잘고 많은 물체나 액체 따위가 쏟아져 내리는 소리.
오락가락 : 비가 내리다가 그치다가 하는 모양.
잘금잘금, 질금질금 : 비가 아주 조금씩 자꾸 내렸다 그쳤다 하는 모양.
졸금졸금, 줄금줄금 : 비가 조금씩 자꾸 내렸다 그쳤다 하는 모양.
주르르 : 굵은 빗줄기 따위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주르륵 : 굵은 빗줄기 따위가 빠르게 잠깐 흐르다가 그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지분지분 : 눈이나 비 따위가 오락가락하면서 날씨가 자꾸 궂은 모양.
지짐지짐 : 조금씩 내리는 비가 자꾸 오다 말다 하는 모양.
추적추적 : 비나 진눈깨비가 축축하게 자꾸 내리는 모양.
추절추절 : 비가 지루하게 내리는 모양.
푸실푸실 : 눈이나 비가 성기게 자꾸 내리는 모양.
퍽퍽 : 굵은 빗줄기가 몹시 퍼붓는 모양.
비의 종류
<量에 따른 분류>
가랑비 : 이슬비보다는 굵지만 가늘게 내리는 비. ≒안개비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내리다가는 개고, 또 내리다가는 개곤하는 장마.
궂은비 : 끄느름하게(날이 흐려 어둠침침한 상태로) 오랫동안 내리는 비. ≒고우(苦雨).
날비 : [북한어]비가 올 것 같은 징조도 없이 내리는 비. 흔히 많이 오지 않고 조금 내린다.
는개 :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된소나기 : [북한어]억수처럼 퍼붓는 소나기.
맹우猛雨 : 세차게 쏟아지는 비. ≒능우(凌雨).
보슬비 : 바람이 없는 날 가늘고 성기게 조용히 내리는 비. [큰말] 부슬비.
부슬비 : 부슬부슬 내리는 비.
보지락 : 보습이 들어갈 만큼 땅속으로 스며 들어간 비의 양을 이르며, 또는 땅에 스며드는 정도가 보습(쟁기에 붙은 삽 모양의 쇳조각)날이 들어갈 만큼 오는 비를 말하기도 한다.
소나기 : 세차게 내리다 곧 그치는 비.(소낙비)
소우小雨 : 잠시 동안 조금 내리는 비. ≒과우(寡雨).
실비 : 실을 드리운 듯 가늘게 내리는 비.
악수 :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 (큰말)억수.
억수비 : [북한어]억수로 내리는 비.
억수장마 : 여러 날 동안 억수로 내리는 장마.
이슬비 : 아주 가는 비로 '는개'보다 굵고 '가랑비' 보다 가늚.
작달비 : 굵고 거세게 한동안 퍼붓는 비.
장대비 : 빗발이 굵게 좍좍 내리는 비.
장마 :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비. (옛말)오란비
질우疾雨 : 몹시 쏟아지는 비.
채찍비 : [북한어]채찍을 내리치듯이 굵고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
큰비 : 여러 날을 계속하여 줄기차게 많이 내리는 비. ≒호우
폭우暴雨 : 갑자기 세차게 쏟아지는 비. ≒분우(盆雨).
호미자락 : 호미의 끝 부분, 또는 그 길이.
[빗물이 땅속에 스며든 깊이가 호미의 날 정도일 때 쓰는 말이며], 또는 땅에 스며드는 정도가 호미날의 길이만큼 되게 오는 비를 말하기도 한다.
호우好雨 : 때를 맞추어 알맞게 오는 비.
<때에 따른 분류 >
감우甘雨 : 때를 잘 맞추어 알맞게 내리는 비.
개부심 : 장마로 큰물이 난 뒤, 한동안 멎었다가 다시 비가 내려 명개(검고 고운흙)를 부시어 냄, 또는 그 비.
그믐치 : 음력 그믐께에 비나 눈이 내림. 또는 그 비나 눈.
단비 : 꼭 필요할 때 알맞게 내리는 비.
모우暮雨 : 저녁때 내리는 비.
밤비 : 밤에 내리는 비.
백중물 : 음력 칠월 보름인 백중날이나 그 무렵에 많이 오는 비.
보름치 : 음력 보름께에 비나 눈이 오는 날씨. 또는 그 비나 눈.
