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소송중지(stay of proceedings): 법원이나 당사자에게 소송을 수행할 수 없는 장애가 생겼거나, 소송이 진행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하여 소송의 절차가 정지되는 일. 새로운 소송 수행권자로 교체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송 절차의 중단과 다름. |
재판법정은 석방조건에 대한 합의를 하지 못하자, 유일한 해법인 무조건적인 석방을 결정했고, 검사들의 이의제기(항소)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이엥 티릿 피고인 변호인단의 팟 뽀우 시엉(Phat Pouv Seang) 공동변호인은 어제 발언을 통해, 자신의 의뢰인이 아직도 ECCC의 구금시설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는 검사측의 이의제기 시한 동안의 짧은 구금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일 검사들이 법원의 결정에 반대하여 이의를 제기한다면, 재판법정은 그 사안을 '대법정'(3심)으로 보내게 된다. 그리고 대법정도 재판법정의 결정을 유지하면 [이엥 티릿 피고인은] 석방될 것이다." |
한편 앤드류 케일리(Andrew Cayley, 영국) 국제 공동검사는 자신의 파트너인 찌어 리엉(Chea Leang) 국내 공동검사와 오늘(11.18) 중으로 항소 가능성을 상의하겠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판법정의] 결정이 너무 늦게 나왔다. 국내임명 파트너와 상의할 기회가 없었다." |
이엥 티릿 피고인은 '민주 캄푸치아'(Democratic Kampuchea: 크메르루주 정권의 국가명)의 고위 지도자 중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4명 중 1명이다. 그녀는 인권유린 범죄 및 대량학살, 그리고 제네바협약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기로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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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AFP / Tang Chhin Sothy) 법정에 출두했을 시의 이엥 티릿(중앙) 피고인 모습. |
이엥 티릿 피고인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논란이 있어왔다. 그녀는 이전에 법정 내에서 예기치않은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09년의 법정심문 당시, 그녀는 자신을 살인자라고 고발한 이들에 대해 "7번째 지옥에 떨어지도록 저주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금년 8월에 있었던 법정심문에서 뉴질랜드 출신의 노인병 전문가인 존 캠벨(John Campbell) 박사는 증언을 통해, 이엥 티릿 피고인이 아마도 알츠하이머병으로 추정되는 원인에 의해 "정신적 질환의 상태에 있다"면서, 자신을 변론하기 위해 진술을 함에 있어서 "엄청난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CCC는 이엥 티릿 피고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더욱 세밀히 평가하기 위해 정신의학 전문가 4명을 임명했다. 그 중 2명은 지난달에 열린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그녀가 아마도 알츠하이머병에서 기인했을 치매(dementia)로 고통받고 있다면서, 재판진행에 "방해"가 될 것이므로 그녀가 재판을 받기에 부적절한 것으로 선언돼야 한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엥 티릿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이전에 발언을 통해 자신들이 의뢰인으로부터 지시를 받을 수 없는 상태라 말했고, 이번달에 제출한 문서에서는 그녀가 공개된 증언대에서 진술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소견을 피력했다.
NGO인 '열린사회 정의주도회의'(Open Society Justice Initiative: OSJI)는 미국의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의 재정적 후원을 받아 ECCC 국제재판을 감시하고 있다. OSJI의 클래어 두피(Clair Duffy) 씨는 어제 발언을 통해, 이엥 티릿 피고인의 조건없는 석방과정에 국제적인 사법적 원칙들이 적용된 것에 "고무되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재판법정은] 의견불일치로 인해, 그녀(이엥 티릿)에게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참으로 선호될만한 결론이 나왔다. 그러한 방식은 국제 사법적 전범의 기본적인 사항이다. |
두피 씨는 ECCC 법원이 피해자들과 민간 당사자들을 포함하여 이번 결정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만일 검사들이 이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24시간 이내에 해야 한다면서,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대법정이 이틀 안에 재판법정의 결정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만 한다는 점을 밝혔다.
라스 올센(Lars Olsen) ECCC 대변인은 만일 검사들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경우 이엥 티릿 피고인이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녀는 법원으로부터 더 이상 의학적 치료를 받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의학적 치료는 그녀 자신의 소관이 될 것이다." |
과거 '뚜올슬렝 교도소'(Tuol Sleng prison: S-21 보안감옥) 수감자였다 생존한 쭘 메이(Chum Mey, 80세) 씨는 이번 결정이 "불쾌하다"면서, 이엥 티릿 피고인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처럼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다른 피고인들도 그녀의 전철을 따라할 것이 염려된다. 즉 심각한 병에 걸린 척 하면서 재판을 받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이다." |