복물 : 복날 또는 그 무렵에 내리는 비.
시우時雨 : 적절한 시기를 맞추어서 오는 비.
약비 : 약이 되는 비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때에 내리는 비를 이르는 말.
여우비 : 맑은 날에 잠깐 뿌리는 비
웃비 : (날이 아주 갠 것이 아니라) 한창 내리다가 잠시 그친 비.
장맛비 : 장마 때 내리는 비
조우朝雨 : 아침에 내리는 비.
찬비 : 가을녘에 내리는 차가운 비. ≒냉우(冷雨)·한우(寒雨).
칠석물 : 음력 칠월 칠석에 내리는 비.
폭풍우 : 몹시 세찬 바람이 불면서 쏟아지는 큰비.
해비 : [북한어]‘여우비’의 북한어. ※햇비.
혜우惠雨 : 은혜로운 비라는 뜻으로, 임금의 은혜를 이르는 말.
흙비 : 바람에 높이 날린 흙먼지가 섞여 내리는 비 ≒토우(土雨)
<장소에 따른 분류>
산돌림 : 옮겨 다니면서 내리는 비.(소나기)
산비 : 산에 내리는 비. ≒산우 (山雨).
취우翠雨 : 푸른 나뭇잎에 매달린 빗방울.
<일(농업)에 따른 분류>
꿀비 : [북한어] 곡식이 꿀처럼 달게 받아먹을 비라는 뜻으로, 농작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때에 맞추어 내리는 비를 이르는 말.
맥우麥雨 : 보리가 익을 무렵에 오는 비.
모종비 : 모종하기에 알맞게 때 맞추어 내리는 비.
목비 : 모낼 무렵에 한목 오는 비.
못비 : 모를 다 낼만큼 흡족하게 내리는 비.
자우滋雨 : 식물이 자라는 데에 알맞게 내리는 비, 또는 오래 가물다가 내리는 단비.
희우喜雨 : 가뭄 끝에 내리는 반가운 비. 또는 농사철에 알맞게 내리는 반가운 비.
<계절에 따른 분류>
가을장마 : 가을철에 여러 날 동안 줄곧 내리는 비. ≒추림(秋霖).
건들장마 : 초가을에 비가 오다가 금방 개고 또 비가 오다가 다시 개고 하는 장마.
늦장마 : 제철이 지난 뒤에 지는 장마. ≒늦마.
매우梅雨 : 매실나무 열매가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해마다 초여름인 유월 상순부터 칠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이르는 말. ≒매림(梅霖)·미우.
그 외 봄비, 여름비, 가을비, 겨울비...
<그 외 비와 관련된 낱말들>
괴우怪雨 : 괴상한 비. 회오리바람과 같은 이동성 저기압이 호수, 늪, 바다 등지에 나타날 때 공중으로 휩쓸려 올라간 흙이나 벌레, 물고기 따위들이 다른 지역에서 섞여 내리는 비를 이른다.
뇌우 : 천둥소리와 함께 내리는 비.
누리 : 우박雨雹.
먼지잼 : 비가 겨우 먼지나 자게 할 정도로 조금 옴.
바람비 : 바람과 더불어 몰아치는 비.
비갈망 : [북한어]비를 맞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책을 세우는 일.
비거스렁이 :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
비그이 : [북한어]비를 잠시 피하여 그치기를 기다리는 일.
비꽃 : [북한어]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
비바람 : 비를 몰아오면서 부는 바람.
비살 : [북한어]내리 뻗치는 살처럼 보이는 빗줄기를 가리킵니다. ※빗살
비설거지 : [북한어]비가 오려 할 때 비가 맞아서는 안 될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
빗밑 : 내리던 비가 그치어 날이 개기까지의 과정. [예제] 빗밑이 무겁다 : 내리던 비가 그치어 날이 개기까지의 동안이 지루하다.
빗발 : 줄이 죽죽 친 것처럼 떨어지는 빗방울.
빗방울 : 비가 되어 떨어지는 물방울.
빗소리 : 비가 내리는 소리.
빗줄기 : 줄이 진 것처럼 굵고 세차게 내리는 빗방울.
우박 : 큰 물방울들이 공중에서 갑자기 찬 기운을 만나 얼어 떨어지는 얼음 덩어리.
음우陰雨 : 몹시 음산하게 오는 비. 또는 오래 내리는 궂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